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얼마간 이런저런 차량이 들어왔다 나가고...   대충타다가 보내드리고

또 들어왔다가 다시 가버리고 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차라는 물건에 대해 욕망은 여전하면서도 미처 관심을 가질

상황도 마음가짐도 안되어있었던것 같습니다.    이미 몇년 되었지만,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자영업을 시작하면서...  뭐 다들 아시죠 ㅎㅎ



요즘엔 그저 버스타는것보다 빠르고 편하면 그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정신없이 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골칫덩이 영감님이 저희집 차고에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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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정도로 기억하는데 E46을 타시던 부친께서 차가 너무 작다며 바꾼 차인데,  별 생각도 없이

함께 나갔다가  시운전한번 해보고 그대로 들고온 차입니다.    헌데 문제는 이차도 아주 작다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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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나 편의장비는 요즘 시각으로 보자면 그야말로 군용차 정도의 느낌이랄까... DVD나 MP3는 커녕...

트렁크에 자리한 고색창연한 CD체인저가 전부입니다.    아, 후방감지기는 달려있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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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리터 30벨브 V6엔진.  190마력정도 됩니다.   당시만해도 괜찮았던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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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이 차를 보유하는 의미의 절반이상은 4모션시스템입니다. 


솔직히 인수이후 지금까지 눈밭에서 몰았던 기억은 3~4번 정도인것 같습니다.      일종의 보험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평상시의 평범한 노면에서는 '이게 대체 무슨소용인가' 싶은게 사실입니다.


기름은 많이먹고, 엑셀반응은 둔해터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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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뒷모습입니다.    굳이 비슷한 크기를 찾는다면 요즘 나오는 베르나정도이겠습니다.  차가 아주 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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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서 지금의 저에게 있어서 차라는 물건은 주말에 애들태우고 나들이가거나 장을 보는 정도의

소용이 전부입니다.


날씨가 괜찮을때는 거의 자전거나 버스를 이용해서 출퇴근 하기 때문에,  그토록 좋아하던 차라는 물건을 통해서

얻던 즐거움이 점점 잊혀지고 있습니다.


저랑 와이프해서 2대 내지는 3대의 차량을 유지하고 있던 와중,  중고라지만 C클래스를 최근 구매한 부친께서

"애들태우고 다니는데 안전해야한다" 며 억지로 떠넘겨 버리셨네요.


이미 팔려고 해도 밸류가 없고, 찾는 사람도 없을테고.... 수리는 꾸준히 해온 차이니 처분하기가 좀 그렇고해서

가지고 있던 차들을 죄다 처분하고는 에라 모르겠다 가져오게 되었네요.


당연하게도 이전부터 많이 몰아본 차이기 때문에 장단점도 잘 알고 크게 매력이나 짜릿함이 없는 차란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차고에 집어넣어두니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차의 크기는 작지만 주행에는 상당한 묵직함이 있고, 기어비도 상당히 먼 느낌입니다.  



2.8리터 엔진에 4륜구동을 고려하더라도 시내연비 5~6킬로 ,  고속도로연비 9~10킬로는 그리 유쾌한 수치가 아니죠.

엔진룸도 제법 빡빡한 느낌이어서 정비사분들에게 미안할때가 있고 당시만해도 파사트보다 대형의 라인업은 없던때라

제법 신경써서 만든티도 없는건 아니지만 역시나 부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ㅎㅎㅎ




이 차의 장점은 익히 잘 알고 있지만,  주로 시내에서만 왔다갔다 하는 제 입장에서 크게 와닿는것은 없고 그저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혹시나 모를 사고에서 우리가족을 잘 지켜주겠구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   


차를 구석구석 열어봐도 일단 마감이나 도색이 너무나 꼼꼼하게 잘 되어있는데다, 섀시가 튼튼하고 잘 버틴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주행거리가 15만킬로에 달하지만, 아직까지는 크게 속썩인적도 없네요.   도어나 필러, 펜더등을

보면 정말 어지간히 굴러도 승객은 괜찮겠다 생각이 절로듭니다.



저희집은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세단외에 SUV등을 타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데 그렇기 때문에 AWD시스템에 대해선

무지했던것이 사실입니다.    


이 차에는 토르센방식의 상시4륜 시스템이 장비되어있는데,  잘 모르는 저로서도 느끼는것은 상시4륜과 전자클러치

방식은 조금 다르지 않나 생각합니다.    


웃긴것은,   부친께서 운용할때는 물론 저 역시도 눈이온다거나 예보되어있으면 아예 차를 가지고 나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일이란게 마음처럼 되는게 아니어서 우연히 급작스럽게 눈을 만날때도 있는데,  섬머타이어를 장착한

상태에서도 말도 안되는 급경사가 아니라면 다른차들이 팽이놀이를 하고 있을때도, 평소노면처럼 아주 당연하게

치고나갑니다.


물론 제동은 전혀 다른문제죠.  AWD차량이 눈길에서 잘 달린다고해서 제동까지 잘된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ㅎㅎ



앞서 언급한것처럼 지금까진 미쉐린 파일럿스포츠와 국산세단형 스포츠타이어를 주로 사용해왔는데,  폭설의

상황이 아니면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다닐 수 있었습니다.    엔진이나 미션쪽은 지속적인 점검을 받아왔기 때문에

별 걱정이 없는데,   자잘한 소모품류교체랑 디퍼렌셜오일 교체 등이 남아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차의 크기는 소형차 정도이지만 우리 네식구에게는 불편이 없고,  주행감이나 든든함은 상당히

좋은편이라,  앞으로 큰 문제가 없다면 한동안 더 타려고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올해쯤엔 한동안 잊고 지낼 수 밖에 없었던 달림쟁이(표현이 저렴해서 죄송합니다만,

제가 가끔 쓰는 표현입니다 ^^)의 혼을 달래주고 싶습니다.   


크게 좋은차도 필요없고 다룰 능력도 되지 않기 때문에,    집 바로 뒤에 위치한 북악스카이웨이를 적당히 슬렁슬렁

달릴 수 있는 아담하고 가볍고,  거기에 유지보수가 쉬운차면 아주 좋겠습니다.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뜬금없는 질문도 많을텐데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