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쯤일겁니다.

그 때 자동차동호회 달구지 멤버들끼리 양수리-서종으로 그룹드라이브를 갔습니다.
비가 조금 내렸구요. 와이퍼를 2단 정도로 움직이면서 가고 있었습니다. 제가 제일 후미였어요. 그런데.. 웬지 계기판이 (1.6 모델은 LCD였죠.) 좀 어둡다고 느껴지더군요. 엥.. 이게 왜이래.. 싶더니.. 와이퍼가 느리게 돌기 시작하는 겁니다. 앗! 싶더군요. 제일 후미라 혼자 쳐저버리면 아무런 도움도 못 받을 것이라는 걱정이 들면서 판단이 섰습니다. 급격히 가속을 하여 모든 일행차를 추월하며 앞으로 가서 선두차 오른쪽으로 갓길로 위험등을 키면서 섰습니다. 왜.. 서종에서 가평으로 넘어가 경춘가도로 넘어가는 다리 (신청평대교인가요?) 건너기 직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일행들이.. 제가 반대편에서 오는 차를 막아주는 것으로 생각하며 다들 좌회전해서 다리를 건너 가버린 겁니다. -ㅁ-;;  아연해져서 이를 어째? 하고 있는데 일행들이 돌아왔습니다. 뭔데 뭔데? 하고 .. 알터네이터가 사망한 것 같다고 진단을 하고 어쩔까 했더니 일행중에 쏘나타2골드 타시던 형이 배터리 갈려고 사서 트렁크에 넣고 다니던게 있는데 쓸래? 하면서 배터리 갈고 에어컨 안 키고 라이트 안키고 다른 차 뒤에 졸졸 따라서 서울까지 왔던 기억이 납니다.

더 재미있던 일은 그 쏘2도 오는 길에 심하게 엔진부조를 했거든요? 그런데 마침 제 엘란트라 1.6에 쓰려고 점화케이블 사서 싣고 다니던 게 있어서 끼웠더니 귀신같이 해결. 그날 그 형과 저는 서로 같이 안 갔다면 큰 고생할 뻔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