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가량의 시승 후 돌아온 내자리,
엔진은 둔하고 존재감은 나약하다. 기어는 갑자기 무겁고, 소리는 거슬린다. 코너에서 전혀 의도 하고 싶지 않았던 큰 오버스티어를 만나기도 하고.. 만족도 100% 였던 S2000인데.. 음...
이거 이거.. 정신차려 NGK! 버릇 잘 못 들라~~
좋은 차를 탈 땐 좋은 추억을 얻을 진 몰라도, 설마 지금의 작은 행복을 잃을 각오까지도 해야하는 것인가? 크..

오늘 오전을 다시 돌이켜보자. 
음~ 포르쉐 까레라 911 (997)

PDK는 비디오 게임의 시뮬레이터로서의 포르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할까? 하하.. 너무 부드럽게 조작되어 더 그런 느낌. 재밌고, 쉬웠다. 그리고 물론 빠르다. 운전에 집중할 기회를 좀 잃는대신 얻는 건 참 많을 듯.  그런데 언젠가는 질릴 것 같은 느낌도 살짝 있었다.

평일 오전이었음에도 차가 많아서 부득이 동승석의 직원을 달래며 틈새 가속 위주의 주행이었는데 아쉬움을 달랠 기회를 잠시 만난다.

분당→내곡간 도로의 시작부분의 긴 터널에서 275를 마크. 평상시 내 환경에서의 오랜 반복경험을 통해 고속으로 갈수록 더딜거라는 예상을 기본적으로 하기에 큰 기대없이 스피드미터를 봤는데. 뭐야. 이 속도는.. 훗. 정말 대단하군! 난 웃음이 날 뿐이고...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런치 스타트.
피가 쏠리며 전방으로 발사되는 나, 그리고 포르쉐.
수동변속기의 반클'런치' 스타트 :) 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런 스타트는 처음.
직원이 권해서 해봤는데. 원래 극단적으로 소모적인 느낌이 있는 주행은 잘 안하지만(ex: 적당히 드리프트는 해도 번아웃은 안하는 식의..) 이것 안해봤으면 아쉬웠을거다. 최고다. 필살기 같은 느낌. 자주 쓰면 안되고 가끔 정말 강한 것을 원할 때 한 번 쏴주면 이 이상의 대안이 있을까 싶은 그것..

사운드는 그렇~게 넋이 나갈 정도로 맘에 들진않았지만, 역시 기대만큼의 Very Germany ..
정교한 금속의 맹렬한 움직임의 느낌은 매력적이었으며..  
기왕 등 뒤에서 추진력을 주는 존재감이 컸더라면 하는 아쉬움 약간. 너무 조용해~

코너에서는 완벽히 믿음이가고 굉장히 빠르다.  그게 다다..  그렇게 짜릿하진 않다. 
좀 더 디테일을 본다면 산만한 움직임이 있다. 리어가 흔들흔들..  핸들링은 대단하지만 차량의 나머지가 움직이는 느낌은 감동적이진 않다..
오며가며의 고속코너와 램프에서 쏴본 정도라 다양한 R을 제대로 달려보고 다시 판단해보고 싶다.

브레이크는 감동은 없지만, 신뢰엔 이의가 없다. 브레이크를 임프레션 하기 보단. 그냥 별 걱정없이 쏠 수 있다~

시트와 포지션은 완벽.. 시트에 닿은 느낌과 일체가 된 느낌은 오히려 소프트한 주행에서 신경세포를 아주 기분좋게 흥분시킨다... 행복한 시트이고, 참으로 명품속의 명품이다.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996 까지 좋았고, 997부턴 조금씩 질린다.
996보다 나쁜 디자인이어서가 아니라(사실 포스는 996이 한수 위), 더 큰 무엇을 기대하는 내겐 너무 발전이 없게 느껴진다.(그것이 포르쉐의 정책인 것은 상관없이) 

포르쉐 직원은 외근 다닐 때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데 이것 참..
부럽잖아~ 나도 어떤 메이커의 일부가 되어볼까? .. 어디? 포르쉐? BMW?.. 더 생각이 안난다.
짜릿하면서 내구성 좋은 차만있는 메이커... 포르쉐가 유일한 듯도.

=====================================================================================
다이어리에 썼던 글이라 좀 가볍습니다. 양해해 주세요~~ ^^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