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스코틀랜드까지 달리다 4-마지막>

 

 

저희 가족은 어느덧 영국 거의 최북단까지 올라왔습니다.

 

Wick

지도상에는 중소도시로 나와 있었지만 막상 이곳 까지 올라와 보니 관광객이 많지 않은지 숙소가 마땅치 않더군요. 전날 밤 네비게이션에서 안내하는 몇 개 되지 않는 모든? 호텔에 가보았는데 너무나 너무나 오래되고 후져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네비게이션에 검색되는 숙소로 보았을 때 주변 다른 마을이나 도시는 더 가망이 없었습니다.

 

그냥 차에서 잘까 싶다가도

 

주말 저녁이어서 인지 술먹고 큰소리로 떠들며 돌아다니는 젊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동양인인데다가 외지에서 왔고 시골에 흔치 않아 튀는 저희 차는 표적이 되기에 쉽상 이겠다 싶어 좀 무섭더군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다행히도 정갈한 호텔을 찾아 편히 쉴 수 있었는데,

아기를 데리고 여행하는 저희를 위해 배려를 많이 해주어 좋은 기억이 많이 남는 시골호텔이었습니다. (Mackays hotel-Wick)

 

아침에 일어나서 않고 부랴부랴 아침식사를 하러 내려갔는데 아기 의자부터 저희 가족을 위해 미리 저희 자리를 세팅해 놓고 기다리고 있어 감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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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ish Breakfast

언제나 그렇듯 맛있어 보이지만 짜고 뭐 그냥..

특이하게 Black pudding 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스코틀랜드식 순대였습니다. 맛도 순대랑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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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 놀이를 정말 좋아하는 큰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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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로비에 있던 곰인형과 즐겁게 노는 작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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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많은 큰아이는 작은아이 사진 찍어주니 아예 곰을 통째로 가져가려고(초 장거리 여행인데도 아이들의 컨디션이 좋아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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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ck 시내

 

런던도 그렇지만 영국 사람들은 주차시 주행 방향을 별로 상관 안하는 듯 합니다. (아니 그렇게 해도 되나 봅니다.)

어디를 가봐도 우리나라처럼 노란색 중앙선도 없고(그냥 흰색 점선) 아무 곳에서나 유턴하고 역주행 방향으로 주차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듯 보였습니다. 런던 시내에서는 엄청 복잡한데 역 주행으로 넘어와서 평행 주차한답시고 넣었다 뺐다 하며 길 다 막고 있는 차들도 엄청 많습니다. 또 사진과 같이 역으로 세워져 있는 차들을 보면 갑자기 엄청 햇갈릴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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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Debit card를 사용해서 현금이 거의 필요 없었지만, 푼돈이 조금씩 필요해 돈을 조금 뽑았는데 아니 처음 보는 돈이 나오는 겁니다. 깜짝~

알고 보니 스코틀랜드 독자적인 화폐더군요. 은행마다 화폐가 다르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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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도 썼었지만 이름 없는 주유소와 대부분이었고 또 주유소 자체도 많이 보이지 않아 어떤 날은 하루 종일 달려도 주유소를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 큰 주유소를 볼 때마다 무조건 가득 주유해야 했습니다.(중간중간 쉬거나 식사 때 히터를 위한 긴 공회전으로 연비도 별로였었습니다.)

런던에서는 Tesco 주유소는 저렴한 이미지라 한번도 가보지 않았었는데, 이곳에서 만난 Tesco는 어찌나 반갑던지..(가솔린, 디젤 모두 일반유만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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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공기압도 다시 한번 확인해보고

