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
김해 서식 중인 정원우 입니다.
재작년 봄부터 작년 봄까지 1년간, 말도 안 되는 우여곡절을 연속으로 겪은 뒤
매매상사 매물로 우연히 발견한, 이상재 회원님이 타시던 i30 수동을 입양한지도
어느새 만 9개월째네요.
차를 만지는 걸 좋아하는 것 치곤 순정 구성에 손을 많이 대는 걸 좋아하지 않고,
현재 기능이나 성능상으로도 별 불만이 없어, 앞으로도 이대로 쭉 유지할 듯 합니다.
늘 크고 작은 고장이나 마개조 흔적에 스트레스 받았던 매매상사표 연식 오랜 중고차,
차 성격에 의한 소소한 불만 외에는 잘 타다가 연속 사고로 내보낸 신차...
오랫동안 잘 타겠노라고 가져왔다가, 제 능력 밖의 문제로 내보낸 국산 영타이머(?)...
남들 다 타는데 하는 생각에 가져온 매매상사표 오토는 스트레스로 수동 스왑 고민...
변속기가 몸 편한 오토에서 다시 마음 편한 수동으로 바뀐 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차 문제로 몇 년을 시달리다가 이제라도 남들처럼 편하게 타게 되어 다행입니다.
유일한 변수라 할만한 건, 주위 사람들이 예상하며 걱정하던 결혼 문제 정도인데...
본인은 수동이 좋아도 와이프 때문에라도 오토로 또 기변을 해야 할텐데 하더군요.
그 얘길 듣고는 새삼스레 팔랑귀 마냥 한동안 고민?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어차피 입양을 선택했을 때부터 답은 나와 있었습니다.
나중에 오토로 또 기변하는 것도 삽질인데, 얼마 못 타고 스트레스 받고 고민하다
또 다시 수동으로 기변하려 할 것도 훤히 보이니, 삽질도 그런 삽질이 있나요...
지금도 오래 탈만큼 만족할만한 성능과 구성의 상태 양호한 수동 차량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마냥 쉽지 않으니, 어찌되든 현행 유지가 답이라 보고 있습니다.
나중에 뭣하면, 널리고 널린게 오토라 상태 좋은 걸로 추가하는 건 문제 없으니...
무엇보다도 30대 후반인 지금도 싱글이라, 마음 편히 독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하간...
처음에는 어색하던 전동식 스로틀 가솔린 엔진의 살짝 늘어지는 듯한 이상한 느낌도,
풀배기 구성과 ECU 맵핑 덕인지 요즘 순정 수동 차량들보다는 한결 나은 반응입니다.
예전 케이블식 스로틀처럼, 특히 흡배기 풀로 셋팅된 차량의 그것처럼 즉답에 가까운
빠르고 선형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는 건 아쉽지만, 그 때문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니...
수동미션이면서도 악셀 오프시 울컥임이 거의 없는 오토미션의 장점까지 갖고 있어서
적당한 손발 운동과 함께 연료비 및 오일교환 비용의 메리트와 함께 미션의 컨디션을
일일이 신경쓰여하지 않아도 되는 신형 수동 차량의 장점을 편하게 누리고 있습니다.
누우 MPI/GDI 엔진도 피해가지 못한 실린더 이상마모에 따른 엔진오일 감소 이슈와
간간이 보여지는 커넥팅로드 손상이나 메탈베어링 마멸 문제도 10만7천에 가져와서
12만7천이 된 지금까지 아직 보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애매하게 으슬으슬 추운 날씨, 이젠 괜찮겠다 싶어 세차할라 치면 비가 오는 중이라서
봄이 오기까지 세차는 보류 중입니다.
변경사항 1.
테드 스티커를 뒤에 붙였습니다.
변경사항 2.
별로 선호하지 않던 문콕 가드도 나름 어울릴만한 색상을 찾아서 부착했습니다.
EVA 폼이 옆 차 문짝 보호에는 가장 좋지만, 외관상 별로 보기 좋지 않고 평소 자주 타시는 어머니나
이따금 동승하는 회사 동료들이 문콕을 주의하는 편이라, 벽에 근접시켜 주차할 때 문 끝만 보호하고자
플라스틱으로 된 걸로 붙였습니다.
변경사항 3.
외관을 중요시 할 경우 고려할 수 없을 확률이 높은 선바이저를 부착했습니다.
크롬바이저는 아무래도 무리라 생각했고, 스모그바이저는 파손이 잘 되는 아크릴이라 꺼려지더군요.
고민하다가 문득 폴리카보네이트 생각이 나서 찾아보니, 모비스 제품으로 있길래 사서 붙였습니다.
