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특성상 국내에서 발행되는 대부분의 매체를 모니터링합니다. 자동차생활 에서는 일본의 5명이 꼽은 베스트카가 발표되었는데 프리미엄 중형차로는 E class 를 꼽고 스포츠카로는 GT-R이 단연코 1등이었다고 써 있더군요. 컴팩트 클래스에서 1위는 C class 였고 그보다 BMW 3 은 쳐졌습니다.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일본사람들이니까.. ' 하게 됩니다.

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치가 그대로 표현됩니다. 브랜드, 권위에 대한 존중? 이런 게 그들 문화에 있습니다. '웬지 요즘 BMW 는 점점 일본인들의 마음에서 멀어지는 듯 하군.. 점점 BMW 다움을 잃어가는 건 아닌가 몰라..'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마음 한 구석으로 미뤄둡니다.

BMW의 Driving pleasure의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M3가 너무 무겁고 빠르지만 밋밋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E60 이나 E90 에 이르러서는 너무 쾌적해지고 편해지는 분위기이고 이전만큼 열정적으로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에서는 조금씩 멀어져가는 느낌인데 다음 세대까지는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 '조금 더 시간을 두고 평가해야지.. ' 하는 마음에서 입니다.

이번엔 영국잡지 AUTOCAR 의 한국판을 펴봅니다. 여기에서는 프리미엄 중형차 1위로 재규어 XF를 .. 2위로 BMW 5 시리즈, 3위로 MB E class 4위로 렉서스 GS, 5위에 아우디 A6 .. ' 음 역시 이 넘들은 영국넘들이군..' 하게 됩니다.

자동차 저널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평가하는데도 일본과는 사뭇 다르군요. 영국사람들은 여전히 BMW를 좋아합니다. 아까의 일본인들이 컴펙트에서 C 를 1위로 꼽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컴팩트 세단 1위는 BMW 3 시리즈. 2위 C 클래스, 3위 A4 군요.

세단 브랜드중에는 자국 브랜드 말고는 특이하게 BMW 에 대해 좀 Loyalty 비슷한 게 있어보입니다. 롤스로이스와 로버, 미니를 소유했었기 때문에 그럴까요? 좀 그럴 수도 있습니다. 재규어/랜드로버에 근무하면서 접했던 영국인들의 모습은 뻔뻔하고 자부심 있지만 의외로 돈을 좋아하는 (?) 내지는 중시하는 분위기더군요. 자본주의의 출발점 답습니다. 기왕이면 장사도 좀 잘했으면 하는 마음은 한국의 딜러에서 근무했던 저의 생각뿐이었을까요? 제품은 엉성하게 만들면서 자부심은 하늘을 찌르고 차의 곳곳에서 전통과 혁신이 잘 mix 된 것을 느낄 수 있지만 경쟁자들과 맞비교하기엔 개발속도가 너무 느려 스펙이 떨어지는데도 여전히 높은 값으로 팔길 원한다고나 할까... 허긴 비즈니스를 잘 못하니 저렇게 회사 자체가 이리 팔리고 저리 팔리고 있겠지만요.

영국 저널리스트들은 기본적으로 스포츠카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라 Porsche도 무척 좋아하고 Ferrari 도 좋아하고.. TVR 이나 Lotus 등 자국 회사들도 스포츠카라면 환장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잡지에서도 쿠페분야에서는 1위 포르쉐 카이맨, 2위 BMW 335i, 3위아우디 S5, 4위 닛산 350Z, 5위 아우디 TT 군요.  스포츠카 분야에서도 1위 포르쉐 카레라S (한번 타보면 평생 잊지 못한다. 라고 코멘트 ㅋㅋ 역시 영국넘 다워요) 2위 아우디 R8, 3위 재규어 XKR, 4위 애스턴 마틴 V8, 5위 BMW M6 입니다. 하드코어 분야에서 1위는 로터스 2일레븐, 2위 GT3 RS, 3위 케이터햄 R400, 4위 로터스 엑시지 S, 5위 에리얼 애텀 수퍼차져. '아니 왜 이 잡지는 GT-R 은 한 페이지도 언급을 안 해 놓은 것이야? 이거 2007년 3월호 인가? 현대 i10 기사가 실린 걸 보면 이번 달 것 맞는데...? '

이번엔 Car vision을 열어봅니다.
Auto motor und sport 를 포함한 유럽 11개 매체가 미드사이즈 세단 11대를 불러 모아서 평가했다는 기사에서는 1위로 Audi A4 1.8 TFSI, 2위 VW 파삿트 1.8 TSI, 3위 MB C 180K, 4위 Ford Mondeo 2.0, 5위 BMW 318i 군요. 유럽 분위기 답습니다. 테스트 항목이 다양하고 합리적으로 평가한 듯.. 다만 타이어 사이즈를 더 신경써서 맞추고 했다면 좋았을 뻔 했습니다. BMW 혼자 205 의 16인치 타이어를 신고 뛰었군요. A4 에 대해 "프런트 액슬은 한층 앞으로 뻗어나갔고, 엔진은 약간 뒤로 물러났다. 따라서 프론트의 무게를 줄이면서 차체를 둥글리는 데 성공했다. 그에 따라 무게배분은 한층 합리적이고, 핸들링은 중립적이며, 스티어링은 정확하다. " 라고 평가했는데 무척 공감됩니다. 몇년 전에 테드에 제가 언젠가 아우디는 5:5로 무게배분을 하고 40:60의 토크분배를 하는 콰트로를 만들게 된다면 이상적일 것 같다는 언급을 했었는데 최근의 RS4 나 R8을 보면 제 예측이 틀리지만은 않은 것 같아 혼자 흐뭇..^^ 해 봅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도 어느 나라 부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엔 선진국의 자동차 평가에 대한 노우하우가 우월해보이고 그들의 지식은 비판없이 수용하기 바빴지만 도로에 굴러다니는 차를 봐도.. 사용하는 분들을 봐도 .. 저널의 내용을 봐도 이제는 다른 나라의견을 그냥 다른나라 얘기로 바라볼 수 있는 충분히 오리지널한 한국의 자동차 문화가 자생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테드는 그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