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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신지요.
호주회원 조휘동입니다.
얼마전 정비소에 인피니티 G37 한대가 입고되었습니다.
일본에서 호주로 직수입된 차량으로 수입상을 통해서 들여왔는지 아니면 오너가 직접 들여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가지 문제가 오디오및 네비게이션, 컨트롤 패널이 전부 일본어로 되어있습니다.ㅎㅎ
심지어 네비를 키면 일본 지도가 나오면서 뭐라고 하는데 오너는 물론 저 역시 못알아 듣는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오너는 이 차에 헤드유닛과 스크린, 컨트롤 패널을 호주용으로 교체하기로 맘 먹습니다.
정확한 가격은 모르겠으나 위 부품들을 신품으로 주문했을때 약 300만원 가량 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에도 자주 언급했었지만, 호주에서 차 부품의 가격은 상상을 초월하게 비쌉니다. 미국, 일본차량은 물론 현대 기아차의 부품도 한국가격에서 적게는 두배, 많게는 열배 까지도 비싸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대체 왜??)
최초 유닛 교체 작업은 제가 했었지요.
센터 콘솔과 헤드유닛 주변부의 내장재들을 조심스레 걷어내고 부품들을 맞춰보는 순간...
아...헤드유닛과 스크린으로 들어가는 커넥터 모양, 갯수 등등이 맞지를 않습니다.
대충 같은 모양의 커넥터들만 끼워서 조립했더니..역시나 먹통.
다시 원래 부품들을 원위치 시키고 출고, 그 후 어떻게 됐는지 소식이 없었는데...
지난 주 서비스 어드바이저가 전선 한 박스(!)를 들고 옵니다.
호주에서 판매되는 닛산 370의 배선이 호환될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어디서 중고로 업어왔네요.
아...죽었구나...대쉬보드 다 뜯어야 되겠네...하는데...천만 다행으로 제가 바쁜사이 다른 메카닉에게 그 일이 돌아갔습니다. 할렐루야~!
몇일 후 차량이 다시 입고되고 담당 메카닉은 다시 일본판 유닛들을 들어내고 370에서 뜯어온 배선을 맞춰봅니다.
몇가지 커넥터(일본 방송수신용 안테나 커넥터 등)을 제외하면 대략 들어맞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커넥터 핀의 배열이 다릅니다.!ㅋㅋㅋ 저는 속으로 다시 한번 할렐루야를 외칩니다..이걸 내가 맡았으면...ㄷㄷㄷ
결국 그 메카닉은 (폭스바겐 마스터 테크니션입니다.) 배선을 모두 다시 분해,조립(!)하기로 합니다.
그리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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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만 있어도 현기증 납니다.
전선을 보호하고 있는 절연테이프와 파이핑을 모두 걷어내고 필요한 모든 전선을 한땀 한땀..아니 한가닥 한가닥 분류하고 마킹해서 재배열 합니다.
오른쪽이 불운의 정비사 뒷태입니다. 왼쪽은 그냥 구경왔다가 그만...
왼쪽이 원래 부속, 오른쪽이 호주용 컨트롤 패널입니다.
전선 뭉치를 교체하기 위해 대쉬패널이 탈거된 모습입니다.
오디오 배선, 각종 컨트롤 모듈 배선이 한 유닛이라서 다 걷어내야 합니다.
자 그럼 이렇게 작업하는데 얼마가 소요되느냐...
오너에게 통지가 되고 컨펌을 받은 금액이
무려 15,000 호주달러 입니다.
현재 환율로 대략 한화 천사백만원 정도 되네요.
이렇게 작업했는데도 안된다...그 이후는 저도 모르겠습니다.ㅎㅎ
될때까지 하려고 할런지...
정비소내 직원들의 공통된 의견은 역시나 '미친짓'으로 모아지고 있네요.
물론 차를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이야 이해가 가지만요.
테드에 계신 회원님들이라면 이 정도로 애마에 투자하실수 있으신가요?^^
PS / 작업한지 3일째 되는 오늘, 스크린에 전원을 공급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저런 걸 볼 때면 차값(우리나라에서의 국산차)이 정말 싸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꼭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흐트러진 전선 보니까 또 울렁증이 밀려 오네요.
얼마전 급은 다르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멀티펑션 모니터에 수온이 간헐적으로 130도 알람을 발생 시키길래 선 접촉 불량을 의심하고
배선들을 이리저리 살펴 보다가 오래된 배선들이 하나씩 접촉면과 뜯기면서
전부다 들어내고 다시 연결 하는 작업이 있었습니다.
수온 배선만 찾으면 되는데 찾다보니 여러가지 다른선들이 꼬이고 떨어지고
콘넥터에 납땜되어 붙어있던 배선들이 여러개 동시에 떨어져 나가고.. 헐...
일부 배선을 ECU - Fcon - Multi function monitor까지 배선을 일일히 찾아서 다시 연결했는데
최초 작업할때 작업자가 꼼꼼히 스카치 테이프로 마킹해 두긴 하였으나 오랜시간이 흐르다 보니
스카치 테잎만 남고 글자는 모두 없어진 상태 였네요... ㅠㅠ
다행히 몇가지 배선에 매직으로 쓴 글자는 남아 있어 조금이나마 수월했습니다.
뜯어발린김에 조수석 바닥에 방치되어 있던 Fcon을 오디오 자리로 옮기고 오디오는 뜯어냈습니다.
사진은 모두 작업중 맨붕 왔을때 찍은것 입니다.
정신이 없어 자세한 사진은 찍을 생각도 못했네요...
보통 저런 작업 할땐 성격상 두번다시 뜯기 싫어지기 때문에 확실하게 마무리 해야 하는데,
저날은 도저히 그러지 못했습니다.
사진만 다시봐도 울렁거리네요.
저날 작업은 ECU - Multi function monitor간의 배선도를 구글에서 찾을 수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구글만세~ ㅠ.ㅠ;;;
정말 패기넘치는 오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