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 주변을 둘러싼 많은 부분에서 확신에 가까웠던 일들이 생각 외의 결과를 불러와서 스스로를 압박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게시판 글을 읽는 것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하여 지난 토요일 새벽 무거운 마음을 털어버리고자 무작정 차를 끌고 나왔습니다. 사는곳은 대전 노은동입니다.
당연 달리기 좋은 세종시를 향해 악셀을 비벼댑니다.

X80~90이 되어갑니다. 깊디깊은 노면의 굴곡과 굽이치는 고속코너링, 제 부족한 간튜닝 더하기 승차감 위주의 타이어로 고속 언더와 씨름을 합니다.

저는 솔직히 투어링을 목적으로 나왔는데, 어느 순간 전투 중이었네요. 그순간, 검은색 투스카니가 대략 y50의 속도로 저를 비껴갑니다. 라인이 엄청 타이트하면서도 매끄럽습니다. 그 시원한 질주가 부러우면서도 허탈했습니다.

그 차주분은 고민없이 시원하게 달리시는 것 같아 스스로와 비교되어서 더 청량해보이시더군요.

참 헛헛한 경험이었습니다. 머리를 식히고자 나갔지만.
스스로는 원치않는, 또 의미없는 사투를 벌일 때 옆으로 의연하게 가던 투스카니의 모습 . . .

헛헛하다는 표현이 이렇게 쓰이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