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정말 뜨거운 밤이었습니다.


M5는 드라이 아이스와 같은 차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너무 차가운듯 보이지만 만지면 손을 데고 말정도로 뜨거운....


말이 많은 디자인은 한단계씩 진화해야할 것을 두단계를 한꺼번에 건너뛰었기 때문에 논쟁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 E34나 E39가 훨씬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지만 언젠가는 크리스뱅글의 시도가 올바랐는지 그렇지 않았는지 평가가 되리라 봅니다. 지금은 그냥 기다릴 뿐입니다.


최근 BMW의 실내장비는 User friendly라는 기본 개념을 완전히 무시한 컨셉입니다. 직관적이지 못하고, 구형 BMW오너들이 차에 대해 완전히 새로 배워야하는 부작용이 작지 않습니다. 자동차 전문가들에게도 요즘 BMW의 조작법을 익히는 것은 호기심보단 귀찮음이 더 큽니다.


8000rpm을 넘게 돌리는 무지막지한 유연성은 프라이드 격투황제 효도르가 마루운동을 하고 덤블링을하는 모습은 연상시킵니다.


SMG3는 E46 M3의 SMG2보다 다운시프트시 회전수 보정은 좋아졌지만 시가지 주행에서 거친면이 많아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아 보입니다.


V10 507마력을 뿜는 초고회전 엔진은 실내에서 스위치 조작으로 400마력과 507마력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했는데, 400마력으로 달릴 때 연비가 혁신적으로 좋다는 데이터가 없다면 이러한 기능은 완전 오버라고 생각합니다. 507마력짜리 스포츠 엔진을 구지 적은 힘으로 달리게 할 이유가 작습니다.


스티어링 휠 우측 M버튼은 운전자가 프로그램해둔 상태로 전환됩니다. 시승차는 SMG 가장 빠른 변속모드, 507마력 사양 EDC 서스펜션 가장 하드한 세팅으로 동시에 전환됩니다. 만약에 이 기능이 없다면 도로에서 갑자기 배틀모드로 바뀔때 귀찮은 조작을 두세번 해야합니다.


E34와 E39 M5는 2세대와 3세대로서 존재가 분명했습니다.
E34는 우리나라에는 제가 소개하기전까지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차였고, E39 M5는 우리나라에 정식수입되었기 때문에 매니어라면 다 아는 차종입니다.

E60 M5에는 하이테크 장비로 운전매니어들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한 무리수가 보입니다.

BMW의 전자장비의 내구성을 비춰봤을 때 현재 M5에 장비된 모든 장치들을 모두 100%컨디션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워랜티가 끝난 후 엄청난 지출이 뒤따를 것입니다.

그만큼 BMW의 전자장비는 한번도 내구성적인 측면에서 저를 만족시킨 적이 없습니다.

시가지를 D모드로 운전하면서 느낀 점은 스포티한 차니까라는 한마디로 그냥 얼버무리고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D모드가 변별력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불규칙하게 거칠게 반응하는 모습에서 어떤 패턴을 찾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시승차만의 문제이거나 SMG3가 아직 숙성되지 않았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400마력으로 운행할 때는 큰 힘을 줄여놓은 것이기 때문에 400마력보다 출력이 낮게 느껴집니다.
즉 E39 M5 400마력짜리 보다 훨씬 펀치가 없게 느껴집니다.
때문에 이 모드로 10분간 운행해보고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고속화도로에 올려놓고 가속을 하면 저속에서 희매가리 없던 음색이 살아나면서 중후한 회전음색을 발휘합니다.

M3의 철판 떨리는 음색이 작게나마 살아있는데, 6기통 M3엔진보다 훨씬 럭셔리하고 기품이 있고, 무엇보다 회전수가 상승할 때 어마어마한 힘이 함께 실린다는 점이 너무 인상적입니다.

시프트 업이 계속적으로 되어나가는데도, 속도계 바늘의 상승속도는 전혀 떨어지지 않는것처럼 속도가 붙을수록 힘이 더 살아나는 착각속에 빠지게 합니다.

SMG3는 스포츠 드라이빙 모드에서 완벽한 싱크로나이징을 보여주지만 시프트 업시 출력이 완전 차단 후 한번에 붙을 때 발생하는 충격은 M3보다 늘어난 파워만큼 커졌습니다.

