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길거리 차들을 보며 저 흉측한 엠블럼을 왜 붙이고 다닐까..

다 떼어버리면 얼마나 이쁜데 그걸 모르네..

아저씨들은 이해할 수가 없어. 내가 다 떼어주고 싶다..

 

그런 생각을 누차 할 만큼 레터링 디자인 자체가 이쁘지 않았고,

(어려서 그랬겠지만) 그 당시엔 엠블럼 하나로 등급이 확실히 갈렸기에

금장 엠블럼 업그레이드 및 최상위 트림으로 외관튜닝만 한 옆집 아저씨가 최고 멋쟁이였죠.

 

 

쏘나타II의 경우,

2.0 GOLD : 안개등과 그릴 크롬바, 도어핸들-아웃사이드미러 바디컬러 적용.

2.0 GLS : 위 항목에서 안개등만 삭제.

1.8 GL : 항목 모두 삭제.

 

엔터프라이즈의 경우,

3.6 : 가로/세로배치 크롬 그릴, 도어핸들 전체 크롬 적용.

3.0 : 세로배치 크롬 그릴, 도어핸들 캐치부분만 크롬 적용.

2.5 : 가로배치 그릴(크롬 삭제), 도어핸들 전체 바디컬러 적용.

 

뭐 이런 식으로 외관만으로 등급을 확연히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런 걸 그 나이에 왜 파악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

 

 

지금보면 레터링, 뱃지의 디자인도 훌륭해졌고

엠블럼의 크기나 위치가 전체 밸런스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이를 먹어서인 건지, 메이커가 작은 디테일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증거인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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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의 출처도 있고, 근간 한창 떠돌던 사진이라 예시로 퍼올립니다.

   초상권 등의 법적 문제가 된다면 삭제 조치하겠습니다.

 

강남 등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표적 몽타주 입니다.

친구끼리 만나도 누가누구인지 헷갈릴 정도로 얼굴이 똑같다고 하더군요.

그건 원장님이 같거나, 유행의 대세나 흐름이 크게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양쪽 끝트머리 두 여성의 마음 이해합니다. ^^

 

 

우리의 자동차 튜닝과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모든 분야에 비슷하게 적용될 듯)

누가 뭐 했다던데 캬~ 좋더라~ 우르르르!!

누가 어디서 했다던데 캬~ 작업 끝장나더라~ 우르르르!!

 

따끈따끈한 신제품 휠이 적용된 사진을 보며 나도 똑같은 거 지르고~

난 쟤랑 달라야 해 하면서 루프스킨 먼저 하고~

좀 지나니 너도나도 천장은 검정 일색이고..

그럼 나만 달라야 하니 비싸게 주고 한 필름 다시 떼어내고..

(그냥 간단하게 익스테리어 유행을 예로 들었습니다.)

 

 

여자의 성형수술과 남자의 튜닝은 매우 유사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는 듯 합니다.

돈이 들어간다, 하기 전엔 환장하지만 하고 나면 만족도가 높지 않다,

뭔가를 계속 하게 된다, 문제가 생긴다, 결국 후회한다 등등

굳이 차이점이라고 하면 원상복구의 용이성과 가능함 정도(^^)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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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범퍼 정도는 우습게 내렸다올렸다 하는, 괴물이 되어버린 저를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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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바꿔도 이제 별 감흥이 없는 저를 보며..

 

  

아주머니 혹은 할머니가 시술 및 수술을 받고 퉁퉁 부어다니는 모습과,

아저씨 혹은 할아버지가 LED 똥불 튜닝해서 칼질하고 다니는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있겠습니까.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나이에 걸맞는 인상, 인품 그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슬슬 철이 드나 봅니다. ㅋㅋㅋㅋ

 

어렸을 때 그 멋쟁이 옆집 아저씨도 좋은 차를 타고 싶으셨겠죠..

 

 

 

PS. 비바람이 거세 집에서 뒹굴뒹굴 하다가 키보드 잡았습니다.

      여자친구한테 미안하네요. 바쁜 핑계로 꽃놀이를 미루고 미뤘는데 지금 다 떨어지고 있을테니..

      밀린 드라마를 시청하며 옆으로 누워서 삼겹살 구워주는 거 받아먹고 싶다고 땡깡입니다..

      이 글을 쓴 이유가, 여자친구도 성형을 하겠다고 하는 건 아닙니다~ ^^

 

 

_Soulc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