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s
글 수 27,479
지난 주말 뜻하지 않게 트랙터(컨테이너 운송용 6X2) 조수석에 동승하게 되었습니다.
3시간동안 차주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며 같이 있다보니
승용차 입장에서 트럭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틀린점도 있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차종 : 볼보(모델명은 정확히 못보았습니다만 최근 모델인 것 같았습니다.)
가격이 약 1.6억 정도 한다고 하네요
생각보다 트랙터의 캐빈은 의외로 편안했습니다.
탁 트인 시야와 개방감이 충분한 공간, 각종 편의장치는 그 가격이 말해 주듯 고급 승용차 수준이라 해도 부족하지 않겠더군요. 위에서 내려다보니 그 짧은 시간동안 승용차는 시야에 거의 들어오지 않고 앞에 가는 버스, 트럭과 일부 SUV 정도만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코스는 의왕 ICD에서 청주 오창산단까지였습니다. 코스는 의왕-수원-오산TG-서안성TG-일죽-진천-오창이기에 고속도로 10% 나머지는 국도였습니다.
오는길에 기사분 딱 3번 입에서 육두문자가 나오는데 저도 옆에서 함께 할 뻔 했으나 다행히 입밖으로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아래의 상황은 승용차 운전자로 트럭을 운전하시는 분들을 위해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되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 글로 남겨봅니다.
1. 신호등 앞에서...(그림참조)
신호변경(주행에서 정지) 후 1차선은 승용차들이 정지해서 대기줄이 좀 길었습니다.
2차선에는 화물차 한대가 정지하고 있었구요
기사님은 약 30~40미터 전후 거리에서 제동을 하시는데 그 제동에 따른 속도 감속이 생각보다 빠르지 않았습니다. (뒤에 여쭤보니 뒤에 화물이 금번 운송에는 무거운 거라 감속한계가 있다고 하네요) 이런 상황에 1차선에 서있던 한대의 승합차와 트럭과 같은 속도로 감속하던 승용차 한대, 이 두대가 갑자기 2차선으로 차선 변경하고 트랙터 기사님은 고함+육두문자와 함께 거의 급제동을 하시더군요... 그리고는 승용차 트렁크는 보이지도 않고 지붕만 보이는 위치에서 정지... 그리고는 쌍라이트와 뱃고동의 응징...
트럭기사는 남은 앞차와의 공간을 감안하여 제동하고 있는데 승용차가 끼어들음으로 예상보다 제동할 수 있는 거리가 줄어버린 것입니다. 캐빈에서는 분명히 차가 밀린다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졌고 뒷쪽도 약간 도는 느낌도 들더군요... 전 가슴이 벌렁벌렁....
2. 서안성 TG에서 나오고 진출로로 진입하려는데 (하나의 차선으로 합류) 기사님이 갑자기 오른쪽으로 급차선 이동... 그리고는 하얀색 TG가 트랙터의 좌측에서 차량 앞 우측으로 아슬아슬하게 스쳐갔습니다. 아마도 하이패스에서 나온 차가 우측으로 가기 위해 가속을 하고 있던 트랙터를 제끼고 가려 했던 것 같습니다..
기사님 왈... 하이패스 TG 나온 뒤에 저런차들 때문에 항상 백미러로 주의한다고 합니다...
3. 오창-산업단지 들어가는 언덕길
사거리에서 우회전 후 바로 한 1km정도 5~6% 경사의 직선로가 있습니다. 일반 승용차도 이곳에서 가속하며 오르려면 약간의 기름을 더 소비해야 합니다. 하물며 트랙터야 오죽하겠습니까... 계기판상 10 정도에서 가속하여 경사로가 어느정도 접어들기 전에 탄력을 받으며 올라가려고 하시는데 앞에 가시는 액센트! 어라 가속을 안하시네요... 트랙터 기사분은 이걸 추월해 말어 고민하시는 눈치였습니다만 추월로 마음 잡으셨는지 1차선으로 이동하려는 순간 액센트도 1차선으로 이동합니다... 아마 트랙터를 양보하려는 생각에서였겠죠... 당연히 가속하던 트랙터는 제동 후 다시 가속을 하려고 2차선으로 이동.. 그러나 이미 경사로에 진입하여 좀전과 같이 않은 가속... 결국 트랙터는 저단기어로 30 전후의 속력으로 꾸역꾸역 올라가고 말았습니다...
승용차를 운전하면서 위협적인 트럭들의 신호위반, 쌍라이트와 뱃고동 경적에 저도 많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트럭입장이 되어보니 적절한 제동거리 사이로 껴들고 다차선 변경에 트럭입장의 흐름을 깨트리는 숭용차들이 좀 얄미워졌습니다. 그 뱃고동 경적이 그나마 그 화를 발산시켜주더군요--;
전 제 안전과 목숨을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대형 트럭들에 대하여는 방어운전을 더욱 신경써서 할 생각입니다. 특히 저도 욕이 나올뻔했던 신호등 앞에서 좀 더 짧은 대기줄로 껴들어가기는 가능하면 안하렵니다...
요즘 파업으로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이고 생업으로 트럭을 운전하시는 분들의 애환을 들어보니 그분들 조금이나마 이해는 하게 되었습니다. 국가경제를 멈추냐 마냐의 상황을 떠나 그분들도 분명 한 가정의 가장으로 처와 자식들을 위해 밤낮없이 핸들을 붙들고 있는 그 책임감에 전 경의를 표하고 싶습니다.
이번 파업사태를 바라보는 시각도 그래서 예전보다 달라졌구요...
그들이 왜 빨간 머리띠를 두르게 했는지 근본적인 시스템 개혁이 절실히 느껴집니다...
어디가나 결국 다단계의 폐해는 그 최하 계층이더군요...
2008.06.18 09:58:01 (*.148.159.138)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경험을 하셨네요...
저도 예전에 매형 일을 도와드리면서 5톤탑차를 약 6개월간 탔었습니다...
운전/동승해보면 참 난감한 일 많습니다...
물론 난폭(또는 위협)운전하시는 대형 트럭분들도 일부 계시긴 합니다만...
차량 특성상 적재시에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더군요...
특히 내리막에서는 더욱 위험하다고 느꼈었습니다...
제동이 생각과는 전혀 딴판으로 바뀌더군요... ㅡ.ㅡ;;
가장 아찔했던 경우는 완만한 내리막 좌코너에서 1차선 유유히 주행하던 아줌니께서 갑자기 아무런 신호도 없이 2차선으로 변경하는 바람에 제동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갓길로 피해가게 되었었습니다...
앗차!!했지만 이미 갓길에서 뒤가 밀리기 시작했고, 겨우겨우 소음방지벽을 피해서 2차선으로 복귀했지요...
아주 큰 그림을 그려줄 뻔 했었죠...
서로간의 주행 특성을 잘 몰라서 일어나는 일이 참 많다고 느꼈었습니다...
꼭 화물차를 뭐라고 할 수는 없게 되더라고요...
역시 공도에서는 서로 조금씩이라도 이해해줄 수 있는 마음의 수양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예전에 매형 일을 도와드리면서 5톤탑차를 약 6개월간 탔었습니다...
운전/동승해보면 참 난감한 일 많습니다...
물론 난폭(또는 위협)운전하시는 대형 트럭분들도 일부 계시긴 합니다만...
차량 특성상 적재시에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더군요...
특히 내리막에서는 더욱 위험하다고 느꼈었습니다...
제동이 생각과는 전혀 딴판으로 바뀌더군요... ㅡ.ㅡ;;
가장 아찔했던 경우는 완만한 내리막 좌코너에서 1차선 유유히 주행하던 아줌니께서 갑자기 아무런 신호도 없이 2차선으로 변경하는 바람에 제동은 불가능한 상황에서 갓길로 피해가게 되었었습니다...
앗차!!했지만 이미 갓길에서 뒤가 밀리기 시작했고, 겨우겨우 소음방지벽을 피해서 2차선으로 복귀했지요...
아주 큰 그림을 그려줄 뻔 했었죠...
서로간의 주행 특성을 잘 몰라서 일어나는 일이 참 많다고 느꼈었습니다...
꼭 화물차를 뭐라고 할 수는 없게 되더라고요...
역시 공도에서는 서로 조금씩이라도 이해해줄 수 있는 마음의 수양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2008.06.18 10:28:32 (*.46.122.32)

