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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북미형 e46 330i를 타다가 사정상 없애치우고 미국에서 시에나 XLE 트림을 가져와서 타고 있습니다.
가족과 같이 타기에는 너무 좋지만, 혼자 탈 일이 있을 때에는 너무 크고 부담이 되어 다시 상태좋은 e46 330i 혹은 e92 330i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기다리는 일에는 인내심이 별로 없습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마음에 쏙 드는 상태의 차량이 매물로 나오지를 않아요.
그러던 중에 평소 호기심이 있었던 CVT 경차나 한번 타볼까 생각이 들어 '중고차같은 중고 경차'를 천만원이나 주고 냅다 가져왔습니다. 학생일 때 잠시 앞집 옆집 윗집 몬스터들 과외해서 모은 돈으로 당시 500만원이 넘지 않는 '최고급 사치 풀옵션 티코'를 구입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중고 경차가 천만원이라니요...15년 전 일이니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이해 해야 하는 일인가요?
아무튼, 뭐 어마어마 합니다. 옵션이요. 경차에 선루프는 왠 말이며, TCS에 차선이탈방지와 차간거리 경보기, 핸들 열선까지 있네요. 경차도 티코같은 1세대에 비해서 덩치가 커지다 보니 주차를 위해 후방카메라도 달아준 것 같구요(?). 아무튼, 저한테는 사치스럽지만 편의를 위한 옵션이야 많아서 나쁠 건 없으니 좋습니다. 다만 뭔가 500만원짜리 차에 500만원어치 옵션을 단 것 같은 기분...
그런데요, 이거 뭔가 생각보다 차가 느낌이 괜찮네요. 빵빵한 출력은 없다지만 차가 가벼워서 그런지 굼뜨거나 '히이이잉~'하는 느낌 없이 경쾌하게 팍팍 나가주네요. 물론 뭐 고속으로 달릴 차는 아니지요. 시내에서 그냥 편히 왔다 갔다...330i를 들였으면 심심풀이로 가끔 마실이나 나갔을텐데, 경차는 시내에서도 재미있는 느낌입니다. 이제 사흘 탔는데 생각보다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경차가 이렇게 발전을 했었나요? 330i를 들여와도 경차를 내보낼 일은 생기지 않을 것 같아요. 또 다른 재미가 있네요. 한가지 아쉬운점은 이차는 75마력이라는데 북미형 98마력 1.4L 엔진을 달아더라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그러면 물론 더이상 경차가 아니었겠지만요.
한동안 심심했는데, 극도로 가벼운 차체 덕분에 요 몇일간 재미있습니다. 덕분에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330i 물건을 탐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그동안은 느끼지 못했는데 이 차를 타보니까 나름대로는 힘 좋고 가벼워 경쾌하다고 생각해서 좋아했던 330i가 무거운 차라는 느낌이 확 몰려옵니다. 시간이 꽤 지난 덕에 330i 느낌이 가물가물해서 그런가...

사실 저는 요즘경차보다 옛날 1세대 마티즈가 좋더라구요.
짧은 휠베이스, 가벼운 무게 덕분에... 브레이크성능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특히 3기통 엔진소리는 회전수가 올라갈수록 포르쉐의 그것을 떠올리게 만들더라구요ㅎㅎㅎ 묘한 거친느낌과, 급 맑아지는 엔진소리덕분에ㅎㅎ 눈만감으면 포르쉐입니다.
CVT변속기가 달린 넥스트 스파크를 몰아보면 의외로 잘나간다는게 확연히 느껴지더군요.
물론 고속도로에선 100km/h가 넘어가면서는 하체는 괜찮으나 가속이 조금 많이 버거워집니다만 적어도 도심지에선 제
때에 가속이 잘 되다보니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가속이 재빠른 미니쿠퍼를 몰고 복잡한 도심을 누비는 느낌도 들더군요.
개인적인 의견 입니다만... 요즘 경차는 절약이나 경제성 보다는 '프리미엄 경형 승용차'로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결국 차량의 크기라는게 작은 크기와 무게로 인한 경제성 보장 대신 개개인의 취향의 범주로 들어가게 된 것 이지요.

지금 보시는 e46 330과 비슷한 출력의 e46 325수동을 타고 있습니다.
출력과 무관하게.... 솔직히 경쾌한 차라는 생각은 예나 지금이나 들지 않구요..
그냥 의도하는 만큼 핸들링과 주행감이 잘 따라오는..... 큰 자동차 같습니다. (실내는 작은데 ;;)
경쾌함이 주는 운전재미라면 C준중형 중형 세그먼트 이하의 해치백이 더 나아 보입니다.
경차에 100마력 급 터보라면 아주 훌륭할거 같네요.
TA모닝에 1.0 터보가 올라가지 않았나요? 스펙만 보면 참 재미날거 같습니다 ㅎㅎ
지금이야 중고밖에 없기에, 내구성만 보장된다면 타기 좋을 듯 하네요.
틴팅 작업을 맡기면서 샵 사장님의 2세대 마티즈를 잠깐 몰고다녔는데, 짧게나마 굉장히 재밌게 타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밟으면 밟는대로 팍팍 튀어나가고, 꺾으면 꺾는대로 휙휙 돌아나가는 몸놀림이 너무 재미있어서 입가에 미소가 절로 피어나더군요. 둔중한 제차로는 꿈도 꿀 수 없는 감각이었습니다. 한번도 타본적이 없지만 미스터빈이 타고 다녔던 로버 미니가 선사했다는 '재미'가 바로 이런 종류가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아, 참고로 그 차는 뒷좌석을 탈거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더 가볍고 날렵했을지도...^^
올뉴마티즈 타고 인제트랙에도 다녀왔습니다 ㅎㅎ
출력의 목마름도 있지만 나름 재미있는 차는 확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