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블로그에 쓴 글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라 평어체로 되어있는 부분 양해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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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시 마을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타는 정류장은 마을버스의 회차점이기도 해서 탑승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일부는 좁은 앞문으로의 승차를 기다리지 못하고 뒷문으로 올라타기도 한다.

뒷문으로 탑승하려면 내리는 사람이 다 내린 후 올라타는게 정상이다. 그런데 내리는 문이 타는 문보다 더 넓어 두 줄로 나란히 내리는게 가능하다 보니, 다 내리지도 않았는데 밀고 올라타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내리는 두 줄 중 짧은 쪽 줄에 사람이 몇 명 안남게 되면 그 쪽 줄로 밀고 올라와버리는 것이다. 때문에 마지막 몇 명은 긴 쪽 줄로 비켜서 내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 뒷문으로 타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몰지각하게 행동하는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오늘도 여느 때처럼 버스에서 내리고 있었다. 나는 오른쪽 줄이었는데 내 바로 앞 사람이 카드가 잘 안찍히는지 두어번 반복하다가 안되자 그 자리에서 주춤했고, 내가 먼저 카드를 찍었다. 그러는 사이 왼쪽 줄 사람들은 다 내렸고, 나는 카드 못찍은 그 사람을 피해 왼쪽줄로 옮겨탔다. 그런데 그 때, 바깥에서 기다리던 사람이 돌진하다시피 올라타기 시작했다. 아마 왼쪽 줄에 서 있던 사람이 다 내린 것까지만 확인했고, 왼쪽 줄로 방향을 튼 나를 보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 사람이 한 발 쯤 올라 타는 순간과 내가 왼쪽줄로 바꿔서 한 발을 내딛는 순간, 내 왼쪽 무릎과 그 사람의 손/팔 부분이 부딪혔다. 거의 니킥 비슷하게 된 셈이다. 그 사람 손에 들고있던 핸드폰은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그 사람은 나한테 죄송하다고 했고 나는 그냥 가던 길을 갔다. 본의 아니게 니킥을 날린 꼴이 되었는데, 솔직히 속이 다 후련했다.


버스의 뒷문 승차는 원칙적으로 안되는 것이다. 물론, 빠른 승하차 등의 편의를 위해 운전 기사의 재량으로 어느 정도 융통성을 발휘할 수는 있다. 때문에 어떤 상황이더라도 무리를 해서는 안되며, 승객들이 완전히 내린 후 올라타야 한다는 것 정도는 상식선에서 판단되어질 수 있는 부분이다.


고작 몇 초를 참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올라타려고 틈을 노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간발의 차이로 닿지 않는 먹이를 눈앞에 두고 안절부절 못하는 동물들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앉아서 갈 자리를 맡기 위해 그러는 것 같은데, 정상적으로 줄을 서서 탑승하는 앞문 승차 줄을 포기했으면 좌석은 앞문 승차자들에게 우선권이 있다고 생각하는게 양심적인 자세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