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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차의 직장인.
매일같이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면서 이게 출근길인지 퇴근길인지 헷갈릴 정도로 일상의 관성에 파묻혀 가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불과 6개월 전의 이야기 입니다.
그러다 작년 12월 갑작스레 해외 주재원 발령을 받고 가족 모두 미국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할 것도 없는 미국 정착기를 전해 드리려 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하게 주재원 발령 통보를 받은것이 12월 중순이였고
정확히 2주만에 미국생활 준비를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었습니다.
직장을 포함한 생활터전, 가족들, 집,..모든것의 급격한 변화를 앞두고 비행기에서 머리속이 복잡했습니다.
출장,연수등 해외 생활의 경험이 없었던건 아니지만 모두 총각때의 이야기 였고 한 가족의 가장으로 네 식구의 생활 환경이 바뀐다는것은 분명 큰 변화였습니다.
이런저런 생각에 피곤한 비행을 마치고
미국 애틀란타 공항에서 환승 대기를 하며 카페테리아에서 시간을 보내던 중,
제 손에는 어느새 구입한 이 한권의 책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미국생활 = 카라이프의 변화 = 새로운 차량 구입
그렇습니다.
머리속이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본능적으로 제 심장은 새로운 차량 구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다분히 테드 스텝으로서의 올바른 자세(?) 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한국에서는 다음 차량 구입에 대한 나름의 로드맵이 있었습니다만 미국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야 합니다.
충혈된 눈을 비벼가며 첫 페이지 부터 마지막 페이지 까지 코를박고 열심히 읽었습니다.
모든 메이커의 모든 모델들이 상세히 분석 되어 있었는데
생각지 못했던 평가도 많았고 다소 편향된 견해도 있어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재밌게 잘 정리되어 있더군요.
미국에 도착하여 회사 생활을 위한 업무 파악 및 행정적인 절차를 시작하였고 우선 급한
집을 알아봤습니다.
다행히 직장 근처의 좋은 학군에 신규 건축중인 콘도 단지가 있어서 어렵지 않게 집을 계약하였습니다.
널직한 차고도 물론 마음에 들었습니다.
집을 구했으니 이제 차고를 채워야 합니다.
렌트카비용이 만만치 않았기에 서둘러서 첫번째 차량 구입 절차에 착수 했습니다.
제가 발령받은 곳은 미국 오하이오 주.
1월에 미국 도착하니 역시나 겨울왕국을 연상케하는 폭설이 저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한국에 살면서 단 한번도 SUV 구입을 생각 해 본적이 없었지만
아내, 두 아이와 함께 이 길고 가혹한 겨울을 나려면 가족용 SUV 가 필수라고 결론 지었습니다.
물론 AWD 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겠지요.
그리고 바로 그 가족용 SUV 는 '신차'로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미국 생활의 특성상 마일리지도 많이 뛰어야 하고 이래저래 신경쓰지 않을 차량이 필요했습니다.
우리 가족을 위해 전천후로 안전하고 우직하게 달릴 그럴 녀석 말이지요.
그리고 예산 분석결과 분산소비(?) 를 위해 안타깝게도 독일 메이커는 일단 제외되었습니다.
차량 구입에 앞서 점찍어 놓았던 Nissan Pathfinder, Ford Explorer, Toyota Highlander
를 렌트해서 일주일 이상 타고 다니며 세심히 분석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결론으로 구입한 차량은,
15MY 토요타 Highlander V6 3.5 AWD 입니다.
디자인은 Pathfinder 나 Explorer 에 비해 내세울것 없는 다분히 토요타 스러운 모습이지만 다방면에서 저의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쫄깃한 엔진질감과 노면상태가 매우 안좋은 이곳에서 뛰어난 NVH 성능이 저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딜러와 가격 협상을 두고 2주간의 지루한 공방전을 벌였지만 한국인의 근성을 발휘하여 결국 의도했던 트림, 색상을 만족스런 가격에 구입 하였습니다.
위의 사진은 차량을 인수하던 날인데 속상하게도 눈발이 또 날려서 새차의 광을 순식간에 덮어버리더군요.
'비 오는날 이사하면 잘 산다' 라는 말이 있는데 혹시 '신차 인수하는날 눈오면 잘 타고 다닌다' 라는 이야기는 없는지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신 회원분들은 댓글 꼭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어쨋든 이렇게 우리가족의 1번 선수는 성공적으로 영입되었습니다.
3열을 갖춘 8인승 SUV 답게 가족용 차로 부족함 없이 잘 타고 있습니다.
부디 별 탈없이 오래도록 가족을 위해 열심히 달려주기를 바래봅니다.
'Toyota 의 SUV 를 사다니, 의외다' 라는 지인들의 핀잔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위한 소임을 다했다는 안도감을 느끼며 미국 카라이프의 첫 단추는 이렇게 끼워졌습니다.
그리고 위의 사진처럼 널찍한 차고의 한 부분을 덩치 큰 이 SUV 가 차지하였고
현재까지 매우 만족하며 잘 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차고의 나머지 공간과 토요타 SUV로는 채워지지 않는 허전한 나의 마을을 채워줄 두 번째 차.
내 자신을 위한 차.
두 달간의 구입 과정을 통해 바로 이틀 전 우리집 차고에 새로 들어온 두 번째 선수는,
10MY E60 535i X-Drive 입니다. (Premium +Sport Pacakge). 염원하던 Deep Sea Bule Metalic 색상을 손에 넣었습니다.
오랜만에 게시글을 올리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네요.
E60 영입의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에 곧 다시 이어 가겠습니다.
이렇게 미국 정착 약 3개월만에 위 두대의 차로 차고가 채워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제 자신을 잘 아는 바 ,
아마도 이른 시일내에 세 번째 선수의 영입이 시작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또다른 '관성' 의 생활이 허락 하는 한
즐거운 카라이프를 이 곳 에서도 이어나가려고 하며 게시판을 통해 종종 소식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한국에 계신 테드 지인들께 안부를 여쭙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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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거주하는것이 경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그들의 문화도 느껴볼 수있고 다양한 경험을 접할수있어서 적어도 커가는 아이들에게는 참 좋을것같습니다(적응을 잘했을시 드는 예입니다)
근데 세환님을 보니 아빠들한테도 많이 좋아보입니다
참 부럽습니다^^ 좋은 소식 많이 전해주세요~~^^

해외여행경험은 많은반면, 장기파견이나 거주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했습니다.
상당히 떨리고 새로운 일일것 같은데 잘 정착중이시라니 다행이네요.
가족분들 모두 건강하고 보람된 라이프 되시길 바랍니다~~

위 차량은 아니지만 도요타 크루거를 타보고
광활한 차량 실내에 깜짝 놀랐던 적이 있네요.
535 영입기도 기대하겠습니다.

하핫. 저희 4월호 auto issue를 구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Consumer Reports Online도 1년에 25불이면 이용하실수 있습니다.


부럽습니다... 제가 만약 미국가서 살게되면 60-70년대 생산된 아메리칸 머슬 한대는 반드시 소유해봐야하지않나.. 마음먹고 있습니다..
꿈의나라 아니던가요? 미국은 자동차좋아하는사람들에겐 천국 아닐까 상상됩니다(비록 본토말고 괌,사이판같은 곳만 가봐서 잘은 모르고 상상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