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험속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의 답변이 다소 유치한 내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메카닉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한달에 5000km 정도씩 뛰는 영업팀 맴버라는 것만이 저의 근거입니다.

오토 차량 길들이기는 분명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느낍니다. 예를 들어, "2500(혹은2000)km뛸때까지 rpm2500(혹은2000) 안넘기고 몰기 -> 2500km뛴 직후 엔진오일 갈아주고 서너번 최고속력으로 장거리 밟아주기"와 같은 오래된 전형적인 길들이기 프로그램의 효과는 매우 유효합니다.

물론 반론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제조사 입장에서도 많이 반대하더군요. 제조기술이 좋아지고 엔진수명 등과 견고함이 좋아져서 이젠 전혀 필요없다는 말도 하지요. 하지만 생업운전자들은 많이들 느낍니다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이러한 입장차이에는 두가지 변수가 있는 듯 합니다.
1) 어떤 드라이버분들(예를 들어 도시형 출퇴근 타입)에게는 이런식으로 차를 모는 성향자체가 희미하기 때문에 길들이는 것도, 길들이는 효과도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2) 차라는 기계를 본능적으로 잘 다루는 분들은 굳이 이렇게 길들이지 않아도, 그냥 몰고다니면서 잘 길이 들이 때문에 특별히 초기에 길들이는 과정이 무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리플중 지운님 말씀대로 막탄 차량은 슬립도 많고 1,2단 변속시 울컹대고, 기름 들어가는만큼 가속이 잘 안되는 느낌 많이 받습니다. 분명 길들이는 프로그램에 따라 틀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CU의 학습 타이밍(학습속도)을 말하자면, 생각보다 짧다는 것이 제 경험입니다. 물론 ECU의 회로와 로직자체가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는 제가 말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험의 예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 ECU는 간혹 원치않는 사태로 리셋되기도 합니다. (저는 이나즈마 달다가 리셋시켜 먹은적도 있음) 리셋된 ECU는 처음에 약간 불편하지만 금방 다시 전과 같이 길이 듭니다. 시간으로는 하루이틀, 거리로는 50~100km정도인 듯한 느낌입니다.

2) 평생 막타서 개판인 차량을 몰게되는 경험을 많이 합니다. 간혹은 그런 차량을 하루종일 혹은 이틀동안 몰고다니기도 했습니다. 하루 꽉차는 정도... 그리고 이틀 몰고다니다보면 저도 적응이 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쉬프팅 타이밍 같은것은 교육되기 시작하는것을 느낍니다. 오르막이 아닌 평지와 내리막에서는 제가 원하는대로 쉬프팅되기 시작하지요.

원하는 쉬프팅 타이밍에 살짝 더 밟아 회전 높이고 엑셀 푸쉬를 약간 약하게 풀어서 ECU가 쉬프트업할 수 있는 눈치를 주는 요령으로 하다보면 곧내 교육이 되는 것을 느낀적이 많습니다.

차량의 길들이기란 공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당구도 공학으로 설명 힘든 부분이 많죠) 한 선배님은 저한테 이런 얘기도 하더군요...

기어가 주로 닿고 힘받는 부위, 기어 이빨이 닳는 성향부터 시작해서, 스로틀의 열리고 닫히는 박자나 서두르는 정도에서 연료가 흐르는 성향, 급출발 급제동 등에서 점점 누적되는 차대강성의 피로와 미세한 부속들의 쏠림, 턴하는 성향에서의 차체의 미세 비틀림, 구리스가 어디에 몰켜있게 되는지 등등.... 차를 길들이는 것은 어찌보면 말을 길들이는 것보다 더 유기적인 일이라고. ^^;

약간 과장된 면모가 없지 않지만, 그 말을 듣고 나니 모는 사람에 따라서 어떻게 차가 그렇게 틀려질 수 있는지 솔곰솔곰 이해가 갔습니다.

이러한 차량들의 버릇 차이가 크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는 길들이기 이슈가 부각이 되는 것이고, 크게 느끼지 못하거나 별 상관없는 사람들에게는 길들이기가 필요없거나 무의미한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 글을 처음 올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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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차량의 경우에는, 새 차를 구입하여 타고 다닌 첫번째 소유자가 나이드신 분의 경우에는, 밟아도 잘 나가지 않게 길이 들었다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궁금한 점은, 그럼 두번째 소유자가 속도 내길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이전 소유자와는 다른 패턴으로 액셀을 밟게 되면, 다시 잘 나가도록 ECU가 맵핑이 되는건지요? 아니면 이미 길이 들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도 안 나가는 차는 끝까지 안 나가는 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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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차량임에도, 길을 누가 들였냐에 따라 액셀 반응 특성이 너무 차이가 많이 나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써놓고 보니 좀 유치한 질문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