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산 금정체육공원 내 카트장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제가 당사자는 아니구요. 누나가 친구들과 카트장을 찾았을 때 일어난 사건으로, 저는 듣고 옮기는 입장입니다.

레저카트를 타는 분들은 보통 카트를 처음 접하는 분, 한번 타볼까 해서 유원지에 온 기분으로 타는 분, 여친과 데이트하러 오신 분, 어린아이를 옆에 태우고 아버지가 기분 좋게 살랑살랑 타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티어링이 생각보다 꽤 무겁다는 것도, 왼발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지도, 엔진이 자기 등뒤에 있는지도 잘 모릅니다. 개인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생소한 조작감에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천천히 타본다는데 의의를 두는 분도 많구요.

본론부터 말하자면, 3번과 8번 카트를 타고 휘젓고 다닌 두 분이 있었다 합니다. 두 사람 사이는 친구로 보였다고 하네요. 그 3번과 8번은 확실히 '빨라보였다'고 합니다. 당연히 천천히 가는 다른 카트를 추월하는 상황이 나옵니다만, 문제는 뒤에서 쿵~, 옆에서 쿵~, 추월할 때마다 1대씩 거의 매번 들이받아서 스핀시키고 다녔다고 합니다. 타이어 배리어에 부딪히고 진행요원이 뛰어나와서 수습하고, 진행요원의 자제하라는 손짓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쓸고 다니면서 아수라장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당연히 같은 시간에 트랙에 들어간 이용자들의 기분이 좋을리 없겠지요. 누나가 다음 타임에 탈까 했다가 '들이대는 그 2명'을 보고 기분이 나빠져서 그냥 돌아왔다고 증언합니다.

오늘 친구와 콤비를 이루어 3번과 8번 카트를 탄 저질주행자가 혹시 이 글을 볼지 모르겠습니다만, 혹시 다른 회원님께서 카트장을 찾으시더라도 남에게 폐 끼치는 주행은 삼가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올해로 6년째 레이싱 카트를 취미로 즐기고 있습니다만, 특히 레이싱 카트를 빌려타는 사람 중에 '나 좀 탄다고 믿고 있는 자만심 팽배의 부류'들이 괴팍스럽게 주행하다가 사고를 내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달리는 모양새를 보면, 이 사람은 사고낼 수 있겠다는 느낌이 오지요. 정중하게 타다가도 운이 나빠서, 카트가 뒤집어져 피를 흘리고 뼈가 부러지고 신음하다가 119 구급차에 실려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카트는 절대 뒤집어지지 않는다'는 말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지만, 어디까지나 정중하게 조작해서 달릴 때의 이야깁니다.

레저카트는 바퀴를 감싸는 쇠막대도 있고 바퀴를 타고 올라 이륙(?)한다든가 하는 위험성이 적어 훨씬 안전하지만, 헬멧을 쓰는 등 최소한의 보호장구를 착용해야 하기에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레저스포츠입니다. 카트는 범퍼카가 아닙니다. 범퍼카로 착각하고 타는 분, 카트라이더 게임의 실사판으로 생각하는 분, 남에게 폐를 끼칠 정도로 들이대는 분이 제발 없어야 하겠습니다. 아차 하는 순간이 극단적으로 치닫게 되면 119 구급차 출동하게 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