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쿠페의 가격책정이 합리적이며 적정한 수준이다라는 분위기가 온라인상에서 넘쳐나고 있습니다만 저는 현대차의 상술(?)에 또 한번 놀라게 되어 지금의 이 분위기가 조금 씁쓸하긴 합니다.

아직 차량성능이 검증되지는 않았습니다만 저 또한 제네시스 쿠페의 제원상 성능대 가격비를 봤을 때는 상당한 가격적 메리트가 있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향후 구입까지 생각할 정도로요. 하지만 소비자들이 이렇듯 차량가격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만든 것은 현대차 마케팅 부서의 철저한 준비에 의한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네시스가 프리미엄을 표방하며 올초 국내에서 출시되었습니다. 여기에 이어 제네시스 쿠페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투스카니와 같은 형식의 차이기는 하지만 투스카니를 떠올리기 보다는 제네시스를 떠올릴 것입니다. 즉, 제네시스 쿠페라는 이름을 통해 제네시스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투스카니와 비슷한 이름, 혹은 전혀 새로운 이름으로 런칭 했을 경우 쿠페의 특징상 투스카니의 후속 모델이라고 보기 쉽습니다. 실제로 배기량이나 마력, 구동체계 등 많은 부분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관에 의해 기존 투스카니의 이미지가 제네시스 쿠페에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일 것입니다. 차에 대한 이미지는 차치하더라도 우선 동급으로 인식이 되면 가격 인상이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원가상승 요인이 상당히 많았지만 대체적으로 일반 소비자들은 그런 차이 하나하나는 잘 알지 못합니다. 이런 경우 투스카니와 비슷한 차 같은데 가격은 엄청 비싼 차로 인식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제네시스의 브랜드를 통해서 제네시스 쿠페가 기존 투스카니에 비해 인상된 원가를 보상받고도 충분할 만큼의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는 분명 최근 몇달 동안 현대차가 제네시스에 광고, 홍보, 마케팅 등 다양한 활동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모든 과정을 통해서 현대차는 자기네들이 받고 싶은 만큼의 가격을 받으면서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상쇄시켰던 것입니다.


국내 차량 메이커에서 신차가 출시되면 항상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었는데 이번 제네시스 쿠페의 경우는 예외인 듯 해서 좀 끄적여 봤습니다. 요즘 현대차가 기술력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이번 제네시스 쿠페의 마케팅을 통해 역시나 상인의 피가 흐르는 기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지만요,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 봐도 3.8 GT-P의 가격은 참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