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매그너스를 타기 시작한지 이제 만 2년 정도 되어 가네요.
늦었고, 또 부끄럽지만 오늘 업무도 한가해서 사무실에서 작성해 봤습니다.
편의상 존칭을 모두 생략하고 작성했습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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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류의 차종을 놓고 고민하다가 차를 결국 매그너스로 정하고 구입한게
2005년 8월이었다. 처음에 고를때는 뉴코로 시작을 해서 렉스턴, 쏘랭이까지 갔다가
우찌하여 매그너스가 되어 버린 것이다.

초보 운전에 그냥저냥 신호등 색깔이나 보고 다니는 주행을 하다가, 엉뚱한 게시판
에서 권동문님과 인연이 닿아 드라이빙 스쿨에 참가를 하게 되었다. 사실 그때까지
내가 타는 차의 특성이 어떤지, 내 운전이 뭐가 어떤지 아무 생각도 없이 단지 차가
좀 커서 안전해 보인다는 이유로 타는게 전부였다.

작년 초여름 문막에서 드디어 찌는듯한 더위 속에서 드라이빙 스쿨이 열렸다.
그냥 단순한 실습이려니하고 참석했는데 강사진이 전부 현역 용인 드라이버들이라
한번 놀랬고, 거의 공짜나 마찮가지인 참가비만 내고 참석한 내게 동문님을 비롯해서
여러 강사분들이 꼼꼼히 주행 스타일과 방법에 대해서 일러 주셧다.

그 뒤로 기회가 될때마다 태백 서킷과 안산 그리고 롤링을 참여하면서 내 차에
대해서 이제 조금씩 알게 되는것 같다.

내 매그너스는 2 리터에 6기통짜리 자동 변속기 차량이다.

뭐 모를때는 6기통이란 말이 자랑스러웠는데, 날이 갈수록 차 좀 관심있는 사람들
만나게되면 6기통이란 얘기는 안하게 된다. 2리터에 6기통... 미스 매치다.


변속기는 ZF 4HP-16으로 88 탱크에도 들어가 있는 변속기 메이커인 만큼 내구성에
대해서는 믿음이 가지만 매그너스의 L6(이하 XK) 엔진과의 매칭은 모든 직영 정비소
직원들의 말처럼 꽝이다. 저 rpm 토크가 형편없는 XK 에 고속 기어비의 ZF 4단
변속기 적용이 피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겠지만, 나타나는 결과는 자명했다.

초기 가속 성능의 형편없음과 시내 주행시 엑셀을 절반은 밟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곳 연구소 사람조차 정말 싫은 선택이었다고, 곧 토스카는 저단 기어비를 조정한
아이신 5단으로 변경한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기분이 좋진 않았다. 그 말은 매그너스의
ZF와 XK 구성의 파워 트레인은 결국 실패한 조합이란 얘기였다.

초기 가속이 굼뜨고, 빠른 풀 악셀에 반응이 느린 점을 제외하면 장점도 있다.

rpm이 레드 존에 닿아도 고정해 놓은 기어 단수를 자동으로 시프트 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엔진 브레이크 확실히 작동할때는 그나마 위안이 된다. 그 덕에 준용으로
가는 그 고부랑 국도를 거의 브레이크 사용하지 않고 2단의 풀악셀과 엑셀 오프시
작용하는 엔진 브레이크만 가지고도 다닐 수 있었다.


XK 엔진에 대해서는 특별히 하고 싶은 얘기도 없고, 그냥 저냥... ㅡㅡ;;;;
그나마 4000rpm 위로 띄우고 있을때는 쓸만하다는 정도.


하체는 전륜 맥퍼슨, 후륜 멀티링크로 흔한 조합이지만, 후륜은 고정 캠버로 조정이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는 점 정도가 특이하다. 사실 특이할 것도 없다. 전후 무게 비율이
900:450으로 6:4 정도. 가벼운 뒤는 캠버를 눕혀서 슬립을 줄이기 위해 캠버 조정도
못하게 고정되어 있다.


순정 서스팬션은 상당히 무르면서 지상고도 높고, 롤이 컷다. 더 순정으로 버텨볼까
하다가 마침 적당한 기회가 됐기에 빌스타인에 H&R 구성의 국민형 종발이로 전환을
햇다.


차량 운동 특징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언더, 언더, 언더...


이번 안산 서킷 주행시에도 1번 헤어핀은 매그너스로 그립 주행은 정말이지 뻘짓이었다.
아무리 코너에서 충분한 감속이라지만, 이 머리가 무거운 녀석에게 큰 R은 정말
고통 그 자체다. 아주 속도를 죽이지 않으면 큰 R은 머리가 돌지 않는다.

4월말 주행에서는 헤어핀 그립으로 해보고, 5월 둘째 주 주행에서는 앞으로 돌리는건
포기하고 하중 앞으로 밀어놓고 뒤를 조금 날려줘서 바꾸는 방향으로 해봤다. 방향 돌리고
1단에서 퓨얼컷까지 당겨서 자세 정렬하고 2단으로 변경하는 편이 헤어핀 공략에서는 훨씬
스트레스가 적었다.
(물론 초도 그런 식으로 주행한 4번과 7번 코너 덕분에 많이 줄었다)


애초에 스포츠 드라이빙에 내가 빠질줄 생각도 못하고 구입한 차량이니, 시작하기는 늦은
나이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며 차를 원망도 매번한다. 그러면서도 미운정이랄지, 아니면
나와 어울리는 녀석이랄지 점점 씽크로 되어 간다. 서킷에 입장할때마다 지원 차량이냐고
묻는 물음과 수준 높은 드라이버 무리에 뻘쭘히 끼어있는 내 모습이 비슷하다고나 할까.


요즘은 권동문님과 동호회 회장님이 예전부터 강조하던 하중이동이란 말이 새롭게 느껴지면서
이 둔한 녀석에게 조금은 숨통을 틔우는 방법에 눈이 떠진것 같아서 즐거운 마음이 든다.
둔하고 미련한 차지만 차에 내가 맞춰 가는 방법이 있다는 동호회 T/A 드라이버의 말이 새롭다.
그리고 이제야 하나씩 깨달아지는 이론을 이 녀석과 같이 조금씩 깨우쳐 간다는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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