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역시 이종권 님 다운 합리적인 분석이십니다.
대부분 공감하나 저의 시각은 약간 다른 점도 있습니다.

자동차 회사에서는 엔진 개발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스펙 위주의 차량 분석은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로터스가 다른 스포츠 카보다 최고속이 높다거나 스펙 좋은 엔진을 달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완성차 로터스.... 그 자체로서의 느낌이 중요한 것이죠.
물론 스펙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반드시 다른 차 보다 빨라야 좋은 것인가요?

자동차가 하나의 '완성품'으로서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느낌이나 분위기, 눈에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곳곳에 깃들어 있는 제작자의 의도와 차를 만드는 전통적인 방향성이 고려되어야겠지요.
오너쉽에서 빠질 수 업슨 메인티넌스 편의성과 내구성까지도....
물론 터무니 없게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라면야 모르겠으나, 벤츠 new C class V6의 엔진도 1999년에 데뷔한 V6 재규어 엔진과 비교했을 때 스펙에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 당시 스펙은 경쟁 모델들 보다 가장 좋았죠. 10년이나 우려먹는다고 이야기하실 수도 있지만, 바꿀 필요를 못느낄 수도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게 하여 더 잘 팔린다면 남는 장사....
그러나 재규어는 개발팀이 하나씩 하나씩 이어지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도 분주하고 쉴틈이 없고, 충분한 시간과 돈도 없죠.
곧 직분사 방식의 3.5리터 엔진이 나온다고 합니다만,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푸조와 공동개발한 2.7리터 디젤 엔진을 보십시오. 일반 디젤 엔진 보다 NVH 등이 우수한 것은 물론이고 컴팩트하고 graphite iron 블록으로 더 가볍고, 리파인먼트도 푸조 버젼과는 또 다릅니다. )

동역학적인 특성이나 가격대비 가치, 안전성, 주행감, 운전자 편의성 , 인테리어 퀄리티 등등 고려사항에서도 저널리스트에 따라 호불호가 다르지요.
물론 현재 엔진은 좀 오래 되었지만...  엔진 기술은 첨단 수준이고, 요새 고출력 엔진은 분사 방식을 바꾸거나, 과급으로 효율을 높이거나,  실린더 벽을 코팅해서 기통당 배기량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을 뿐이지요.
C class 의 AMG 버젼은 엔진이 다르고 차체도 수정되기 때문에 좀 다른 차로 봐야하고요.
스펙이 떨어지는 엔진을 끼우고도 스포티한 성능을 내는 차들도 많겠죠.
스포츠카는 스포츠카의 견지에서 평가를 해야겠고, 경차 등 대중적인 자동차는 거기에 맞게, 또 프리미엄 세단은 거기에 맞는 평가가 필요합니다.
롤스로이스가 훨씬 싼 GT-R보다 빠르지 않다고 하여 비난받지 않지요.
재규어의 경우엔 마켓 포지셔닝을 잘못한 관계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형국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말씀대로 비지니스를 잘 못한 것이죠.
그래서 XF를 만든 것이죠. ( 그런데 또 엔진을 걸고 넘어가는.... - -;;)
XF 수퍼챠져 버젼( R 아님.)은 0-100이 5.2초...  구형(?) 엔진으로 느린 성능은 아니죠.
많이 좀 팔아보려고... 모양은 제 스타일이 아니지만  운전재미도 있을 것 같고, 넓고....가족들 생각하면 저도 한 대 사고 싶더군요.
아내는 S-type이 훨씬 예쁘다고는 하나 직접 보면 마음이 달라질지도....
사진보다 훨씬 존재감이 있다고 하니 구경은 해봐야죠.
참, 영국 사람들은 모터 스포츠를 매우 즐긴다고 합니다.
자국 메이커들은 다 외국 자본으로 넘어갔지만 별로 개의치 않고요.
없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쌍용은 중국, 대우는 미국, 삼성은 프랑스 자본에 넘어갔지만 체감은 글쎄요... 지요?