요즘 트레일러 모는 분들 운행 하면 할수록 손해입니다.. 기름값에 차 할부금에 보험료까지 계산하면 밥을 굶고 잠은 차에서 자도 이제는 남는게 한 푼도 없고, 심지어 밑지는 경우도 있다 하더군요.. 김기혁님의 마지막 멘트가 와닿네요.. 결국은 기사님들에게서 착취해가는 물류회사가 잘못이고, 물류회사는 또한 물류비를 안 올려주려는 대기업들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입장이겠죠.. 노조파업이라면 치가 떨립니다만, 화물연대만큼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그래서인지 도로를 달릴 때 난폭운전하는 화물차들은 그냥 무조건 양보하고 보내줍니다.. 위험하지만 빨리 가셔서 한 탕이라도 더 뛰시도록..
요즘은 그래서인지 도로를 달릴 때 난폭운전하는 화물차들은 그냥 무조건 양보하고 보내줍니다.. 위험하지만 빨리 가셔서 한 탕이라도 더 뛰시도록..
2008.06.18 10:50:06 (*.177.13.61)
김건모의 '핑계'라는 노래의 한 구절이 떠오르는 글입니다.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그나저나 너무나 부럽습니다.....
제 꿈(?)이 대형트럭 옆좌석에 타보는 것인데 ㅋ
그나저나
'입장 바꿔 생각을 해봐~~'
그나저나 너무나 부럽습니다.....
제 꿈(?)이 대형트럭 옆좌석에 타보는 것인데 ㅋ
그나저나
2008.06.18 10:55:14 (*.12.196.12)

