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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의 오일 교환 주기가 도래하여 얼마 전에 있었던 테드 15주년 번개에서 운좋게 Best Car로 선정되어 받은 Shell Helix Ultra 0W-40 (이하 SHU)으로 교환하였습니다. 배기량이 배기량인지라 번개에서 받은 6통으로는 부족하여서 (스펙상 8.8리터 들어갑니다) 어쩔수 없이 동일 오일을 추가 구매하고 동네 샆으로 직행하여 교환 진행했습니다.

1쿼트 단위로 파는 병행수입 모빌원보다는 1리터라 용량 계산이 편하다는 소소한 장점도 있네요 ㅎㅎ (정식수입 모빌원은 1리터 포장이지만 가격적 메리트가 적은 편이지요)

저는 사실 엔진오일에 대해서는 크게 민감한 편은 아닙니다. 제가 엔진오일을 고를 때 눈여겨 보는 부분은,
(다른 분들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차량제조사에서 권장하는 규격과 점도를 만족하는지 
2.엔진오일 제조사가 기유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규모를 갖춘 회사인지 
3.과도한 수입사의 마진이 들어가지 않는지 (최저가 기준 리터당 1.5만원 넘어가면 꺼려지더라구요..)

생각보다 2번을 만족하는 회사가 몇 없지요. 
국내에 대량으로 제품을 파는 회사 중에서는 모빌원, 쉘, 캐스트롤, 페트로나스, 토탈 그리고 국내 회사는
SK와 GS 정도가 있겠네요 (Aral은 캐스트롤과 마찬가지로 BP 자회사) 당연하지만 회사들의 윤활유들은 
권장 규격과 점도를 만족하면서도 가격도 대부분 저렴한 편입니다.

이중에서도 제가 지금까지 오랜기간 써본 오일은 모빌원 0w-40 (은색통), 페트로나스 신티움 3000 5w-40등이 있습니다. 위 언급한 회사에서 나오는 대중적인 오일의 대부분의 그렇듯 둘다 스펙상 API SN/CF, MB229.5 VW 502.00/505.00등을 만족합니다.

페트로나스는 자주 가는 샆에서 취급하는 오일이라 접하게 되었는데 초반 느낌이 아주 부드러운 오일이지만 그 느낌이 오래가지는 않는 것이 단점이구요, 모빌원은 엄청난 가성비에 스펙상 딸리는 것이 전혀 없는 우수한 오일이지만 회전느낌이나 소음이 다른 오일에 비해 조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번에 사용하게 된 SHU도 제가 지금까지 쓰던 오일과 스펙상 크게 다르지는 않은 오일입니다. 같은 규격을 만족하며 가격대도 비슷하게 저렴한 편입니다 (인테넷 구입시 1리터/11000원 이내로 구입가능).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 사용한 SHU는 쉘에서 Helix Ultra오일들을 2014부터 업데이트 하며 Pureplus기술이 사용된 GTL기유를 사용한 오일이라는 점이 다른 오일들과는 다릅니다.

위 언급된 타 회사의 오일들은 대부분 원유를 정제하여 만든  API(미국 석유협회) Group III 기유를 사용합니다. 고도로 정제된 오일이기는 하지만 엄격히 말하자면 화학적 합성을 통해 만들어진 기유는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Group III+ 혹은 Super Group III로 불리는 GTL기유는 메탄가스를 주 원료료 하며 화학적 처리를 통해 만들어진 기유인 관계로 Group III 기유에 매우 소량이긴 하지만 존재할 수 밖에 없는 불순물이 존재하지 않으며, 화학적으로 안정적이어서 Group IV 기유인 PAO기유보다 통상적으로 더 높은 VI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첨가제를 넣은 최종 제품단계가 아닌 기유단계에서 보이는 성상) 

GTL 기술 자체는 상당히 오래된 기술로서 1920년대로 올라가 세계 2차대전 당시 독일에서 천연가스를 액체연료로 쓰기 위한 연구로부터 비롯되었으나 2000년대 중반까지의 고유가로 인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였습니다.(하지만 최근에 유가가 떨어지면서 상당수 GTL프로젝트가 다시 취소...) 현재 자동차 엔진오일용으로 상업적으로 GTL기유를 이용하는 곳은 메이져 업체 중에서는 쉘이 유일할 겁니다. 이렇게 좋은 GTL 기유를 사용한 오일의 성능은 어떨까요?

