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도 아니요  택시도 아닙니다..

바로 짚차 입니다.

결국은 잡지 못했지만 도망간 차 때문에 쩐 마이(내 돈은 아니지만) 깨졌습니다..

85년 어느 여름날...

강원도 원통에서 생긴 사건 입니다.

병기 중대 1호차를 몰았었는데..

일명 K-100 짚차 였습니다...

배기량 3천시시 직렬 6기통 이였죠..^^

기어도 3단 밖에 되지 않아서 자주 변속할 필요가 없었지요..

기어비도 워낙 숏 이라... 3단 160 이면 거의 퓨얼컷 까지 갔던걸로

기억합니다..


특이 한 것은 주차 브레이크가 풋 방식 인데...정말 성능 꽝 이였습니다..

가끔 풀리기도 하고 아무리 발로 세게 밟아도 오르막에 주차 할때는 밀릴때가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일요일 오후...

근처에 사시는 인사계가 차를 가지고 오라고 했습니다...

인사계 집은 부대앞에 깔끄막에 사셨습니다..

차를 몰고 인사계집 앞에 세우면서 집안을 쳐다 보니..

인사계가 무거운 짐을 옮기고 계셨습니다...

군인 정신에 투철 해서 인지... 빨리 저 짐을 내가 옮겨야 군생활이 편하겠다고

생각 하고...바로 주차 브레이크를 발로 밟고 총알 같이 튀어 내려서 인사계 한테

달려 갔습니다..

“ 인사계님~ 제가 들겠습니다..”

“ 응~ 왔나?  그런데 차는 어디 있노?”

“ 차는 바로 저기.......”

대문쪽을 쳐다 보았습니다...

없습니다... 차가..... 분명이 근방 차에서 내렸는데...그리고 주위에 개미 쌔끼 한 마리도

없었는데.....

나와 인사계는 눈썹이 휘날리게 달려 나갔습니다...

깔끄막 위 아래 쳐다 봐도 차가 없어졌습니다...

“ 아니 차가 어디로 사라 졌지? 이런 제기랄~~”

“ 야~ 분명이 차 타고 왔나?”

“ 그러믄요... 여기에 딱! 세우고 주차브레이크를 꽉 밟아 놓았는데..”

“ 야~~ 저기 가는 것이 니차 아이가?”

인사계가 가르킨곳은 옥수수 밭 이였습니다..

가만히 보니 내 키보다 더 큰 옥수수가 넘어져서 길이 나 있었고..

아직도 길을닦고 있는 놈은 다른 아닌 내차 였습니다...

“ 이런 쓰벌~ 주차 브레이크가 풀렸구나...야~~~ 거기서...”

새로난 길로 나와 인사계는 정말 뒈져라고 뛰었습니다...

조금만 더 계속 내려 가면 큰길이 나오고 큰길을 뛰어 넘으면

백담사에서 내려오는 수십미터 낭떠러지 천인데...큰일 났습니다...

눈앞이 캄캄 했습니다...과연 이 속도로 달려서 저 차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어쨌든 내리막이라서 달리기는 쉬웠지만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길을 내고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췄습니다...

“ 야~ 드디어 섰다....”

우리 둘은 더 힘을 내서 차에게로 달려 갔습니다...

다행히 밭둑에 앞범퍼가 쳐 박혀서 게임이 끝났습니다...

밭둑이 조금만 낮았다면....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 더 이상 옥수수 나무를 쓰러 뜨리면 안돼니 그대로 빠구 해라...”

“ 네~ 알겠습니다...”

4륜 기어 넣고 흐물흐물한 새로 난 길을 후진으로 올라 왔습니다..

역시 4륜이 쵝오....

어디서 소문을 들었는지... 동네 사람들 모여 있습니다...

“ 아이고 곧 옥수수 딸것인디... 어떡카면 조와....”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대충 쓰러진 옥수수 밭을 보니 약 50미터 정도 되었습니다...



그후 부대앞 가게에서 들은 소문에는 옥수수값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 했답니다...

그뒤로 주차 브레이크 올리기(밟기) 가 겁났습니다...

이미 새걸로 바꿨는데도 언제 또 풀릴지 몰라서

항시 시동 끄고 1단 기어 넣어두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여러분들도 너무 주차 브레이크를 믿지 마십시요...


-장가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