1번 상황이면 재출발 조건에서 오히려 불리한 공간으로 서둘러 들어와서 화를 자초하는 셈이군요. 3번 상황의 액센트가 선두라면 좀 다르겠습니다만.
2008.06.18 10:57:03 (*.12.196.12)

고속도로에서도 오르막 혹은 오르막 전 평지구간에서 화물차 두 대가 나란히 가는 경우, 뒷화물차의 움직임을 주시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간격이 바짝 붙어 있다면 그냥 가는 거지만, 약간 거리가 있고 가속하는 느낌이라면, 그 옆 상위차로를 주행중인 상황에서는 서둘러 가속해서 지나쳐주거나 미리 감속해주는 편이 좋습니다. 가속과 감속의 선택은 상대적 위치에 따라 판단해야겠죠.
2008.06.18 10:57:40 (*.161.237.86)

ㅋㅋ 세원님 전 지난번에 회사에서 헬기 납품하던때 로우베드차 옆에
타봤었어요. 최신형 차였는데, 캐빈 엄청넓고 편하고 안에 별거별거
다 있더군요. (세원님이 못해본거 해봤다고 해서 자랑좀 해봤...ㅋㅋ)
정말 승용차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세계더군요.
타봤었어요. 최신형 차였는데, 캐빈 엄청넓고 편하고 안에 별거별거
다 있더군요. (세원님이 못해본거 해봤다고 해서 자랑좀 해봤...ㅋㅋ)
정말 승용차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세계더군요.
2008.06.18 11:09:00 (*.231.200.57)

가능하면 트럭 앞뒤에 붙지 않습니다...그나마 그게 상호간 마찰을 줄이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더군요..바꿔말하면 그분들과 마찬가지로 승용차의 입장에서도 트럭득 때문에 육두문자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이겠죠.
2008.06.18 11:10:53 (*.203.54.3)

1번 케이스는 저도 하루에 몇번씩 겪는 짜증나는 케이스입니다. 꼭 제동하는데 끼어들어서 더 세게 브레이크를 밟게 하는데 이런 경우 끼어든 다음에 추돌하면 뒤차가 과실을 뒤집어 쓰는 거 아닌가요? 안전거리 확보해봐야 의미가 없습니다. 하도 끼어들어서...
2008.06.18 12:19:39 (*.109.28.18)
ㅋㅋ매번 제가 느끼는 스트레스가 다 포함되어 있네요.
제동시 가속시에 화물차는 승용차보다 불리합니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도로상에서 더 약자같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더군요.
전 승용차, 화물차를 모두 운전하지만 정말 짜증나는 일입니다.ㅋ
전 하루에도 10번 이상 느낍니다. 이젠 그려러니 합니다.
직업이 운전이니깐요.
제동시 가속시에 화물차는 승용차보다 불리합니다.
어떻게 보면 오히려 도로상에서 더 약자같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더군요.
전 승용차, 화물차를 모두 운전하지만 정말 짜증나는 일입니다.ㅋ
전 하루에도 10번 이상 느낍니다. 이젠 그려러니 합니다.
직업이 운전이니깐요.
2008.06.18 12:20:17 (*.126.244.81)

