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부터 서울시내 대로변에서도 심심치 않게
들고양이 사체를 볼 수 있게 됬습니다.
지방 국도나 고속도로변에서는 너구리, 삵, 청솔모 등
다양한 소형동물을 비롯 심지어 사슴이나 노루 같은 대형 동물들도
빈번한 교통사고의 피해자가 된다는 군요.

모 대학에서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전국 고속도로에서
신고된 로드킬 수만 3천건이 넘는데..어디까지나 '신고'된 건수이므로
별반 현실성이 없는 데이터라고 봅니다.

늘어만 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도로교통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나 이를 사용하는 인간들 스스로 너무나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는 듯 하여
걱정스럽습니다.

언젠가 동호인 모임에서 위의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럴 돈이 있으면 먼저 스쿨존을 비롯 보행자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즉, 인간부터 보호해야 함이 옳은 것이 아닌가 라는 문제로
설전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위와 같은
인간우선주의에서 발현하는 윤리체계로 현 사태를 해결하고자 할 때
분명 이는 한계를 갖을 수 밖에 없다는 점 입니다.

실제로, 상당수의 운전자들은 위 문제에 대하여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점 입니다.
심한 경우 로드킬의 피의자(?)가 되면, 오히려 재수없다고 분노하며
자신의 차가 손상된 것에 더더욱 울분을 참지 못하곤 합니다

이젠 그저 소수의 문제로 보기에 너무나도 많은 개체수가
로드킬의 피해대상이 되고 있으며...기타 밀렵, 난개발 등으로 인하여
더더욱 그네들의 생존은 어려워지고 급기야 이제는 생태계 자체의
존립의 문제까지 고려해야 할 시점임에도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 입니다.

중앙정부의 주관부처와 지방 정부는 로드킬을 방재하기 위한 예산 편성에서부터
떠넘기기에 바쁘고 지금까지 나온 대책이래봐야 동물 통행 전용 수로 등을
도로변에 신설하는 수준 입니다만... 동물은 웬간하지 않고선 다니던 길을
바꾸지 않습니다.. 오히려 도로변에 동물이 넘을 수 없는 펜스를 설치하고
따로 다닐 길을 마련해줘야 지요.

자동차 매니아로서 한편으로 위와 같은 문제에 크게 신경쓰지 못했던 점
안타깝고 부끄럽습니다. 또한 저 스스로 차의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로워링을 하고 인치업을 했던 일 또한 좀더 그네들에게 위협적인 무기가 될 수 있음을
오늘 새삼 알았구요.. - 소형 동물들의 경우 치어죽는 경우보다 차 밑으로 끌려들어가
죽는 경우가 많답니다 일반적인 차고의 차량의 경우 밑에서 웅크리고 살 수 있는
경우의 수가 그나마 있는 반면에 차고가 상당수준 낮추어진 상태의 경우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가 있다는 군요

어느날 그 길에서...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습니다.
88고속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을 뻔한 삵을 구해 치료하고 방생하였으나
결국 사고 지역 주변에서 다시금 로드킬 된 사연을 비롯 ..
다양한 야생동물 들의 피해사례를 담고 있는데..

분명 우리 운전자들의 노력과 자성으로 어느정도는 개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하다못해 심야 시간대 한적한 국도변을 달릴때라면
주기적으로 경적이라도 울려서 동물들이 감지하게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부디 정부는 보다 현실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고
운전자들은 공존이라는 개념에 대하여 보다 심도있게 고민해볼 수 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