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적인 관심사에 대해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항상 즐겁습니다.  의견이 다를수도 있지만 서로에

 

대한 존중이 있다면 몰랐던 것도 알 수 있고 잘못 알고 있던 것을 바로잡게 되기도 하죠.

 

모터 프레스 길드 회원이자 레이싱 드라이버겸 인스트럭터이신 단 풀러(Don Fuller)씨와는 종종 이야기도

 

나누고 이메일도 주고받는데 예전에 제가 운전에 대한 이야기를 여쭈어봤을때 보내오신 답장중 일부내용을

 

그의 허락을 구해 여기에도 나눕니다.



When I was a kid growing up and trying to play high-school sports, such as baseball and basketball, I became convinced that I had, at best, mediocre athletic ability.  So, when I started racing, since I was convinced I had very little natural talent, it figured I was going to have to put a lot of intellectual effort into making the car go fast, by accurately determining what the car wanted to do and then forcing myself to execute that process.  I always saw myself as the weak link in the equation.  Therefore, I have thought a lot about what the car needs to do to go fast, and I have thought a lot about what I, as the driver, needed to do to make that happen.

Much of this was a matter of will power and forcing myself to do what I knew -- on an intellectual level -- to be correct, even though it may have been -- on an emotional level -- uncomfortable.  Some people might describe this as overcoming one's fears, I guess, although I'm not sure I actually thought of it that way.  I thought of it as forcing myself to overcome my own natural limitations.  At any rate, what's really important is correctly understanding what the car wants to do and then maintaining the concentration and will power to make those things happen.  

I eventually got to where I was a fairly respectable racer.  I ran up front, won some races, did well at the SCCA runoffs and was one of those guys other people would ask for advice.  But I had to work at it; it did not come naturally.

 

“어릴때부터 자라면서 야구나 농구같은 운동을 하면서 나는 아무리 좋게 봐줘봤자 평범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수준의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나 스스로가 타고난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레이스를 시작했을 때 빠르게 달리기 위해서는 지적인 노력을 기울여야만, 좀 더 정확히 말해 차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차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내 자신이 그 과정을 만들어주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지.난 항상 내 자신이 운전에 있어서 가장 취약한 변수라고 보았거든.   따라서 나는 차가 빨리 달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고, 내가 드라이버로서 어떻게 하면 차에게 그렇게 해줄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어. 여기서 중요했던 것은 의지력과 함께, 논리적인 관점으로 보자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실제로 해내도록 나 자신을 밀어붙이는 것이었는데 감성적인 관점에서는 쉽지 않은 것이었지.   어떤 사람들은 이를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나도 그렇다고 생각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어.    나는 그걸 내가 타고난 한계를 극복하도록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것이라고 생각했거든.  어찌됐건 정말 중요한 것은 차가 어떻게 하고싶어하는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렇게 해줄수 있도록 집중력과 의지력을 유지하는 거야. 결과적으로 나는 꽤 인정받는 레이서가 되었어. 선두로 달리고 우승도 여러번 했고 SCCA에서도 꽤 좋은 성적을 냈으며 다른 레이서들이 조언을 구하러 오는 인물이 된거지.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정말 열심히 했어.  그냥 쉽게 된 것은 아니야.”


(번역은 그분이 제게 보내신 메일이라 평어체로 했습니다. 혹시 잘못 번역한 부분이 보이면 지적해주세요.)

 

여기서 단 풀러씨가 이야기한 what the car needs to do to go fastwhat the car wants to do 라는

 

부분을 살펴볼까요?  어떻게 하면 차가 원하는 대로 해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저도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해도 출력이 낮은 차를 오랫동안 소유하면서 나름 터득한 부분이 이 이야기와 일맥상통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행중인 자동차는 당연히 물리학의 법칙에 지배를 받습니다.  


관성을 이용하며 불필요한 저항을 최소한으로 줄이며 달리는 것이 차가 빨리 달리기 위해 필요한  것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리고 관성은 자동차 운동역학에서 꽤 중요한 하중이동을 일으켜줍니다.  


모터사이클이라면 라이더가 몸을 어디로 기울이느냐에 따라 무게중심 자체가 바뀌지만 자동차의 경우

 

가속이냐, 감속이냐에 따라 하중이 실리는 위치가 바뀌게 됩니다.  


이 사실만 놓고 보면 아주 간단하죠.   감속시에는 하중이 앞으로, 가속시에는 뒤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이 하중이동도 결국은 타이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타이어는 고유의 한계가

 

있습니다.  트랙션 서클이라고 하는 개념인데요, 쉽게 말해 감속에 모든 용량을 쓰고 있는 타이어에는

 

코너링을 할 수 있는 여유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코너링 한계치에 다다른 타이어에게는

 

가속이나 감속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타이어에 하중을 더 실어주면 그 한계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관성을 통한 하중이동을 활용하여 타이어가 가진 능력을 높여주는 것이죠. 

 

 

 

 

그런데 갑자기 브레이크를 걷어차듯이 밟을 경우 하중이 앞으로 이동하여 앞타이어를 충분히 눌러주기도

 

전에 제동력이 타이어의 한계에 다가서거나 넘어서게 됩니다.  


조금 시간을 주면서 브레이크를 밟았다면 하중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쏠리면서 앞 서스펜션이 눌리고 타이어도 


강하게 노면을 누르겠지만 급히 조작하는 경우에는 제동력이 갑자기 증가하기 때문에 하중이 제대로 이동하여 


앞바퀴의 접지력을 늘려줄 시간적인 여유를 주지 않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부드럽게 운전을 하는 것이

 

타이어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자동차가 노면 위에서 달리고 돌고 서는 것은 모두

 

타이어의 역할인 만큼 타이어가 최대한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운전하는 것이 차의 성능을 이끌어내는

 

운전이라는 것이죠.  

 

미국에서 드라이빙 스쿨을 수강하다 보면 smoother is faster라는 말과 함께  squeeze the control 이라는

 

표현을 종종 듣게 됩니다.  어떤 컨트롤 (스티어링, 브레이크, 가속페달)이든 치듯이 조작하는 hit the control

 

이 아니라 짜내듯이 부드럽게 조작하라는 것이죠.   

 

 

부드러운 운전은 여러가지 면에서 좋습니다. 우선 동승자를 편하게 모실 수 있습니다.   


또한 차가 받는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각종 부품의 수명이 길어집니다. 

 

타이어나 브레이크의 마모도 줄어들죠.  보통의 운전자라면 이정도만 해도 충분히 그 효과를 보는 겁니다.

 

게다가 정말로 빨리 달리려면 운전이 부드러워야 가능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하중이동의 속도는 차의 스펙에서 결정이 납니다.  휠베이스, 스프링 탄성계수, 댐퍼, 서스펜션

 

지오메트리, 무게중심 등 다양한 요소가 하중이동의 속도를 결정짓습니다. 

 

이렇게 정해진 차량 고유의 하중이동 속도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성능을 이끌어내려면 운전이 부드러워야만

 

가능합니니다.  하중이동의 속도보다 빠른 인풋(급조작)은 타이어에 충분한 하중(수직항력)이 걸리기 전에

 

트랙션 서클을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황이나 조건, 운전 스타일에 따라 거칠거나 


과격한 인풋을 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드러움이라는 기초가 바탕이 된 뒤에 때에 따라 과격하거나 거친 운전방법을 구사하는 것과

 

부드럽게 할 줄 몰라서 거칠게 조작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제 운전을 다듬어준 차들 이야기를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