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밤 11시쯤..
소싯적에 제 심장에 고압부스트를 선사하던 첫사랑 그녀와 밤공기좀 쐬러 북악 팔각정에좀 오래간만에 올라갔습니다.. (특별한 목적은 전혀 없었습니다..-_-)

이래 저래 얘기를 나누고 있던 중 갑자기 뭔가가 멀리서 천천히 다가오더군요..

범상치 않은 흰색.. R34 GTR..

하던 얘기를 완전 멈추고 완전히 고개를 돌려 집중해서 녀석을 노려보았습니다..
차에 대해 완전 문외한이고 전혀 관심없는 그녀는 제가 말을 끊으니 어색했는지..

"와.. 뭔지 엔진소리부터 다르네.."

"야 가만있어봐..!!"

그녀의 목소리는 거슬릴 뿐이었습니다.. 무척 오랜만에 듣는 GTR의 음색.. 게다가 제가 정말 좋아하는 R34 바디와 아이보리색의 조화..

녀석은 제 눈을 그렇게 스쳐지나가며 아름다운 뒷태를 비추어주었습니다..

순간 시력 나쁜 제 눈에 비춘건 오른쪽 브레이크등 아래 희미하게 보이는 글자 한 줄..

설마.. V spec??   거기다가.... Nur..??

녀석이 지나간 자리를 멍하니 쳐다보는 저에게 그녀가 말을 걸었습니다..

"저건 얼마쯤해??"

"글쎄.. (Nur이라는 가정 하에..) 저거 되게 희귀한거라 한 8천은 더 할껄??"

"뭐?? 8천?? 무슨 자동차가 그렇게 비싸?? (엄청 문외한입니다..-_-;;) 이 차 (엑센트)는 얼마주고 샀는데??"

"이거?? 한 백칠십 줬나 그럴껄??"

"헐.. 이건 또 왜 그렇게 싸?? 이것도 되게 좋은차 같은데..."

"......"

제 엑센트가 GTR하고 비교되니 뭐 기분은 좋더군요-_-;; 암튼 그 아이보리색 GTR과의 만남은 그렇게 짧게 지나갔습니다.. 지금은 특별히 좋아하지 않지만 한 때 정말 빠져들었던 녀석, 그리고 차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눈이 돌아가게끔 할 만한 녀석.. 오늘따라 왠지 그란투리스모가 땡기는군요..^^;;


p.s : 방금 혹시나 해서 보배드림 중고차직거래 매물을 보니 1억2천짜리 매물이 하나 있네요.. Nur 스펙.. 흰색.. 800km주행 신차.. (보관되어온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