교환 직후에는 모든 오일 느낌이 좋듯이, SHU로 교환 직후 느낌은 예상했던 대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소음이나 회전 질감은 미묘한 차이로 모빌원과 페트로나스의 중간정도로 예상이 됩니다.

교환 후 1000km 주행 이후 와인딩과 트랙에 올려봅니다. 페트로나스는 교환 후 극 초반 느낌이 너무나 부드러운 반면 주행거리가 2~3000km를 넘어서거나 고부하주행을 하게되면 금방 그 느낌이 사라지는 반면 SHU는 오일 교환 후 초반의 그 느낌이 지속됩니다. 모빌원과 비슷하지만 모빌원보다는 회전질감이 부드럽습니다.

기통당 약 780cc에 육박하는 고회전형 V8이다보니 회전 질감이 타 차량보다 몸으로 많이 느껴지는 편인데, 최대토크치에 근접하게 나오는 3000rpm부터 컷이 걸리는 7200rpm까지 도달하는데 모빌원은 카랑카랑한 메탈음이 강조되어 들리는 반면 SHU는 그 메탈음색의 끝이 둥굴려져서 들려 감성적으로 엔진이 덜 힘들어하는 (?) 느낌이 듭니다.

트랙주행 후 귀가시 고속도로에서 100km/h ~ 140km/h를 왔다갔다하는 주행시 고단 기어를 넣고 1700rpm~2500rpm 사이로 주행할때는 확연히 모빌원보다 정숙함이 느껴졌습니다. 실제 수치로는 아마도 차이가 미미하겠습니다만,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시 느낌상 차이는 생각보다 있는 편이었습니다. 

(원래는 모빌원과 스펙도 비교해보고 싶었습니다만, 이상하게 SHU 0w-40의 TDS는 어디에서도 구할수가 없더군요;; SHU 5w-40d오일의 TDS는 있지만 점도가 다른 두 오일의 스펙을 비교한다는 것이 크게 의미없다는 것을 알기에 적지 않겠습니다.)
 
GTL기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GTL기유가 Group III기유보다 이론적으로 성능은 떨어질 리 없지만 쉘이 GTL기유 사용으로 인해 얻은 장점의 기술적 근거를 뚜렷히 밝히지 않는 것은 사실이며, 이를 두고 마케팅적인 용어라고 주장 하는 사람도 있고, 석유 시출시 보통 Flare해 버리는 메탄가스를 재사용하여 환경규제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라는 사람, 그리고 성능상 장점보다는 상대적인 매장량과 가격이 저럼한 천연가스를 원료로 하여 원가 메리트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메이져 플레이어 중 GTL기유를 사용한 엔진오일이 쉘 것밖에 없기 때문에 비판의 대상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가 부분에서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근 첨가제 기술의 향상으로 비교적 저급기유를 사용해도 첨가제로 성능보완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GTL기유나 혹은 그 이상의 기유를 쓴다고 해서 최종 제품의 성능도 당연히 좋아지라는 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화학적으로 합성된 GTL기유가 기존의 Group III 기유보다는 기술적으로 우월한것이라는 사실이며, 많은 수의 메이져 플레이어들이 GTL로 방향을 틀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합니다. 

직접 사용해 보니 GTL기유의 우월함 여부를 떠나서 SHU는 성능상, 그리고 가격면에서 그 경쟁자가 몇 안되는 매우 훌륭한 오일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더불어 쉘 코리아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가격정책 역시 한국 내의 쉘 마켓 쉐어 증가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