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에 치이고 삶에 치여 글 올린지가 꽤나되어 자연스레 유령회원이 된 배윤식입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발령받아 온지도 한달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처음엔 풀악셀로 출퇴근하는 낙과

한국에서 못 몰아본 CEE'D라는 차를 타는 낙이라도 있었는데

그나마도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감흥은 바닥을 쳤습니다.

 

 당장 업무에 치이고 생활에 적응해야하는 삶속에서 나름 한달간 느낀 얘기를 써볼까 합니다.

 

- 아우토반의 기대 -

처음와서 회사차중 한대를 받고 이틀째 되던날 무작정 운전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왕 운전할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서 적응하자"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이때 까지만 해도 아는 거라곤 '1차선 양보하기' 뿐이었습니다.

마름모 표시도 몰랐거니와, 라운드어바웃 조차도 모를때였죠. (물론 이틀만에 시껍해하면서 터득했지만요 ㅎㅎ)

 

매일 출퇴근을 아우토반으로 하며 "엑셀 바닥에 비비기" 놀이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제가 받은 차량은 CEE'D 5DR 2L 가솔린 A/T차량이었습니다. 스노우타이어 덕분에 자력으로 185가 한계입니다.

 

어느정도 적응하고 아우토반을 면밀히 보고 느끼면서 평가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마스터님에게 간접적으로 경험한 아우토반의 환상이 있었기 때문이었죠.(대부분 회원님들도 공감하시죠? ^^)

 

매일 프랑크푸르트 일대만 왕복을 하다가 장거리를 갈일이 있어서 보다 자세히 보면서 다녔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몇가지 다른점은,

 

 1. 진출입하는 곳의 거리가 충분하지 못한 곳이 많다.

      - 아우토반의 역사가 오래되어서 인지 설계당시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이 부분은 늦게 설계된 한국이 오히려 안전해 보입니다.

 

 2. 제설하나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 다음날 눈소식이 있으면 전날 저녁부터 밤새 염화칼슘을 도로에 뿌리고 다닙니다.

        농담으로 군사비보다 제설비가 더 많이 책정되었다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3. 비가 오면 배수는 잘되는 편이다.

      - 하지만 한국 고속도로보다 월등하다고는 말할수 없습니다.  비슷한 수준입니다.

      - 다만 염화칼슘이 워낙 많아서 잘 안닦이고 금방 얼룩집니다.

 

 4. 차선이 함몰되어 차선 변경시 위험한 일은 없다.

      - 도로 노면이 울렁거릴 만큼 함몰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 부분은 감동입니다.

 

 5. 공사구간 표시가 속도에 비해 갑작스런 편이다.

      - 공사구간 표시가 어떤곳은 200M 앞에 있어서 아찔할때가 몇번씩이나 있습니다.

 

 6. 차선 줄어드는 방향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줄어든다.

      - 한국과 반대라서 처음엔 좀 당황스럽더군요.

 

 7. 독일인들이 운전법규상 본인이 맞다고 판단하면 무조건 밀어 붙입니다.

      - 우물쭈물하는 모습은 보기가 힘듭니다. 본인이 우선이면 무조건 들어오더군요.

 

 8. 독일은 무조건 우측차가 우선입니다.

     -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끼어드는 차가 무조건 우선이므로 좌측 깜빡이 켜면 뒷차는 무조건 줄입니다.

 

 9. 고속도로엔 한국만큼 굽은 코너는 없다.

      - 지형상 평지가 많아서 크게 굽어지는 코너가 잘 없습니다.

 

여기까지는 단순히 아우토반에 대한 느낀점 들이었습니다.

 

제목에서 쓴것처럼 제가 느낀 다른 점에 대해서 이제부터 얘기해 볼까 합니다.

몇주전 Aachen에 후배를 만나러 갈일이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풀악셀로 열심히 달리고 있었습니다.  1차선에서 다들 잘 비켜주더군요.

하지만!!

일부 오너들 1차선을 비켜주곤 다시 바로 뒤에 붙습니다. 그리곤 상향등을 켜더군요.

2차선으로 비켜도 따라오고 3차선으로 비켜줘도 따라옵니다.

한 5분간 실랑이를 했습니다.(물론 ECM룸미러라 크게 불편하진 않습니다.)

 

급제동도 생각안해본건 아니었습니다만 200Km에서 그리고 비오는 상황에서는 할짓이 아닌지라 자제했죠.

한대를 보내고 유유히 또 200Km 크루징을 합니다.

 

1차선에서 또 같은 상황이 재현됩니다. 미치겠더군요.

올때도 마찬가지 한번 당했습니다.

 

그래서 주변사람들한테 물어봤습니다.(독일, 벨기에, 홀랜드, 한국유학생 등)

저 : "이런 상황이었는데 왜그런거야?"

애들 : "혹시 그 차들 벤츠 아니었어?"

저 : "응 맞아"

애들 : "응, 벤츠애들독일차들이 아닌 다른나라 차들한테 추월당하면 좀 그래"

저 :  " ㅡㅡ;;; 진짜?"

 

정말 황당하더군요. 알량한 자존심 참 보기 역겹더군요.

 

여기서 일하면서 느낀거지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벤츠, BMW는 저희회사 오디오가 들어가고, 아우디는 라이트류를 저희가  납품합니다.

그 외에도 생산을 저희에 맞기고자 하는 컨텍은 끊임없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저희한테 입찰조차도 못하게 합니다.

"현대/기아는 제2의 도요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랍니다. ㅡㅡ;;

유럽전체 차량 판매댓수로는 도요타가 1위기 때문입니다.

 

 

욱하는 맘에 퇴근전에 장문의 두서없는 글을 쓰네요.

사실, 집 계약 성사직전까지 갔다가 집주인이 동양인이라고 안된다는 통보를 받아서

다시 집 구할 생각하니 짜증이 나있어서 그랬나봅니다.

 

녹록치 않은 타지생활 실감하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답니다.

 

 

p.s : 독일에서 E46 M3, C32 AMG는 한국돈으로 1,500만원이면 사겠더군요. ^^

         B5 RS4는 그보다 비쌉니다. ㅡㅜ

         하지만 이나라는 출력따라 세금과 보험료를 과징하는 지라 쩝...

 

 

또 다음에 정신 멀쩡할때 잘 정리된 글로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