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부터 본가와 합가를 해서, 

가끔 저희 부부와 부모님이 함께 차를 타고 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차는 미니쿠퍼SD(금융리스)인데, 제게는 더할라위 없을 정도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고 있어 만족하며 타다가, 

일주일에 한두번 몸을 구겨 차를 타시는 칠순을 훌쩍 넘기신 부모님의 모습에 안쓰러워 차를 바꾸고자 했습니다. 


괜찮은 조건의 320d bps에 있어서 중고로 업어오려 계약금을 걸어 놓은 상태에, 제 차가 승계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BPS 에서는 승계심사관이 제 차를 bps에 매입하는 조건으로 심사 통과시켰다고는 하는데, 그렇게 되면 손해가 500만원 정도 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하니, BPS 직원분이 그럼 개인거래로 승계를 넘기고, 제 이름으로 걸려 있는 차가 없어졌는데, 파이낸셜에서 무슨 수를 쓰겠냐며 괜찮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미니 동호회에 글을 써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근 일주일간 하루에 한두분씩은 꼭 연락이 오시더라구요. 

그 중 몇분은 승계 심사까지 하시더군요. 모두 심사에서 승계가 떨어지지 않으시더군요. 

그렇게 몇일이 지나 어저께 모회사 대표님과 직원분이 승계 하고자 하시어 차를 보여달라고 부탁하셔서, 

심사전에라도 한번 보여 드리고 빨리 결정하는게 낫겠다 싶어 퇴근길에 차를 몰고 그 회사로 찾아갔습니다. 


건물 1층에서 차를 보시고 흡족해 하셔서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내 커피한잔 가능하시냐는 말에 카페인 금단 현상이 와서 급 감사하다고 커피숍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즐거운 거래가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니를 참 좋아해 주시더라구요. 

사실 미니는 겉에서 보기엔 패션카같지만, 사실 몰아보면, 정말 잘 만든 차라는 걸, 저도 오너가 되고난 다음에 알게 되었습니다. 여튼. 그런게 대화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차를 보고 싶어하셔서 차를 보여드리는데....


뒷 범퍼에 테러자국이 있는 겁니다. 

범퍼 위쪽과 테일램프 쪽이 찍힌걸로 봐서.. 뭔가 위에서 떨어진건지.. 아니면, 포터가 후진시 살짝 치고 간건지...


한시간쯤 전에 차 볼때에는 발견하지 못했었는데...

사실 몇일전 새차할때까지만해도 없던 테러가...


그렇게 헤어진후 수리비로 네고 요청의 문자가 왔습니다. 

수입차 타면서 이렇게 테러당해본적이 아직 없었던 터라... 범퍼 가는데 돈백 하겠지? 하는 생각에...

그냥 제가 고쳐서 타거나, 여유 자금 생길때 JCW킷 달아야 겠다는 생각에 정중히 거절하였습니다. 


그렇게 잠이 들던 차에 차를 바꾸고자 했던 이유가 떠올랐습니다. 

차를 왜 바꾸려했는지... 가족중심의 차...


아침에 카닥이라는 어플로 수리비 견적을 뽑아보니..23~30만원 정도의 견적을 몇 업체에서 보내왔습니다.

해서 수리비 30만원을 드리겠다고 승계 심사를 하시겟냐고 어제 만난 분께 문자를 드렸더니,

다른 차를 알아보신다고 하셨습니다. 


...

...

...



참 사람 마음이란게 신기합니다. 

미니 정리하고, 320디 인수하게 될거 같은 때에는.... 미니가 너무 이쁘게 보이고,

미니 정리 안하고 320디 인수 포기하려 할때는 또 미니의 불편함만 보이게 되고...


언제 생긴지 모를, 또 누가 해 놨을지 모를... 그 테러로 인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이 차 내 차인가 보다. 

누가 테러를 해 줬는지 모르겠지만. 고맙기도 하고, 밉기도 한데.... 사실 고맙기도 한 마음이 아주 조금 더 큽니다. 

그간 발이 되어준 미니가 제 곁에 더 있고 싶은 모양이다 생각하니 괜히 이쁜 궁디 팡팡 해주고 싶기도 하구요.


 

^^


점심이후 신곤증이 살짝 오는거 같아 주절주절 적어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