한 때 세계를 지배했던 나라기 때문에 이런 것에 무덤덤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는 독일, 자동차 경주의 시작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었지만, 영국은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모터 스포츠를 꽃피운 나라이기 때문에 달리는 것을 좋아하고, 저널리스트들도 자동차를 바라보는 시각이 상당히 총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규어는 최근 어필하지 못하는 차를 만든 책임도 있으나 재규어 나름대로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데 실패했고, 변화하는 시장과 소비자 성향을 좇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좀 늦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카비젼과 모터 트렌드는 거의 매달 보는데(  탑 기어, 모터 지는 가끔...) 요새는 그 기사가 그 기사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차가 가진 개성이 점점 없어지니 그런지... 성능이 비슷비슷해지니 그런지 모르겠지만 말장난에 지면 채우기에 급급.... 독자들에게는 스펙으로 전달하는 성능이 가장 호기심을 느끼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 차가 어떤 느낌인지 연상이 되도록 전달해주는 리뷰가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제가 6년동안 소유하고 있는 X-type의 경우 카비젼에 올라온 미드 사이즈 세단 비교에서 리스트에도 올라와 있지 않은 것을 보고 마음 한 구석이 휑~ 해지기도 헸습니다.
인터넷 뒤져봐도 충분한 자료도 없고......
MSN car를 보더라도 X-type의 롱텀 reliability와 오너쉽은 상당히 좋지만 그 것을 적절히 반영해주는 매체가 없다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죠.
초기 사소한 문제는 대대적으로 보도하다가 장기적으로 좋은 내구성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보도하는 곳이 없습니다.
작은 지면이라도 할애해서 롱텀 오너쉽 같은 것을 알려주면 좋겠죠.
실제로 소유하거나 타보지 않았으면서도 누가 어떤 차를 사려고 하면 잔고장 운운하면서 반대를 일삼고.....

직접 차를 평가하고 선택하는 사람은 매우 적고, 대신 브랜드 이미지와 카탈로그 스펙이 기준이 된 것이죠.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나 소비자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자신의 눈을 훈련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하겠지요.
근래 일부 국산 차종들의 가격 책정은 한국 소비자를 우매하다고 단정짓고 있는 것으로 밖에 생각이 안됩니다. ( 세금, 관세 등이 잔뜩 있는 소규모 수입차 가격에 편승하는 것이죠.)
가치를 모르고 무조건 싼 것만 찾는 사람도 많지만 반대로 거품 잔뜩 낀 비싼 것만 찾는 사람도 많더군요.
사족도 많고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서로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테드가 서로 다른 생각을 너그럽게 포용하는 좋은 장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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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특성상 국내에서 발행되는 대부분의 매체를 모니터링합니다. 자동차생활 에서는 일본의 5명이 꼽은 베스트카가 발표되었는데 프리미엄 중형차로는 E class 를 꼽고 스포츠카로는 GT-R이 단연코 1등이었다고 써 있더군요. 컴팩트 클래스에서 1위는 C class 였고 그보다 BMW 3 은 쳐졌습니다.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일본사람들이니까.. '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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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치가 그대로 표현됩니다. 브랜드, 권위에 대한 존중? 이런 게 그들 문화에 있습니다. '웬지 요즘 BMW 는 점점 일본인들의 마음에서 멀어지는 듯 하군.. 점점 BMW 다움을 잃어가는 건 아닌가 몰라..'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마음 한 구석으로 미뤄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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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MW의 Driving pleasure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M3가 너무 무겁고 빠르지만 밋밋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E60 이나 E90 에 이르러서는 너무 쾌적해지고 편해지는 분위기이고 이전만큼 열정적으로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에서는 조금씩 멀어져가는 느낌인데 다음 세대까지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 '조금 더 시간을 두고 평가해야지.. '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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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영국잡지 AUTOCAR 의 한국판을 펴봅니다. 