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bum란의 [뻘짓과 열정 사이]라는 글에 이어진 후기입니다.

'고생바가지 거래'라는 제목을 쓰고 싶었으나 이런 경험도 아름답다 생각하기에~ ㅋㅋㅋㅋ

 

 

제 휠 구매자를 1, 제가 살 휠 판매자를 2으로 번호표기 하겠습니다.

 

우선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제 휠을 중고로 팔고, 다른 휠을 중고로 사는 과정입니다.

1번에게 제 휠을 넘기면서 순정 휠을 대품 받고,

받은 순정 휠은 2번에게 주고 2번 휠을 가져오는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만들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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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이 (그것도 토요일)저녁시간을 넘겨 저희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슬슬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실물보고 바로 OK는 했는데 교환할 장소 섭외가 안 되었습니다. 무작정 일단 한 바퀴 돌아봅니다.

아~ 긴급 출동하는 공업사에서 한 줄기 찬란한 빛이 새어 나옵니다.

까탈스러운 사장에게 빌다시피 하여 리프트에 차를 올렸습니다.

 

정말 멍청하죠. 제 차에 빅 브레이크 작업이 되어 있다는 것을 간과함..

12인치 로터에 크기도 좀 있는 캘리퍼까지.. 저도 참 어지간히 단순합니다.

사실 1번도 보자마자 저 정도면 순정휠 들어갈 걸요~ 하고 거들긴 했답니다.

보나마나 뻔하게도 장착 불가입니다. 그냥 원복해주세요..

 

이를 어쩐담.. 여분의 휠은 없고, 지인들도 같은 규격 전혀 없고..

2번까지 모두 모여 한자리에서 교환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2번 거주지가 대구이기에..

 

궁여지책으로 이 방법 밖엔 없었습니다.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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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1번이 전용 복스알을 분실한 락너트까지 걸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17미리 복스알은 맞는다더군요. 

그래서 복스알만 구해서 우리가 직접 작업하기로 합니다. 17, 17미리..

공업사에선 공구 대여 절대 안 해줄테고 또 잔머리를 굴려봅니다.

 

일단 보험회사를 연결하여 렉카와의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당연히 이런 일에 도움을 받는 건 안 된다고 생각했고, 이런 일을 도와줄 기사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17미리 복스알만 잠깐 쓸 수 있을지를 정중히 부탁해봤습니다.

음성만 들어도 매우 친절한 기사분이 자초지종을 자꾸 물으십니다.

이만저만 해서 이럴 계획에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일단 오신답니다.

(제가 봤을 땐 신고가 접수됐으니 출동의 의무도 있겠고, 견인 건 등으로 돌려 수당을 받기 위함으로 판단)

뭐 맘대로 하시고 어쨌던 간에 잭키와 임팩트까지 동원 된다면 완전 감사!!

 

그렇게 저희 집 지하주차장으로 두 대의 렉카가 도착합니다. 덩달아 경비 아저씨들 총출동하심..

어렵사리 싣고 온 벽돌과, 그토록 간절했던 잭키와 임팩트로 후딱 1번의 순정 휠을 떼어냅니다.

도움이 없었더라면 OVM 공구로 쌩노가다 했겠죠.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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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함은 잠시 뒤로 하고 일단 싣고 봅니다. ^^

 

초면에, 그것도 일체형 차량을 남의 집 주차장에 저렇게 해놓는다는 건 참 실례되는 일이었지만

1번 친구 알고 보니 저보다 한 살 아래(한 다리 걸치면 다 알 정도)인 동네 주민이더군요.

물론 무엇보다도 본인이 원했고 적극 동의했기에~

1번의 동행한 친구까지 포함하여 야식도 사주고, 당구도 한 겜 싸주고(말로만 듣던 접대 당구..) 왔습니다.

혹시 모를 사고(누가 건드려 주저앉아 있다거나)를 대비하여 운행하지 않는 저희 다른 차를 옆에 세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공장행'이라는 쪽지와 함께~

 

그리고는 몇 시간 못 자고 새벽같이 2번을 만나러 대구로 쏩니다~ 부아아앙!!

차들의 출력이 평균적으로 높아지긴 했나 봅니다.

중부내륙을 미친듯이 쏘는데 비슷하게 달리려는 차를 몇 대 상대했습니다.

떼어내기 쉽지 않았다는 것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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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보여드리면 다음에 재미없으니까 요롷게 살짝만~ '2.0' 제품입니다. ㅋㅋ ^^

 

이 쌩고생을 보상이라도 하듯 매우 고운 자태로 이쁘게 놓여 있더군요. @.@

사실 신품이나 다름없는 물건입니다. 사용이력을 알기에~

그렇게 순정휠을 내던지듯이 주고는, 팔아야 할 휠을 다시 싣고 돌아왔습니다.

다크서클은 턱까지 내려와 있었고 볼살은 스크림..

그 렉카 기사분이 역순으로 장착할 때 지원하겠다고 하셔서 거래는 이렇게 모두 끝나게 되었답니다.

이 복잡하고도 어렵고 힘든 상황들은 모두 정리되고, 덩그러니 벽돌만 남았군요.

 

 

아무리 극한주행을 했지만서도,

고양시-대구광역시 왕복 주행거리 650km에 유류비만 딱 15만원 빨렸습니다.

리터당 1950원, 8.4km/l 정도로 계산되네요. 1.6 수동 흡/배기 입니다.. ㅜㅜ

 

이런 경험 다시는 없겠죠~ 없었음 좋겠습니다~그래도 무척 아름다운 밤입니다~

제 추진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 짝! 짝!

설마 이런 모든 악조건에 도전장 내실 분 계실까요?

 

참, 아랫집 아저씨가 A8 G20 차량으로 바꾸셨던데 그럼 방탄인가요? 문콕에도 좀 강하려나요?

참 뜬금없네요. ㅋㅋㅋㅋ

 

 

 

_Soulc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