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종권입니다.
윗글에서 재규어에 관한 심도 있는 리플들이 달렸었고 전세대 XJ에 대해 혹은 이전모델의 재규어에 대해 막연한 동경? 혹은 좋은 추억 등을 가지신 분이 계신 것을 확인했네요.
 
 저 역시 그러했습니다. 이전에 훔쳐보던 재규어에 대한 좋은 기억과 평가가 아직도 지나가는 차를 보면 '와.. 저게 진짜 재규어인데..' 하곤 했죠. 그런데 실차를 접할 기회를 가지고 보니 matrix 안에서 있었던 일과 real world 의 일이 너무나 다르더군요.
 
몇일전에 저희 전시장 앞에 현 XJ와 전세대 XJ를 둘 다 세워둘 일이 생겨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함께 보시죠.
 

 
자 그 유명한 XJ 입니다. 저 아래로 살짝 쳐지는 듯한 트렁크 라인을 모두들 사랑하시죠? 그리고 저 낮고 늘씬한 루프라인..
 

 
반면에 현재의 XJ 입니다. 재규어 다운 라인을 유지하고 있지만 예전보다는 개성이 덜 한듯 느껴집니다.
 


광각으로 찍었더니 주변이 좀 뿌옇군요. 여하튼 좀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같은 거리에서 떨어져서 찍어봤습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비슷해보이지만 휠베이스가 차이가 나는 것이 보이지요..
 
 
 
 

 

 
하지만 실제로 누리는 공간에서의 차이는 좀 심각합니다. 클릭해서 보시면 큰 이미지로 보일겁니다.
운전석의 헤드룸의 경우 X300 이라면 드라이빙 스쿨에서 가르쳐주는 대로 표준적인 시트포지션을 잡으면 거의 공간이 남지 않습니다. 등받이를 살짝 뒤로 기울여줘야 합니다. 방석도 아주 작습니다.
그러면 뒷자리는 더욱 레그룸이 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물론 뒷좌석 방석도 낮고 작으며 헤드룸도 작습니다. 모두들 동경해 마지 않았던 재규어 구형 XJ 의 유려한 바디라인은 저런 불편함도 참고 타야 소유할 수 있던 것이지요.
 
반면 신형의 경우 다른 대형세단과 비교해도 크게 불편함이 없습니다. 뒷좌석 레그룸도 현저히 넓습니다. 타고 내리기도 수월하구요.
 

 

 
저희 영업직원이긴 합니다만 어떤 주문이나 포즈를 잡으라고 하지 않고 그냥 타고 내리라고만 하고 찍은 겁니다.
 

 
구형의 운전석 실내입니다.
 

 
신형의 실내입니다.
 

 
구형의 J gate 식 미션조작부
 

 
신형의 J gate 입니다. 변함없이 가죽과 우드를 아낌없이 쓰면서 고급스러운 실내를 연출하고 있습니다만 '그 시절에도 이렇게 만들었구나..' 하고 인정하게는 되도 '구형이 신형보다 더 멋졌었다.' 라고 인정이 되지는 않죠. 세월의 흐름을 감안하더라두요. 가죽은 관리를 잘 하면 여전히 멋져보입니다.
 

 
뒷좌석용의 송풍구에서 누리는 사치스러움 역시 세월이 지남에 따라 급이 달라졌습니다. (뭐 워낙 국산차의 옵션들이 좋아져서 저정도가 호사스러운지에 대해 반론도 있으시겠습니다만.. )
 

 
뒷좌석 암레스트 역시 세월에 따른 변화겠지만 누리는 것이 다릅니다.
 
E30 BMW M3, MK II Golf GTI, 푸조 405 Mi16 등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명차들도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어? 이랬었나? ' 싶을 때가 많습니다. 사실 많은 게 아니고 전부 그렇다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일단은 비약적으로 향상된 타이어 성능이 자동차 성능에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기술의 향상에 의해 이전에는 저정도의 실내공간을 가진 차를 만들면 강성이 문제가 되던 부분을 신소재를 쓰고 컴퓨터의 도움으로 효과적인 설계를 통해 해결한 것이지요. 주행안정장치, 배기개스, 연비 등 다양한 부분에서의 발전 역시 눈부십니다. 다양한 이유로 한 세월을 풍미한 명차라고 하더라도 현역모델과 비교해봐서 더 나은 점을 찾기는 참 어렵습니다. 자동차계에서는 '형만한 아우 없다. ' 내지 '1편만한 속편 없다' 라는 말이 안통한다고 할까요?
 
그런면에서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명차는 명차로 인정해주고 애정어린 눈으로 축복해주고 사랑해줘야할 대상이지 현역과 맞비교를 할 대상은 아니라는 거죠. 아울러 지나간 시절 그 여인도 기억속에서 가끔 꺼내기만 하시고 실제로 현재의 여인과 맞 비교는 해봐야 ..키도 이렇게 작았었나 싶고 허리는 왜이리 굵어졌으며 피부는 탄력이 없어지고 그 생기발랄하던 표정은 어디로 갔나 싶지 않겠습니까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