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모터쇼나 비슷한 행사에 카오디오 데모카 출품하는 일이 잦습니다. 대부분은 주관사의 요청에 의해서 이루어지거나 혹은 자체 대회가 있어서 정기적으로 이런 행사들이 꽤 있는데요..

행사 때마다 차량 관리에 대한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카오디오 데모카들이다보니 관람객분들께 직접 시연해드려야 하는데요, 그러다보니 행사가 끝나면 크고 작은 상처들이 차량에 가득 생기곤 합니다.  누구나 들어보시라고 제작한 차량이니 이런 사소한 상처들이 생기는건 어쩔수 없다라고 이해합니다.

 

어제는 모지역의 모터쇼에 참가한 카오디오숍의 요청으로 저희 데모카가 필요하다여 급하게 제 i30을 타고 새벽 네시에 출발해서 당일코스로 다녀왔습니다. 행사장 근처에 오전 7시반쯤 도착해서 셀프 세차를 깨끗하게 하고 나름 왁스칠까지 꼼꼼하게 해서, 고급차는 아니지만(회사에는 BENZ W212 E350, BMW E60 528,BMW E93 320 세대의 시스템별 메인 데모카들이 있고, i30은 제차이지만 시스템 전체를 지원받은 기술지원팀 연구용 데모카입니다.) 시연할 준비를 꼼꼼하게 해서 행사장에 입고를 했습니다.

 

행사의 마지막 날이어선지 모터쇼장에는 관람객들이 오전부터 많이 오셨더군요.. 연인들과 가족들과 모터쇼장을 찾은 분들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어린 학생들도 꽤 있구요..

 

통상 제가 시연의 메인 책임자로 있을때는 가급적 시연받으실 분들을 제한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카오디오를 잘 알던 아니던, 듣고자하는 분이 있다면 최대한 들려드리는데요, 어제는 맘이 좀 상해서 복귀했습니다.

 

아빠와 같이 온 꼬마 관람객이 있었는데, 다짜고짜 아이를 운전석에 앉히시더군요... 괜찮습니다. 저도 애들 둘의 아빠니까요...

 

신발로 시트위에 올라서서 제 차에 달린 이것저것을 눌러봅니다. ......괜찮습니다. 애들이 다 그렇죠,뭐.

 

결국 운전석에 달려있는 제 차의 스피커를 꾸~욱 눌러서 더스트캡(스피커의 배꼽처럼 생긴 부분)을 완전 구겨 놓았습니다.

 

꽤 고가의 스피커입니다만, 특별하게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일어난 일이고, 어린 아이는 그 스피커가 얼마인지, 제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일이 없으니까요. 나들이 나온 가족의 기분을 망칠만큼 큰 일은 아니라고 자위하고 있었지만.....

 

적어도 아이의 부모님 중 누군가는 '미안하다'라는 이야기를 해 주실줄 알았습니다. 변상을 청구할 의도도 없고, 그럴사안도

 

아닌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아이의 부모님께서는 옆에 같이 계셨고, 상황을 보고계셨고....

 

그냥 가시더군요. 그리고는 그 아이를 데리고 말없이 옆에 나란히 전시된 다른 차량으로 가셔서 아이를 똑같이 뛰어놀게 해 

 

주셨습니다. 다행히 그 차량에선 스피커의 손상은 없었습니다.

 

그냥 '미안하다' 한 마디 정도면 서운할 일이 전혀 없었을 겁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것이었을까요??

 

그 외에 레이싱걸들을 촬영하시던 분들께서는 자리쟁탈전에서 밀려서 메고 계시던 장비들로 제 차량 여기저기를 부딪혀주시거나

 

굳이 전시된 차량 사이로 사이좋게 이동하시다가 곳곳에 스크래치를 남기시고는 그냥 말없이 가 버리시는 분들....   

 

행사 경험이 꽤 된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어제는 좀 적잖게 당황스러웠던 날이었습니다.

 

조금만 더 배려하는 마음이 있는 관람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