디자인 때문인지 고속주행시 풍절음도 거의 없고, 비 오는 날 창문을 열어 환기할 때 빗물도 바람도
들이치지 않고 조용해서 선택은 잘한 것 같습니다.
변경사항 4, 5, 6.
바닥 매트를 교체했습니다.
양석철 회원님의 조언으로 5D 매트를 설치했는데, 실내 청소가 한결 간편해졌습니다.
모래는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면 끝이고, 사진과 같이 발자국이 남아도 걸레로 닦으면 끝입니다.
비 오는 날 매트가 젖어 냄새나는 일이 없어, 잘 선택한 것 같습니다.
올블랙 인테리어의 단조로움을 피하고자, 대쉬보드 커버도 브라운 컬러로 얹어주었습니다.
후방추돌로 앞으로 날았던 난리통의 NF에서 멀쩡히 살아남은 거치형 내비게이션도 다시 얹었습니다.
아이나비 K2인데, 4.8인치 화면이라 전방 시야를 크게 가리지 않습니다.
아이나비맵 특유의 방대한 데이터량과 함께 입양 당시 설치되어 있던 아틀란 매립형의 빠른 동작이
매우 좋은 상호 보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언젠가, 삶에 치이면서부터 바깥을 잘 안 다니게 되더군요. 연비 좋은 수동 차를 타면서도.
20대 때와는 달리 혼자 다니려니 잘 안 움직여지고, 싱글인데도 늘 회사-집-회사-집 이렇습니다.
경기가 나빠진 안 좋은 분위기에 많은 분들이 그러하시듯 심리적으로 위축된 탓이 큰데,
그래도 사람을 만나고 다녀야 다양한 기회가 생긴다는 생각으로 조금은 움직여보려 합니다.
독수공방 하며 성격이 확실히 어두워졌는데, 제 자신은 물론 사회생활에도 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성격이 부정적으로 변하니 쓸데없는 걱정만 잔뜩 늘어나서 제 의지마저 너무 억누르게 되네요.
주말에 마실 다니는 걸 사치라 여겼는데, 자기 관리 차원에서라도 좀 돌아다녀야겠습니다.
사람의 능력이란 참 대단하지만, 저는 거기서 예외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문제는, 그게 하필 부정적인 방향으로 대단함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과도한 걱정으로 그 상상력이 어마무시하게 증폭되어버렸다는 점.
바쁘면 잊혀질까 바쁘게 일하다 보니, 머리를 더욱 팽팽 돌리면서 상상력이 오히려 더 풍부해졌습니다.
안 좋은 쪽으로. -_-;;
결혼을 하게 되면 기본적으로 가족의 편의를 위해 가장이 본인의 불편함은 충분히 감수할 마음가짐이
되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의식주와 취미 분야에 별 욕심 없이 대체로 가족들이 하자는대로 하는
성격이라 초보 시절엔 생각도 못했던 제 수동변속기 외골수 성향을 이래 고민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런 말이 있더군요.
사람이 공부에 열중하면 공부가 늘고, 운동에 열중하면 운동이 늘듯이 걱정에 골몰하면 걱정이 는다고.
답이 하나로 정해지지는 않지만, 제 경우는 자동차 문제로 가족들을 골머리 앓게 하지 않는게 최선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을 위한다며 오토로 돌아가서 후회할 것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편하게 타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산적한 일들이 많은 와중에 차 고민까지 얹어서 몇 달을 끙끙대느라 머리가 더 복잡해졌는데,
바깥 바람 좀 쐬고 사람들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부정적인 에너지는 날려버리려고 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명문이네요.
없는 걱정 사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생의 대부분의 걱정은 고민해도 뭔가 자기가 어쩔 수 없는 일들입니다. 그런 일은 발생하고 나서 대처하면 됩니다. 미리 고민해도 자기가 영향력을 갖지 않은 경우들은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안일어날 일은 안 일어납니다.
특히 자동차 관련으로는 시행착오로 워낙 스트레스를 받았다 보니...
차량 교체는 더 이상 안 하고 싶은데 또 그런 일이 생길까 걱정하다 보니 남은 변수는
결혼 후 배우자가 수동을 못 타거나 바꾸라고 명령(?)할 가능성이었고요.
아직은 싱글인데도 말이지요...
문제가 생기기 전에는 예측할 수 없으니 그 때 해결하면 된다는게 결국 답이라는 것은 스스로 알면서도
가치관과 현실적인 문제가 충돌하니 계속 고민을 떨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당장 결론낼 수 없는 확답을 막연히 원했던 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가족용 가솔린 차로서는 제 성향을 감안했을 땐 차종 선택 면에서 오류가 없다고 확신합니다.
테드의 수많은 고수 분들의 발끝에도 못 미치지만, 다년간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까탈스런 제 스타일에
스트레스 없이 운용이 가능할 차의 범주는 비교적 윤곽이 뚜렷이 잡힌 상태입니다.
