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장거리 운행을 할 일이 두어차례 있어 경상도, 전라도 등지의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과속카메라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안전을 위함이라는 그 목적에 대한 거부감을 저 개인의 기호와 맞지 않는다고 무조건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과연 몇킬로마다 존재하는 과속카메라가 그 본연의 기능을 다하는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로 인해 사망사고가 줄어들고 대형사고가 줄어들 수 있다는 통계는 절대적으로 신뢰하지는 않지만 이미 봐왔기 때문에 긍정적인 부분의 이점은 있습니다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어 100km/h과속단속 구간에서 카메라를 통과하는 차량의 속도는 평균 90km/h정도 입니다.

실제로 계기판으로 105km/h로 통과해도 여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속도를 좀 더 많이 줄입니다.


고속도로에서 100km/h를 달릴 수 있는 구간의 모든 차선의 차량들이 90km/h로 속도를 줄이게 되면 아코디온 효과에 의해 수 킬로 후방의 진행속도는 90km/h혹은 그 이하로 유지하게 됩니다.


소통효율이 생명인 고속도로에서 가뜩이나 추월선도 지켜지지 않는 미개한 고속도로 운전문화에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차선을 많이 만든들 100km/h고속도로에서 차량들이 100km/h에 가까운 평균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꼴이 되었습니다.


네비게이션을 켜두면 과속경고음을 듣는 것도 운전하는데 엄청난 스트레스로 작용해 저는 아예 무음으로 하고 다닙니다.


과속시 특히 위험한 구간 위주로 과속카메라가 설치되어야 하는 것이 맞고, 고속도로는 그 가장 큰 기능이 원활한 소통으로 차량들이 시원하게 빠져주어하기 때문에 너무 많은 과속카메라가 이 소통의 효율을 방해해서는 안됩니다.


단속을 통해 벌어들이는 과태료 수입도 물론 크겠지만 이를 운용하는 운용비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경고음에 무뎌져 무의식적으로 10km/h정도를 오버해서 달리느라 자기도 모르게 카메라에 찍히는 경우도 많을 것이고, 추월을 재빠르게 하고 주행차선에 복귀하기 위한 의지도 너무 잦은 카메라로 인해 꺽여버리게 됩니다.


독일에서 운전해보면 고속을 즐기는 운전자들의 운전실력이나 과감하게 고속을 즐기는 반면 속도제한구간에서 속도를 줄이게 되는 근본이 카메라나 Unmarked cop(위장 경찰차)에 의한 것이 아닌 규율에 대한 존중에서부터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 존중이 없이 무식하게 물리적인 카메라 설치만으로 고속도로 사고를 줄이겠다는 발상은 많은 무리가 따르게 됩니다.

차선에 대한 개념만 제대로 적립이 되어도 현재의 고속도로 사고율은 절반 이하로 줄 것입니다.

빨리 달리는 운전자들도 문제이지만 잘못된 차선을 선택해서 달리는 운전자도 똑같은 책임이 지어져야하는 것이 고속도로라고 봅니다.


고속도로 추월선을 지키자는 이야기를 10년도 넘게 하고 있는 저도 한심하지만 10년이 지나도 달라지지 않는 고속도로 주행 습관은 결국 당국에서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거나 효용성이 전혀 없는 정책들로 일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테드인들이라도 고속도로에서 우측 차선이 비어 있으면 1차선의 주행을 삼가하는 습관을 쌓읍시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