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s
자동차들이 컴퓨터가 된지는 사실 꽤 되었습니다.
자동차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스캐너가 필요하고,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할 수 있고 그 소프트웨어 내 자동차의 정비 주기도 알 수 있죠.
자동차가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는 편리함과, 시간이 지나면서 사용자들이 차 안에서 원하는 편리함을 위해서는 자동차 내에 전자기기들을 설치하여 다 제어를 해주고 편의사항을 제공해주는건 어찌보면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저는 이 사실들을 전부 인지하고 수긍하고 있었지만 저번 달에 신형 '17 메르세르데스 벤츠 E 클래스를 운전한 뒤 단 한가지의 자동차 부품의 전자화는 불편하고 되게 낯설덜군요.
바로 전자식 계기판입니다.
차 내에서 고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이용하여 네비게이션으로 원하는 목적지 까지 안내를 받고, 원하는 음악을 즐기는 점은 매우 만족하지만 신형 '17 메르세르데스 벤츠 E 클래스에 들어가 있는 고 해상도 전자식 계기판은 뭐랄까..
20세기 마지막 경에 사람들이 상상하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랄까? 그런 익숙하지 않고 뭔가 올바르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속도계 바늘, RPM 바늘, 엔진 온도 바늘, 그리고 연료 바늘 처럼 각종 바늘들은 실제로 계기판에 존재하여 올라가고 내려가는게 올바른 정답인것처럼 느껴져서 그런걸까요?
제가 자동차 의외에 시계에도 큰 관심을 가져서 그런걸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최소한 바늘이 필요한 계기판은 아날로그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원합니다).

거기에 익숙해서인지 단순해 보이는게 믿음직스러워보여서인지 알쏭달쏭 합니다.
꽤나 오래전 차량 까지 포함해서 바늘도 (처리방식이) 디지털 입니다. Wheel speed 를 읽어 해당값에 맞는 부분을 모터로 표시해줄 뿐 입니다. 단지 사람에게 값을 보여줄때 아날로그 방식으로 보여주냐 정량적인 수치로 보여주냐의 차이가 있지요. LCD가 현재는 비싸지만 나중엔 LCD가 훨씬 싸서 바늘 게이지는 고급 차량에서나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전자식 계기판은 개인적으로 아주 촌스럽다는 선입견이 있어요
어릴 적 르망? 에스페로? 이 차들의 계기판을 보고 굉장히 기괴하여 경악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서요...
시대가 발전하고 아무리 세련된 디자인의 디지털 속도 계기판이 나와도, 90년대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드라이빙의 흥을 다 깨버릴 것 같고 말이죠
그란투리스모나 포르자, 심지어 오락실 이니셜D만 봐도 표시장치는 다 바늘이잖아요ㅎㅎ
벤츠에 디지털 계기판은 더더욱......옛날 대우차의 기억 때문일까요.... 저는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어제 저도 S클래스 계기판을 처음으로 접해보고.. 예전 c63AMG 아날로그 계기판의 그 감성이 1도 없어서 정말 이건 아니다 싶은 느낌이였습니다.
뭐랄까... 아직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계기판도 커스터마이징 할수 있게끔 테마가 나와 사용자의 취향에 맞출 수 있을정도까지 되겠지만 도트가 내뿜는 빛이 플라스틱 물체가 움직이는 정도의 감성까진 표현이 안될꺼라 서글퍼집니다..
각종 기어류가 sms도 표시해주고 헬스기능도 되어 편리해졌지만 아무리 클래식한 페이스를 입혀도 바늘이 달린 오토매틱시계의 그것을 따라갈 수 없는 것처럼...
근데 첨보면 신기하긴 해요 ㅋㅋ

이미 오래전부터 Bentley, RR, AMG, Porsche 등 유럽 하이엔드차량의 실내에 첨단? 디지털시계 대신 명품 아날로그시계가 떡하니 박혀있는것을 보면 조만간 '감성'이란 이유로 계기판도 다시 실물로 부활할 지도 모르겠죠.
수만가지 이상의 시계 패이스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애플와치가 출시된지도 이미 한참 지났지만...아무리 용써봐도 고가의 유럽 명품시계시장을 대체하지 못하는 것만 봐도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