(동전을 넣으면 워셔액과 에어를 쓸수 있는 기계 공기압체크와 보충은 400원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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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t tyre monitor 센서를 다시 리셋 해봅니다. 장거리 여행시 마음을 든든하게 해주는 장비중 하나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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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해 (North Sea)를 바라보며 영국 최북단을 향해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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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최북단..(저 바다 멀리 오크니 섬(Orkney isles)이 최북단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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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이 세세한 루트를 잘 잡아 주지만 역시나 종이 지도 가 현재 위치 파악하고 전체 루트를 계획하고 파악 하기에는 더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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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그레이트 브리튼의 북쪽 해안을 따라 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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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북단인데도 불구하고 날씨는 더 좋았고 최근에 눈 내린 흔적조차 없습니다. 요즘 이상기온으로 자주 눈이 오고 추웠던 런던보다 오히려 더 따뜻하더군요. (영상 5도 정도)

 

 

 

차에서 점심을 준비하는데 갑자기 양 한 마리가 길 건너편에서 건너와 저희를 계속 주시하더군요.

한참을 보더니 (저는 혹시 차에 달려들진 않겠지?하는 걱정^^;;) 다시 길을 건너가더군요.

돌아가자 도로 아래쪽에서 줄줄이 친구들이 나와 종종종 가던 길을 가던 귀여운 양들이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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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들이나 소 말을 방목하는데 특별히 펜스가 없었습니다. 달리다 보면 도로가에 엎드려 있는 양들이 참 많아 운전하는데 압박이더군요. 차가 달려오는데 무턱대고 무단횡단 하는 양도 많아 코너 돌 때마다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운전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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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필수품 고무매트

여행시 아기가 흘리고 쏟는 음식물, 음료수, 흙 모래, 진흙 등등으로부터 실내오염을 줄여 줄 고무매트 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것은 BMW 순정액세서리로 비싸기는 하지만 냄새도 전혀 안나고 밀리지도 않아 저희 여행의 필수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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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휴게소에서 구입한 유리세정 티슈인데 윈드쉴드 안쪽 김서림도 방지하고 닦은 자국이 남지 않아 야간 운전시 너무나 만족했던 티슈.

 

 

 

간간히 나오기는 했지만 이제 정말 끝도 없이 이어지는 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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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도시에서 소도시 연결하는 메인 도로가 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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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점점 어두워 지니 이것저것 걱정이 되더군요.

대부분의 도로에서 불통이었던 휴대폰 떄문에 더 걱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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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지나가는 차들도 거의 없고 너무나 황무지 같은 곳이어서 혹시 차에 문제가 생기면 정말 큰일나겠다 싶었습니다.

 

 

노면 상태도 너무나 안 좋았고, 도로 한복판에 엎드려 있는 양들과 갑자기 달려드는 토끼, 쥐들

 

 

세번의 급브레이크

코너를 돌고나니 도로 한복판에 떡하니 서있는 사슴? 순록? 정확히 어떤 종류인지는 모르겠으나 뿔이 크고 덩치가 경차 차만하더군요.. 정말 간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세번이나 그러한 동물을 만났습니다.P1050194.JPG

(사진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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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는 외길,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큰 동물들.. 우리를 잡아먹을 것 같은 짙은 어두움.. 너무 외진 곳 까지 왔구나 하는 후회와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어두움이 너무나 무서워서 쉴 수도 없었습니다. 차를 세우면 뭔가가 우리에게 달려들 것만 같았고 트렁크에 뭔가를 꺼내려 차 밖으로 나가보면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에 어둠에 잡혀먹을 듯 무서웠었습니다. 그러한 길을 그날 밤새 약 300km를 달렸습니다. 운전하면서 300km 3000km 처럼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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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시골 마을 뒷길도 아니고 이런 길이 다 있다니 ㅠㅠ 정말 황당했습니다. 지도에 빨간색을 굵게 그려져 있는 도로인데..

정말 끝도 없이 아무것도 안보이는 구불구불거리고 덜컹거리는 길을 견디다 못한 아이들은 짜증내기 시작했고 와이프는 멀미를 호소했고, 저 역시 눈알이 빠질 것 같이 피곤했습니다. 심지어 그 와중에 큰아이는 차라리? 자기가 운전하겠다고 죽어라 떼를 쓰고..