이 충격은 SMG의 싱글클러치 구조를 바꾸지 않는한 영원히 없앨 수 없는 부작용이며, 코너에서 밸런스를 깨는 요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는 시프트 업을 하는 타이밍에 가속패달을 살짝 놓았다 밟아  변속충격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프트 업 상황에서 가속패달을 완전히 놓을 필요없고, 100% 와이드 오픈 쓰로틀에서 30% 정도만 힘을 빼었다가 다시 밟아도 변속충격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대신 SMG의 가장 빠른 변속모드를 선택했다해도 가속패달을 놓았다 밟으면 변속시간은 약간 천천히 진행됩니다.

고속코너에서 가속을 해나갈 때 그냥 가속패달을 끝까지 밟고 변속을 하면서 발생하는 변속충격은 코너에서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SMG를 재미있게 그리고 변속기에 무리를 덜 주기 위해서는 운전자가 선택적으로 변속충격이 없게 변속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단 8200rpm기준으로

2단 110km/h
3단 160km/h
4단 210km/h
5단 250km/h
6단 270km/h(7500rpm)
7단 270km/h(6200rpm)

6단 270은 눈깜짝할 사이에 점령합니다.
힘자랑도 유분수지, 이렇게 쉽고 황당하게 저 영역을 돌파하는 차는 세상에 그리 많지 않으며 세단중에서는 서너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엔진의 파워가 나오는 과정이나 회전에 실린힘의 느낌이 일반 대배기량과 틀린 점은 대배기량으로 단순히 밀어붙이는 토크빨이 아니라 회전이 상승하면서 실리는 토크와 끈기이기 때문에 E55 AMG엔진의 상승 느낌보다는 고속에서 훨씬 드라마틱하게 느껴집니다.

중고속코너에서의 밸런스는 동급 최고인 것이 분명합니다.
그동안 제가 항상 테스트 하는 구간의 3개의 기록을 단숨에 깨버리는 위엄을 토해냈습니다.

첫번째 구간은 초고속고속화도로에 진입하는 램프에서 코너를 빡세게 돌아 탈출할 때의 속도인데, 300마력 때의 차량이 본선에 진입할 때 도달하는 속도가 170km/h정도 됩니다.

M5는 190km/h로 탈출합니다.
고속코너에서 원심력과 접지력을 이겨내는 힘이 워낙강하기 때문에 직선처럼 코너에서 속도를 높입니다.

코너를 빠져나와 터널 진입할 때 E39 M5가 220km/h을 약간 상회하는데, E60 M5는 터널 진입시 250km/h를 돌파합니다.
터널 빠져나올 때 270km/h 리미트에 걸린 상태로 나옵니다.
무섭게 빠르고, 너무나 정교한 세팅이었습니다.
고속에서 파워를 100%쏟어내면서 초고속 코너를 타이어가 작살나도록 달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차입니다.

이어지는 좌우측 코너에서 우측 코너를 230km/h로 안전하게 클리어할 수 있는 차는 별로 없습니다.
역시 230km/h로 맞춰놓고 코너의 중간을 지난 후 풀쓰로틀을 하면 400마력 언더의 차량은 워낙 강한 횡그립 저항 때문에 속도가 쉽게 붙지 않고 게다가 최대출력을 그속도에서 전달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하지만 E60 M5는 여전히 최대각을 그리는 코너를 230km/h로 돌고 있는 상황에서 풀가속을 하며 스티어링 휠이 펴질 때 260km/h를 마크하며 빠져나오고 직선에 접어들자 또다시 리미터에 부딪칩니다.

초고속에서 횡력과 싸우는 상황에서 파워를 쏟아낼 때 스티어링의 조타각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경이로움 그 자체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파워가 위와 같은 고속상황에서 걸릴 때 조타각이 변하는 것 때문에 파워를 거는 오른발에 힘이 빠지는 법입니다.

고속코너에서의 안정감과 코너에서 횡력을 이기면서 가속하는 능력을 종합해보았을 때 왠만한 수퍼카의 그것을 상회합니다.
이 코너는 3번의 노면 기복차가 있는 위험한 코너이고 섀시와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수퍼카라해도 200km/h도 부담스러운 구간입니다.

기술적으로 세팅실력에서 BMW M디비젼 인원들이 뭔가 확실한 결과물을 창조했다는데 대해 기립박수를 보냅니다.

그냥 빠른 BMW로 전락할 수도 있는 수퍼세단이지만 투여된 기술과 노력이 너무나 눈부시기 때문에 E60 M5는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출력과 수치에 주눅든 평가가 아니라 실체를 보여줄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데 대해 저 역시 시승후 굉장히 만족도가 컸던 차종입니다.

P.S. 시승할 수 있게 해주신 이영수 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test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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