가족을 위한 충분한 2열 공간 확보, 2열 도어 확보는 현실적이지만, 요즘 시대에 안 맞는 수동변속기가
걸림돌이 되는 유일한 요소가 되네요.
제가 잘 다루지 못하면서 억지로 타려고 하면 문제이지만, 정반대의 상황이니 답은 이미 나와있었습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서의 불필요한 죄책감까지 미리 갖는 이상한 상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거듭 고통을 사서 만들고 있다는 걸 늦게나마 깨달았고, 이미 미래를 염두에 두고 신중히 고민을 거듭한
제 선택에 자신감을 가지려 합니다.
모쪼록,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사족으로...
조작이 편안한 자동변속기 차량이 일상용으로 더 적합하고 수동변속기는 운전 재미를 위한 취미쯤으로
받아들여지는게 요즘의 당연한 상식인데...
제가 느낀 바 매우 솔직한 생각은,
자동변속기는 특유의 끊김없는 꾸준한 가속 유지와 사람으로서는 따라가기 어려운 변속속도에 힘입어
스포츠 드라이빙에 어울리며, 더 비싼 가격과 더 비싼 소모품 교환 비용, 장기 운용시 오버홀 비용 등을
감수해야 하는 고급 옵션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일상에서 천천히 운행할 때 엔진과의 직결감이 별론데,
악셀 페달을 깊이 밟아 엔진 출력을 많이 이끌어낼 때는 사실 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기도 하고요.
더불어 고회전을 오가는 스포츠 드라이빙간 변속 실수에 의한 엔진 오버런은 발생될 일이 없다는 점도
그러하네요.
수동변속기는 구조가 간단하며 가격이 싸고 오일류 교환 비용이 저렴하며 장기간 운용시 고장 확률을
감안할 때 일상 용도로 알맞는 느낌이랄지요... 일상에서 천천히 운행할 때, 엔진과의 연결이 확실하고
소소한 악셀 조작에 차가 그대로 반응하니 차량 속도 유지나 조절이 더 편하다고 느낍니다.
일상 주행에서 고회전을 자주 쓰지 않으니 조작 실수에 의한 엔진 오버런 확률도 별로 없는 듯 하고요.
물론 조작이 간편한 자동변속기가 일상용으로 더 알맞다는 상식 또한 선뜻 이해하고 공감합니다만,
제가 직접 운전하며 느낀 점과는 좀 다른 점이 있네요.
초보 때부터 운전이 많이 서툴던 시절에는 확실히 자동변속기가 편했는데, 익숙해지면서 섬세한 조작을
시도하면서부터는 그게 덜 먹히는 걸 느끼면서부터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자동변속기로의 이행은 기술 발전에 따른 자연스러운 일이기는 한데,
수동변속기 시절의 장점을 모두 갖고 가지는 못하는 점이 너무 아쉽습니다.
큰 틀에서의 조작이 쉬운 이유로 자동변속기 일색이 되며 차량 구매시의 선택권이 점점 좁혀지고 있고,
섬세한 조작을 반영하기 좋은 수동변속기는 도태되어 이를 선호하는 운전자가 독특한 걸로 비추어지며
그 선택 마저도 손가락질 받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요즘 저는 늘 해오던 왕복 800km의 주말 부모님 댁 방문이라는 이벤트가 사라지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데 6년간 늘상 매주 해오던 800km의 왕복 장거리 운전이 사라지니 이것또한 스트레스로 이어졌습니다. 6년동안 해오며 초기 1,2년은 좋다가 갈수록 기름값의 압박과 피로감에 제발 좀 그만하고 싶다... 늘상 이야기 하며 살았는데 막상 그만하게 되니 그립습니다. 내 차를 타고 장거리를 운전하는 것 만큼 차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에게 좋은 것은 없다고 또 생각이 됩니다.
정원우님께서도 주말에 i30과 함께 장거리 여행&드라이브 한번 다녀오시는게 어떠실지요? 장거리 운전이 주는 즐거움은 경험상 인간의 스트레스에도 도움이되고,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져서 주중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고 보고 있고, 늘상 느꼈습니다.
주말에 전에 다니던 회사의 지역인 경기도 파주시에 가야할 일이 있는데 어떤차로 갈지도 고민이고 익숙하던 고속도로를 이용할 생각에 엉덩이가 벌써 들썩들썩 거립니다. 너무 기대가 됩니다. 친구들은 쿠페를 보고싶어 하고, 저는 세단의 적산거리를 늘리기 위해 세단을 타고싶은데 고민을 좀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제 이야기가 길었네요. 5시입니다. 오늘도 멋진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