 

정말 정말 순간이동으로 그냥 런던에 돌아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달려갔습니다.(화장실도 못갔습니다.)

 

 

 

돌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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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이 있는 길이 잠시 나오는가 싶더니만 다시 이어지는 외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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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몇 시간을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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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경치는 정말 끝내주지만 왕복2차선 도로를 만나도 길이 워낙 좁아 운전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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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churn Castle 앞에서 마지막 저녁을 해먹습니다.

(사진 자세히 보시면 호수 가운데 폐허로 남은 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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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을 때마다 실내는 완전 난장판에 짐이 주체가 안되더군요.. 루프박스만 있었더라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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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자동으로 작동되는 M스포츠 시트는 탄탄하고 적당히 잘 잡아주고 작동 범위가 넓어 원하는 포지션도 잘 만들어 주지만 요추 받침대가 없어 초 장거리 운전시에 약간 불편했습니다. (기본형이라 없는지 원래 스포츠 시트에 없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틈만 나면 운전석으로 넘어와 아빠 하는 행동 따라 하는 큰아이

지도를 보고 루트 연구후 네비게이션 설정~

항상 저의 모습과 말투 행동을 따라하는 아이들을 보면 뜨끔뜨끔 하면서 행동 잘 해야겠다 싶을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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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스고를 통해 런던행 고속도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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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들을 보면 곳곳의 차폭등등 조명이 참 깨끗하고 밝게 들어와 주변 차량들이 트럭을 인지하기 쉽게 잘 관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은 너무 어둡게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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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적산거리계 10000 마일을 넘겼습니다.^^;;

60~80마일 정도 정속 주행을 하니 주행가능거리 846마일 (1353km)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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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후 10000마일 주행 후 머플러 파이프 안쪽을 물티슈로 우연히 닦아보게 되었는데 검은 검댕이 거의 묻어 나오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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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520d 수동은

시속 100km정도에서 rpm 6단 약1750정도 인데, 연비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운전 편의성으로는 시속 100정도에서는 5단이 적당한 느낌이고 6단은 110이상에서 넣어야 딱 맞다는 느낌입니다. 기어비가 어떤지 모르겠네요- 고속도로가 평지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시속 100km에서 6단은 한단 높게 넣고 달리는 느낌입니다.

그렇지만 110 이후에서의 6단 주행은 악셀 페달을 지긋히 밟는 것만으로도 다운시프트 없이 200 이상까지 쉽고 빠르게 끌어 올려 확실히 국산 2.5급 가솔린 차량보다 더 빠르고 편하게 운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520d.. 배기량이 5시리즈 중 제일 작은 엔트리 급 모델이고 고알피엠이 아쉬운 디젤엔진이지만 제 수준에 힘 적당하고 초 장거리 여행에서도 연료비 전혀 부담 안되고, 수동의 재미까지 갖춘 두루두루 만족스러운 차입니다.(저희에게 아직도 과분한 차이지요) ^^ 더군다나 이것저것 세금, 주차비 혜택까지..

 

어쨌든..

 

글래스고 에서부터 약 800여 km의 고속도로 운전.. 엄청 피곤했습니다. 몸이 작년하고 또 다르네요^^;;

 

길고 긴 여정 끝에 런던에 안전하고 건강하게 잘 도착하였습니다.

(계획보다 하루 늦게 도착하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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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3.5마일 (2773.6km)

38시간 20분 운전

13시간 35분 공회전 (식사, 휴식시 히터를 위한 공회전)

평균연비 16.6km/L

 

(긴 공회전과 끝도 없이 기어가던 외길과 산길들로 평균연비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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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에 남은 소금들...ㅠㅠ 윽 세차..

 

 

 

 

 

우연히 발견한 '드림루트'라는 책에서 시작된 스코틀랜드 여행.....

 

 

그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여행이었지만 너무나 소중하고 값진 여행이었습니다.

 

 

 

 

 

 

긴 연재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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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 수민 현준 서준 2010 2월 런던 스코틀랜드 1733.5마일을 달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