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stdrive
글 수 1,578
이별은 예상치 못하게 순식간에 다가오네요.
2005년 5월에 구입한 제 캠리를 오늘 보냈습니다. 238개월 동안 29만km를 달렸지요.
3년전 쯤에 마스터님께서 진단해 보시고 상태 참 좋다고 칭찬도 하셨는데 말이죠.
가족, 주변 사람들 모두 이젠 차 바꾸라고 성화라서 새차 계약 해 놓긴 했는데, 목요일 밤에 사건이 터졌습니다.
퇴근해서 집에 오니 본넷에서 김이 올라오더군요. 라디에이터 상단에서 냉각수가 새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오버히트는 안했고, 냉각수 보조탱크를 보니 0.5리터 정도 줄어 있었습니다.
금요일은 다른 차로 출근해서는 업무도 제대로 못하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검색해 보니 신품 라디에이터가 16만원 이길래 DIY 할까 하고 거의 구매버튼 누를뻔 했는데...
그런데 이러다가 영원히 끝을 못낼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딜러에 연락해서 계약금만 걸어 놓은 차 언제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 다음주에 가능하다고 하길래
잔존가치 100만원인 차에 16+a만원을 쓰는건 불합리 하다고 냉정하게 자기합리화 시키고 결단을 했지요.
(이 와중에 눈치 없는 보스는 이제 법인차 타면 되지 왜 안타냐고 투덜투덜... ㅠㅠ)
마일 계기판의 직수입 일본차라 어차피 중고 판매는 불가능할거라 판단하고 수출 폐차 업체에 연락해서
한시간 동안 입찰 받고 그냥 제일 많이 쳐주는데 넘겼습니다. 냉각수 샌다고 하니 견인차가 와서 가져갔네요.
서른 중반에 구입해서 쉬흔 중반이 되도록 탔던 차라서 섭섭할것 같았는데 의외로 별 느낌도 없습니다.
그리고 다음주에 차량이 출고된다고 하는데 전혀 신나지도 않고요.
그래도 차계부에 -EOL- 이라고 입력하니 좀 짠하긴 합니다.
그나마 20년 탈 수 있었던건 부식 전혀 없는 차체, 3MZ 엔진과 U151E 변속기의 내구성 덕분입니다.
여전히 엔진오일 소모 전혀 없고, 1단 출발, 2단 업쉬프트때도 휠스핀 날 정도로 힘은 넘쳤죠.
지난 30년 가까이 V6 NA를 주로 탔는데, 앞으로 V6의 그 느낌이 그리울것 같습니다.
창고에 소모품이 3년치 쌓여 있고, es330 호환 부품들이지만 이젠 찾는데도 없을테니
썩차(?) 전문 단골 카센터에 줘버리던가 해야겠습니다.
주차장 널럴한 집에 살고 있다면 영타이어로 데리고 있었을 텐데... 좀 아쉽긴 하네요.
그나마 테드에 이런저런 기억을 조금씩 남겨놔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https://www.teamtestdrive.com/garage/4471522
https://www.teamtestdrive.com/album/2308989
지난 주말에 세차하고 왁스칠까지 한데다가, 이번주에 고급휘발유 만땅 채웠는데... ㅠ
견인차에 매달기 전에 마지막 사진 남겼습니다. 이건 뭐 영정 사진도 아니고 ㅎㅎ



2025.03.16 07:28:13 (*.101.76.102)

저도 삼십대 후반부터 오십대중반까지, 법인차 7대와 개인차 3대가 바뀌는 동안에도 계속 함께한 G35가 있습니다. 이번에 겪으신 불현듯 찾아오는 이별의 순간을 저도 언제라도 맞을 수 있어서 마음의 준비는 한다고 하지만 막상 닥치면 헛헛할 것 같습니다.
2025.03.16 13:19:49 (*.193.67.26)

아주 잘 익은 엔진이었는데, 이렇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아쉽네요
새 애마와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새 애마와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기 바랍니다.
2025.03.17 20:50:50 (*.54.200.225)
아직 너무 깔끔해보이는데 많이 아쉬우셨겠습니다.
저는 2001년식 국산차를 하나 보유하고 있는데, 제법 많은 수리를 통해 컨디션 끌어올린 후 7~8년간 거의 주행을 하지 않다가 요즘 다시 운행하고 있는데요, 여기저기 아파하는 모습을 보여서.., 곧 보내줘야 하나, 아니면 다시 봉인 모드로 전환할지 고민 중입니다 (그래도 워낙 정이 많이 들어서.. 아마도 수개월 후에 봉인모드로 재진입할 듯 합니다 ^^).

저는 2001년식 국산차를 하나 보유하고 있는데, 제법 많은 수리를 통해 컨디션 끌어올린 후 7~8년간 거의 주행을 하지 않다가 요즘 다시 운행하고 있는데요, 여기저기 아파하는 모습을 보여서.., 곧 보내줘야 하나, 아니면 다시 봉인 모드로 전환할지 고민 중입니다 (그래도 워낙 정이 많이 들어서.. 아마도 수개월 후에 봉인모드로 재진입할 듯 합니다 ^^).

2025.04.06 19:20:05 (*.117.191.174)

같은 색깔로 새거가 왔습니다. 97년 이후로 xv20 -> xv30 -> xv80 까지 왔네요.
2GR 엔진 옵션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