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어체를 쓰지 못한점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2006년 9월 제대를 앞두고 말년 휴가를 나와 계약했던 내 생애 첫차 아반떼HD.

 

베타 2.0의 심장을 가진 끝물의 투스카니2.0, 아반떼XD RACING, 그리고 가장 신형이었던 아반떼HD 2.0

 

이렇게 세 대의 차량이 물망에 올랐었다.

 

개인적으로 문 4개에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아반떼XD RACING을 원했는데 하필 단종된 직후라 계약을 할 수 없었다.

 

2도어 쿠페는 조금 무리다 싶고 그래서 계약하게 된 아반떼HD 2.0.

 

2.0 베타엔진에 수동기어라는 희소성 덕에 두달여를 기다려 차를 받게 되었다.

 

차를 받은 그날 번호판을 달고 가게된 첫 목적지는 장안동 인치바이인치...

 

바로 17인치 휠 타이어를 낑구고 난 이후 나의 오랜 염원이었던 써킷주행을 위해 장착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파츠들은 하나 둘씩 떨어져 나갔다. 신차다 보니 개발된 서스펜션이 없었고 수소문 끝에 대구 네오테크까지

 

내려가서 코일오버를 장착하고 흡기, 배기를 교체하고, 레이싱 페달을 달고...순정 시트에 4점식 벨트를 달고

 

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듯이 아무것도 모른 채 용인 스피드웨이로 향했다. 공기압이 뭔지도 모르던 시절...

 

써킷 라이센스를 따고 티켓을 사서 무작정 달렸다. CP가 뭔지도 몰랐고 그냥 냅다 밟았다.

 

아직도 한참 부족한 지금의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어이없었고 무대뽀였다.

 

다행히도 써킷 관리자분들, 차를 타시는 주변분들의 도움으로 운전에 대해 하나 둘씩 알아갔고

 

사고도 내가면서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교훈도 얻고...1년동안 대회에 나가면서 이것저것 경험하고 배워갔다.

 

그렇게 1년여동안 써킷주행과 공도주행을 병행하면서도 나의 애마는 별 탈없이 묵묵히 달려주었다.

 

이후 경기용차량을 타게 되면서 아주 가끔 와인딩과 고속주행을 제외하고는 전국 방방곡곡의 공도를

 

비가오나 눈이오나 부지런히 달려주었다.

 

그렇게 달려온게 어언 5년 85000km... 그 동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손봐주지 못했던 부분을 이번 여름휴가때

 

장장 일주일 내내 손봐주었다. 엔진오일, 기어오일 교환부터 시작해서 타이밍벨트 교체, 5년을 쓴 코일오버 오버홀...

 

로워암, 허브베어링, 엔진미미교체.. 사고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참을 속썩였던 누수부위도 우여곡절끝에 수리하고...

 

땀과 때에 찌들었던 실내크리닝까지..

 

때론 나를 스트레스받게 했던 자잘한 문제들은 차를 싫게 만들었고 다른 차를 알아보게 만들기도 했지만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아무 문제없이 시원하게 달려오는 오늘.. 다시금 차에 대한 애정이 살아남을 느꼈다.

 

올드카를 타며 하나 둘씩 문제를 해결해 가며 느끼는 희열이 이런건가 싶기도 하고....

 

정말 차를 오래 타시는 분들에 비하면 이제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이 녀석을 정말 오래 간직해야 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더불어 차와 나의 교감을 방해하는, 계속해서 진화해가는 최신 전자장비들 때문에라도

 

나름 구식이 되어가는 이차를 계속 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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