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엔진이 작아지는 추세이다. 특히 4기통 엔진의 점유율 상승이 눈에 띈다. 이전처럼 V8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4기통의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4기통이 V6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미국은 아직 터보의 비중이 높진 않지만 엔진 사이즈가 줄어드는 것은 분명하다.

IHS 오토모티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의 신차 판매에서 4기통의 점유율은 43%였다. 4기통이 가장 인기 있는 엔진이 된 것이다. 이는 2005년과 대비되는 결과이다. 2005년에는 V6의 점유율이 43%였다. 4기통은 판매가 꾸준하게 늘어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절정에 달한 2009년에는 처음으로 V6의 점유율을 넘어섰다. 반면 V8은 V6보다 판매 감소가 더욱 심하다. 2005년의 경우 3대 중 1대는 V8이었지만 올해에는 6대 중 1대로 급감했다.

IHS 오토모티브의 집계에 따르면 4기통의 점유율은 2005년 26%, 2007년 31%, 2009년 40%로 꾸준히 높아진 반면 같은 기간 6기통은 43%, 40%, 36%, 37%로 감소하는 추세다. V8은 29%, 26%, 23%, 18%로 감소폭이 가장 크다.

대량 판매를 제외한다면 4기통의 점유율은 더욱 높아진다. J.D 파워는 소매 판매만 따졌을 때 4기통의 점유율은 절반 이상이라고 밝혔다. 2006년의 33%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4기통의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유가 상승과 연비 규제가 결정적이다. 메이커들은 새 연비 규제를 앞두고 어쩔 수 없이 4기통 모델을 많이 내놔야 하고 소비자도 고연비 모델을 찾고 있다.

전체 판매를 보더라도 중소형차의 비율이 많이 늘어났다.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2005년에는 소형과 중형의 판매 비율이 36% 정도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44%까지 상승했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4기통이지만 V6와 맞먹는 출력을 내는 것도 한 요인이다. 포드의 에코부스트나 현대의 쏘나타 터보가 한 예이다. 포드는 미국 내 모든 모델에 에코부스트 엔진 및 6단 변속기를 적용할 계획이기도 하다.

잘 알려진 것처럼 터보는 리터당 출력이 높다. 통상적으로 자연흡기는 리터당 80마력이면 괜찮은 출력이라고 하지만 터보는 리터당 100마력이 기본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만큼 최근의 터보 기술이 좋아진 것이다.

미국은 아직 4기통이 엔트리급이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 세계적인 트렌드는 3기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BMW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시작으로 대부분의 메이커가 3기통 모델을 출시했거나 개발하고 있다. 포드도 1리터 에코부스트로 3기통 경쟁에 뛰어든다. 3기통 역시 터보와 직분사의 기술 발전과 함께 기존의 4기통 부럽지 않은 출력을 내고 있다.

미국도 점진적으로 엔진 사이즈가 줄어들 게 확실하다. 콘티넨탈은 2017년이 되면 북미에서 생산된 엔진 중 340만 개는 2리터 이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120만개에서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5대 중 1대는 2리터 이하와 같은 수치이다. 올해는 2리터 이하 모델의 비중이 10%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