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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시는 독일의 아우토반에서 속도무제한을 나타내는 표시이다. 저 표시를 보면 속도를 아무리 높여도 경찰에 잡히지 않는다. 문제는 도로에서의 기본적인 약속을 잘 지키는 훈련된 운전자들이 함께 달리기 때문에 사고없이 안전하게 속도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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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토반의 시설물들은 많은 나라의 벤치마크 대상이다. 위의 사진의 표지판의 크기를 한번 보라. 시속 300km/h로 달리는 차들도 식별이 용이하게 설계된 표지판은 운전자의 실수를 막아 사고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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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보도에 일부 고속도로의 최고속도를 120km/h로 상향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는 보도가 있었다.

과속을 즐기는 운전자들에게 120km/h가 그리 대단한 속도는 아닐지라도 제한속도가 올라가는 것에 찬성할 운전자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고, 우리나라 고속도로의 포장수준이나 설계수준이 이제 상당한 위치에 올라섰기 때문에 제한속도를 상향 조정하는 것은 자연스런 것일지도 모른다.

 

필자가 독일에 거주할 때 속도무제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으로만 5만여 킬로 이상을 운행하면서 느낀 빠르고 안전한 고속도로의 선결조건은 다음과 같다.

 

1. 속도를 높여도 안전한 첨단 도로 설계

2. 높은 속도로 달려도 안정감이 좋은 성능이 좋은차

3. 도로를 함께 달리는 운전자들 교육여부(기본규칙을 철저히 따르도록 훈련된 운전자들)

 

이제 국산차들도 좋아져서 160km/h로 달려도 그리 불안한 느낌을 주지 않고, 도로도 과거에 비해 점점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위에 나열한 1,2번에 해당하는 것은 국내에서도 어느정도 충족되었다고 본다.

 

문제는 3번이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국가들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도로문화나 운전자의 교육이 가장 우수하다고 느끼게 되는데, 그 이유는 면허를 따는 과정에서 운전에 필요한 실질적인 내용들을 실습을 통해 완전 숙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면허증 따고도 후진주차나 일렬주차 꿈도 못꾸는 것과는 확실히 대조적이다.

 

운전자 교육은 차를 다루는 기능적인 것에 국한 되어서는 안된다. 도로에서 타인과 함께 주행하는 상황에서 왜 깜빡이를 켜야하는지, 왜 비가 오면 헤드라이트를 점등해야하는지, 고속도로에서 추월선은 추월할 때만 사용해야하는 이유가 뭔지 철저히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고 after school차원으로 정부는 각종 계몽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를 한번 보라.

4차선으로 시원하게 뚫린 도로에서 추월선과 주행선이 따로 없다. 추월을 하건말건 도로가 텅비어있어도 곧죽어도 1차선으로 달린다.

빠른차가 와도 추월선에서 주행선으로 비켜주는 법이 없다.

 

자! 이런데도 정부는 도로와 차가 좋아졌으니 제한속도를 높이겠다는 한심한 소리나 하고 있다.

한국 운전자들의 교육의 현주소?? 안개끼거나 폭우가 쏟아지는 낮에 전조등 켜고 운행하는 차량의 숫자나 비율을 한번 보라.

 

그 사람들이 중학교를 안나와서 혹은 고등교육을 받지 못해서 폭우가 쏟아져도 안개가 끼어 앞이 안보여도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헤드라이트를 켜는 센스가 없는 것이 아니다.

바로 도로에서 타인과 어울려 운전할 때 반드시 필요한 운전자 교육을 받지 못해서이다.

 

교육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도로의 환경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빠른차와 느린차가 모두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차선의 구분이 명확해야 한다. 나보다 빠른차를 나의 좌측으로 추월할 수 있게하는 운전이 모든 운전자들의 몸에 배어 있어야 좀 더 안전하고 효율이 높은 도로가 될 수 있다.

 

독일의 경우 속도무제한 구간에서 1차선을 달리는 차들의 속도는 보통 200km/h에서 250km/h정도이다.

독일에선 빠른차의 진로를 방해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고, 추월선 이외의 차선으로 추월을 하는 것을 법으로 엄격히 금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소위 칼질을 독일에서는 물론 유럽국가에서 볼 수 없다.

 

2차선에서 관광버스나 트럭이 100km/h로 달리고 있을 때 1차선에서 250km/h으로 달려도 2차선 차량이 1차선으로 갑자기 들어올 것 같은 불안감없이 달릴 수 있는 곳이 독일의 아우토반이다.

 

독일에선 면허증을 따는 과정에 실차 교육을 통해 고속도로에서의 추월과 주행에 대한 것 그리고 내리막에서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는 이유와 방법, 오르막에 주차시켜놓을 때 기어를 1단이나 후진에 넣는 이유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배우며 반드시 실습을 동반한다.

 

때문에 한산한 아우토반에서 전방이나 우측에 차가 없을 경우 200km/h로 달리는 차들도 1차선이 아닌 3차선으로 달린다.

이렇게 달리다가 추월을 해야하는 경우에만 2차선이나 1차선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이러한 룰은 가까운 일본에서도 철저히 지켜지며, 속도제한이 한국과 마찬가지로 100km/h인데도 불구하고 철저히 차선의 기능을 살리는 운전을 모든 운전자가 행하고 있다.

 

제한속도가 100km/h인데서 1차선으로 100km/h 로 달리는 것이 뭐가 잘못되었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알아야할 것은 국내의 도로는 그 넓이나 차선의 수만큼 효율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일예로 한국의 고속도로에서 평균 100km/h를 커버하지 못하는 것에서 그 부작용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한시간에 100km를 달릴 수 없을만큼 차선만 많았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뜻이다.

 

이렇게 느림보 차들이 추월선은 물론 모든 차선을 막고 있으니 원래 계획된 효율이 나올리 없다.

국민의 세금을 무한정 쏟아부어 도로의 차선의 숫자를 늘려봤자 효율이 안나오면 소용이 없다.

빠른차들은 알아서 차선을 이리저리 바꾸며 속도를 높여보지만 이는 달리는 차나 추월을 당하는차 모두에게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운전이다.

 

자동차나 도로가 선진화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바로 운전자 교육이다.

60년대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하신 아버지께서 받은 교육과 45년이 지난 현재 독일에서 행해지는 운전자교육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겐 우리 자식들에게 가르쳐줄 완벽한 운전자 교육 시스템이 갖춰져있는가?

 

이렇게 도로의 모든 운전자들을 평준화시키는 최소한의 교육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한 속도제한을 높이는 것은 도로의 효율을 높이지도 안전을 보장하지도 못한다는 것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