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CSL의 존재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일반 M3보다 1.6배나 높은 가격으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그리 큰 매력을 느끼게 하진 못했습니다.

시승후 소감을 포함한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카다로그에 적힌 글들만으로는 CSL이 일반 M3와 다른점은 CSL의 가치를 결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엔진음색과 컨셉, 서스펜션 세팅, Rev. matching이 완벽한 SMG2 등 일반 M3를 그냥 노멀한 차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특별했습니다.
CSL만 타보면 일반 M3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을 느끼기 힘들지만 롤링으로 붙어보면 뚜렷이 거리를 벌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Sport버튼을 누르면 에어크리너 앞에 있는 곰발바닥만한 플랩이 완전히 열리고 음색과 가속패달의 반응성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두개의 파장이 절묘하게 부딪치면서 발생하는 음색은 철저히 M 디비젼에 의해 연출된 음색이라는 점등 감성적으로 받은 감동은 상당히 컸습니다.

소리가 큰 차들이 대부분 배기음이 강조되다보니 소리의 대부분이 뒤에서 밀려오는 경우가 많은데 CSL은 흡기음을 통해 엔진의 각 부속간의 작동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차와의 교감을 높였습니다.

M3와 비교하면 전혀다른 개념으로 접근했고, 진짜 맘먹고 BMW의 알짜배기 세팅 노하우를 총 집결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순정 서스펜션의 능력도 훌륭했습니다.

제가 타본 각종 튜닝된 M3의 서스보다 순정 CSL이 훨씬 느낌이 좋았습니다.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없는 앞좌석 버킷 시트는 말안듣는 여자친구나 도저히 말빨로 작업이 안통하는 콧대 높은 여인을 옆좌석에 앉혀놓으면 자연스럽게 두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다소곳이 앉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리꼬고 건방지게 앉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정자세 이외의 자세는 허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CSL을 화끈하게 몰아재낄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옆에 앉은 여인을 좀 고분고분한 모습으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라는 유치한 생각이 들 정도로 배경지식이 없는 사람 입장에서 이렇게 파워풀한 차의 옆자리에 허리를 곧추 세우고 앉아 있다보면 운전자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물론 세련된 인격과 격이 높은 주행능력을 갖춘 사람이 적절한 시기에 활용하면 이성앞에서 자신감을 높일 수 있다는 차원에서 CSL은 아주 좋은 작업의 도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9월호 모터매거진에 소개될 예정이며, 테드에는 9월 1일 Road impression에 정밀 시승기가 개제될 예정입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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