여기에서는 프리미엄 중형차 1위로 재규어 XF를 .. 2위로 BMW 5 시리즈, 3위로 MB E class 4위로 렉서스 GS, 5위에 아우디 A6 .. ' 음 역시 이 넘들은 영국넘들이군..'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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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 저널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평가하는데도 일본과는 사뭇 다르군요. 영국사람들은 여전히 BMW를 좋아합니다. 아까의 일본인들이 컴펙트에서 C 를 1위로 꼽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컴팩트 세단 1위는 BMW 3 시리즈. 2위 C 클래스, 3위 A4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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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 브랜드중에는 자국 브랜드 말고는 특이하게 BMW 에 대해 좀 Royalty 비슷한 게 있어보입니다. 롤스로이스와 로버, 미니를 소유했었기 때문에 그럴까요? 좀 그럴 수도 있습니다. 재규어/랜드로버에 근무하면서 접했던 영국인들의 모습은 뻔뻔하고 자부심 있지만 의외로 돈을 좋아하는 (?) 내지는 중시하는 분위기더군요. 자본주의의 출발점 답습니다. 기왕이면 장사도 좀 잘했으면 하는 마음은 한국의 딜러에서 근무했던 저의 생각뿐이었을까요? 제품은 엉성하게 만들면서 자부심은 하늘을 찌르고 차의 곳곳에서 전통과 혁신이 잘 mix 된 것을 느낄 수 있지만 경쟁자들과 맞비교하기엔 개발속도가 너무 느려 스펙이 떨어지는데도 여전히 높은 값으로 팔길 원한다고나 할까... 허긴 비즈니스를 잘 못하니 저렇게 회사 자체가 이리 팔리고 저리 팔리고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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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저널리스트들은 기본적으로 스포츠카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라 Porsche도 무척 좋아하고 Ferrari 도 좋아하고.. TVR 이나 Lotus 등 자국 회사들도 스포츠카라면 환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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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이 잡지에서도 쿠페분야에서는 1위 포르쉐 카이맨, 2위 BMW 335i, 3위아우디 S5, 4위 닛산 350Z, 5위 아우디 TT 군요.  스포츠카 분야에서도 1위 포르쉐 카레라S (한번 타보면 평생 잊지 못한다. 라고 코멘트 ㅋㅋ 역시 영국넘 다워요) 2위 아우디 R8, 3위 재규어 XKR, 4위 애스턴 마틴 V8, 5위 BMW M6 입니다. 하드코어 분야에서 1위는 로터스 2일레븐, 2위 GT3 RS, 3위 케이터햄 R400, 4위 로터스 엑시지 S, 5위 에리얼 애텀 수퍼차져. '아니 왜 이 잡지는 GT-R 은 한 페이지도 언급을 안 해 놓은 것이야? 이거 2007년 3월호 인가? 현대 i10 기사가 실린 걸 보면 이번 달 것 맞는데...? '
>
>이번엔 Car vision을 열어봅니다.
>Auto motor und sport 를 포함한 유럽 11개 매체가 미드사이즈 세단 11대를 불러 모아서 평가했다는 기사에서는 1위로 Audi A4 1.8 TFSI, 2위 VW 파삿트 1.8 TSI, 3위 MB C 180K, 4위 Ford Mondeo 2.0, 5위 BMW 318i 군요. 유럽 분위기 답습니다. 테스트 항목이 다양하고 합리적으로 평가한 듯.. 다만 타이어 사이즈를 더 신경써서 맞추고 했다면 좋았을 뻔 했습니다. BMW 혼자 205 의 16인치 타이어를 신고 뛰었군요. A4 에 대해 "프런트 액슬은 한층 앞으로 뻗어나갔고, 엔진은 약간 뒤로 물러났다. 따라서 프론트의 무게를 줄이면서 차체를 둥글리는 데 성공했다. 그에 따라 무게배분은 한층 합리적이고, 핸들링은 중립적이며, 스티어링은 정확하다. " 라고 평가했는데 무척 공감됩니다. 몇년 전에 테드에 제가 언젠가 아우디는 5:5로 무게배분을 하고 40:60의 토크분배를 하는 콰트로를 만들게 된다면 이상적일 것 같다는 언급을 했었는데 최근의 RS4 나 R8을 보면 제 예측이 틀리지만은 않은 것 같아 혼자 흐뭇..^^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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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도 어느 나라 부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엔 선진국의 자동차 평가에 대한 노우하우가 우월해보이고 그들의 지식은 비판없이 수용하기 바빴지만 도로에 굴러다니는 차를 봐도.. 사용하는 분들을 봐도 .. 저널의 내용을 봐도 이제는 다른 나라의견을 그냥 다른나라 얘기로 바라볼 수 있는 충분히 오리지널한 한국의 자동차 문화가 자생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테드는 그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