1번 상황은 승용차를 타는 사람도 정도는 다르지만 자주 느끼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한 제동거리가 있는데 그게 갑자기 짧아지면 부담스러운게 당연한것이지요.
조금더 남을 생각하는 운전자가 많아졌음 하는바램입니다. ^^
생각한 제동거리가 있는데 그게 갑자기 짧아지면 부담스러운게 당연한것이지요.
조금더 남을 생각하는 운전자가 많아졌음 하는바램입니다. ^^
2008.06.18 15:33:09 (*.177.80.131)
원론적인 얘기지만... 서로 배려하면 모든게 해결됩니다...
끼어들기전에 한번더 거리가늠하고 속도 감안하고...
저차가 끼어들수있으니 조금 벌려주고...
점점더 자기 차의 크기에대해 가늠을 못하는분들이
많아지는데. 양보를 해줘도 못들어오고 나중에
양보안해줬다고 위협하는분들... 난감합니다.
반대로는 시야가 가리는문제가 있어서 그런것 같은데
큰차는 양보받기 힘듭니다. 그래봐야 조금만 벌려주면
되는건데. 양보안해주죠.
저도 승용차를 탈때면 느끼지만 확실히 낮은위치에서
바로앞이 가리면 안보여서 전방상황을 모르고...
뭐 이런저런이유때문에 큰차 끼워주면 불편하긴 합니다만...
여유있을땐 일단 끼워달라는 제스춰를 보이면 다 끼워줍니다.
그만큼 마진을 가지고 달려야되니 운전도 부드러워지고
요즘 최대관심사인 연비도 극적으로 상승됩니다.
안전을 위해 연비를 위해 모두 여유있는 운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시내에선 밟아봐야 다음신호에 만나고.
고속도로에선 밟아봐야 몇분 차이안나잖아요... ^^;
고속도로 출퇴근하면서 아둥바둥 죽도록 달리는
제 봉고차나... 휙휙 제끼고 달려가던 SUV나...
같이 톨게이트 들어가는걸 몇번보고 그냥 느긋하게
달려다닙니다... 10분일찍 움직이면 해결되더군요 ^^
끼어들기전에 한번더 거리가늠하고 속도 감안하고...
저차가 끼어들수있으니 조금 벌려주고...
점점더 자기 차의 크기에대해 가늠을 못하는분들이
많아지는데. 양보를 해줘도 못들어오고 나중에
양보안해줬다고 위협하는분들... 난감합니다.
반대로는 시야가 가리는문제가 있어서 그런것 같은데
큰차는 양보받기 힘듭니다. 그래봐야 조금만 벌려주면
되는건데. 양보안해주죠.
저도 승용차를 탈때면 느끼지만 확실히 낮은위치에서
바로앞이 가리면 안보여서 전방상황을 모르고...
뭐 이런저런이유때문에 큰차 끼워주면 불편하긴 합니다만...
여유있을땐 일단 끼워달라는 제스춰를 보이면 다 끼워줍니다.
그만큼 마진을 가지고 달려야되니 운전도 부드러워지고
요즘 최대관심사인 연비도 극적으로 상승됩니다.
안전을 위해 연비를 위해 모두 여유있는 운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시내에선 밟아봐야 다음신호에 만나고.
고속도로에선 밟아봐야 몇분 차이안나잖아요... ^^;
고속도로 출퇴근하면서 아둥바둥 죽도록 달리는
제 봉고차나... 휙휙 제끼고 달려가던 SUV나...
같이 톨게이트 들어가는걸 몇번보고 그냥 느긋하게
달려다닙니다... 10분일찍 움직이면 해결되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