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타던 각그랜저를 마눌님이 요즘 타고다닙니다.

요즘 ECU가 나가는 등 고장이 빈번했는데 이건 차가 나빠서라기 보다는 나이가 이젠 됐다는 거죠.

부품값만 80만원 이란 말을 들은 마눌님은 고치느니 차 사겠다 그러더군요.
그래도 저는 아주 깨끗하게 몰고다닌차고, 관리도 아주 잘 된 차이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더군요.

아버님도 매우 아쉬워하고, 저도 그렇고... 고작 ECU 때문에 차바꾸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 싶어 수리를 잘 해서 타고 다닙니다만...

매우 길고, 각이 져서 주차할 때는 생고생을 해야하는 차이긴 하지만 89년식 답지 않은 힘과 정숙성, 핸들링(코너링은 빼고), 아직도 빠지지 않는 뽀대... 모두 만족하면서 탑니다. 제 경우는요.

근데 요즘 앞좌석 바닥에 물이 차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헉....

어디서 물이 새나를 발견하고 싶어도 나름 고급차이기 때문에 카페트로 떡칠되어있는 인테리어 속에서는 물떨어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없게되어있죠.

경험상 윈드실드의 실링에서 샐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고, 사실 거기 밖에는 비샐만한 곳이 없거든요.

제 생각은 윈드실드를 갈면 되겠구먼.... 하고 생각들었고,
마눌에게 비가 샌다, 윈드실드를 갈아야한다.... 라고 이야기 했더니...

마눌은 "이차 망가지면 소형차로 바꿀꺼야, 1년만 더 타고".... 라고 합니다.

이런 세상에 이처럼 매몰찰 수 있나????

이렇게 멀쩡한 차를 고작 비가 샌다고 버리겠다는거야????
그러나 차를 운용하는 본인이 안쓰겠다는데 굿이 우겨가며 쓰라고 할 수도 없고 난감하네요.

지금 제가 타는 차는 디젤이라서 장거리 운전이 많은 관계로 필요한 차량인데 이걸 버리고 대배기량 휘발유차로 갈아탈수도 없고,,,,

윈드실드 교체하는데 약 5만원 선으로 해결될 수 있는 유리집을 수배하면 마눌과 네고가 될까하는 생각도 들고...

아끼던 차인데 씁쓸하기도 하고, 차를 인격이 아닌 가전제품처럼 기계로만 보는 시각도 섭섭하기도 하고...

속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