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딸래미 유치원 방학 첫날입니다. '리오'가 보고 싶다기에, 근데 좀 까다롭습니다. 한글 더빙이어야

하고, 3d는 싫댑니다. 집근처를 검색하다 북수원 cgv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여유있게 주차시키고 예매

확인했더니 4시간 무료라는군요.

 

영화 잘 보고, 재밌었다는 딸래미 말에 흐뭇해하면서 4층에서 지하2층까지 손잡고 걸어내려왔습니다.

사실, 걷는거보다 더 느린 거 같은 엘리베이터 때문이긴 하지만 말이죠. 안전벨트 확인하고 출발했습

니다. 코너 한 번 돌고 차들이 서 있길래 저도 브레이크 밟았습니다.

 

평소엔 앞차와의 거리를 1m 이내로 유지하는 편입니다. 앞에 선 차량은 짙은 선팅이 되어 있는 검은색

테라칸이었습니다. 대충 차 한 대 이상의 거리가 있었지만 평소와 달리 그 거리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테라칸의 후진등이 들어옵니다. 제 눈은 룸미러를 향했고, 뒷차가 없음에 실렉트 레버는 r에 두

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느낌상) 전속 후진을 시작합니다.

 

저역시 빵빵거리며 어느 정도 후진을 했습니다. 차 한 대 이상의 거리를 말이죠. 테라칸이 정차한 것은

제 차와 겨우 두 뼘 남짓했을까요? 사실, 그냥 구경할까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100% 상대방 잘못이

니 말이죠. ㅋㅋ 근데 딸래미도 있었고,,,

 

비상등을 켠다거나 아무런 제스춰도 없이 달아나듯 앞으로 내 뺍니다. 그냥 놔둘까 싶었지만 하두 놀래

서 쫓아갔습니다. 제가 내리니 앞 창문이 내려오더군요. 왜 아무런 미안하단 표시가 없냐고 따지듯 물으

니 미안하다 손을 들었다는군요. ㅋ 선팅이 너무 진해서 보이질 않았습니다.

 

차 안에선 운전자의 아내분이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 하시고, 뒷좌석의 똘망한 눈빛의 두 사내 아이들도

아저씨 미안해요를 외치더군요. 분(ㅋㅋ)하던 기분은 이내 사라지고 큰일 날뻘 하셨다는 인사를 남기고 돌

아왔습니다.

 

쓰면서 생각하니 별 일 아닌 듯 싶네요. 그래도 무서워서 블랙박스라도 달아야겠습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