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아는 범위내에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제가 일본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일본메이커에 국한된 부분이라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 일본업체의 한국진출관련 >
  우선 잘 아시다시피 그동안 한국시장은 수입차=고급차라는 인식이었습니다.
따라서 굳이 일본업체들이 한국이라는 크지 않은 시장에서 제살깎기 경쟁을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며 그러기위해 렉서스나 인피니티와 같은 고급브랜드를 판매했었죠.
하지만 혼다는 당초 렉서스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시장에 진출할때, 같은 일본 메이커끼리 경쟁하지 않도록 렉서스를 배려하여 대중브랜드로 론칭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인피니티가 가세해 렉서스와 경쟁을 벌이게 되는 상황에서 이젠 반대로 혼다의 선전을 보면 닛산과 토요타가 판매를 검토하게 된 것이죠... (닛산이야 CEO가 카를로스 곤이니 일본메이커끼리 양보하는 등의 사고방식 자체가 없어 렉서스VS인피니티, 혼다VS닛산의 구도를 쉽게 만들죠..)
그리고 렉서스가 국내에서 엄청난 이윤을 내는 것도 큰 자극이 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디까지나 대일감저을 감안하여 너무 자극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고만고만한 대수만 판매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으나, 현대차의 해외에서의 마케팅이 일본업체들에게 직격탄을 날리고 있고, 그런 현대차의 저력이 폐쇄적인 한국시장에 있다는 것을 안 이상, 한국시장에 슬슬 주력하기 시작한 것이죠..
잘 아시다시피 현대차의 이익구조는 국내+중국이 거의 6~70%고 유럽이 본전, 미국이 적자, 제3시장이 흑자... 이런 구조입니다.
따라서 국내를 압박하면 현대가 북미/유럽에서 저가 공세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다행히 혼다의 선전으로 가격만 저렴하다면 충분히 한국에서 반일 감정의 영향 없이 차량을 팔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된 이상, 더 이상 자제할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물론 반대로 일본내에서 현대가 10년 보증 등, 저렴한 가격설정을 하는 등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쳐도 팔리지 않기때문에 정정당당하게 붙어보자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또 국내 차량 가격을 벤치마킹하면서, 경재력, 소득수준에 비해 너무나도 차량 가격이 높게 설정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도 한국시장에 눈독을 들인 이유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혼다, 토요타, 닛산 모두... 자동차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인 이 상황에서 신규확판할 활로가 거의 남지 않았다는 것도 영업책임자들의 눈을 한국으로 돌리게 한 배경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실로 여러가지 요인이 결합하여 수입차의 한국시장 본격마케팅이 시작된 것인데.... 차를 좋아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대환영할 일이기 때문에 나쁘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실로 수입차 비중이 늘면서(물론 현대로서도 고급차 시장에 진출한다는 지상과제가 있었지만... 제네시스의 이익비율은 거의 국내에 있습니다..)  제네시스란 차도 개발하게 되었고, 제네시스개발로 인해 PUSH타입 스마트키, AFLS, ACC 등의 기술이 국내에도 적용되게 되었으므로 좋은 경쟁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현대차가 국내마켓 수성을 위해 이익이 주는 등의 마이너스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나, 격한 경쟁속에서 살아남은 기업의 경쟁력은 전세계에서 통할 수 있으므로 현대차도 분발할 것이라 믿습니다.

이 추세로 가면 수입차가격이 싸지는 것 외에도 국산차도 가격이 조정될 수 있습니다.^^
대중 수입차의 선전을 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