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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미국은 자동변속기의 나라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럽과 비교하면 자동변속기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유러피언 모델 중에서 미국에서만 수동변속기를 판매했던 차종들이 몇 대 있습니다.
E60 M5는 7단 SMG3가 기본인데 미국에서만 6단 수동을 판매했었고,
F10 M5도 7단 DCT가 기본인데 미국에서만 6단 수동을 제한적으로 판매했습니다.
테드 회원님 중에서 수동만 고집하는 분이 계신데 모태 수동으로 많은 차를 가지고 계시고 M5 중에서 수동 스왑이 가능한 차를 수동스왑하신 후 저에게 테스트 주행을 의뢰해서 좀 오래된 내용이지만 테스트 주행느낌을 공유합니다.
베이스가 되는 차량은 M5 30주년 모델로 순정 560마력이 아닌 600마력 사양입니다.
17만킬로를 넘게 탔지만 센터에서 엔진을 통으로 교체한 이력이 있습니다.
사용된 변속기는 E92 M3에 사용된 6속 변속기와 사양이 같습니다.
수동 스왑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실 패달쪽입니다. 패달의 감각이 원래 순정과 동일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클러치 패달의 작동감과 클러치가 붙는 타이밍 등이 비슷해야하는데, 이런 부분이 맘에 안들면 스왑 후 만족도가 떨어집니다.
기계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자동에서 수동은 반대로 스왑하는 것보다는 난이도가 적습니다.
TCU신호를 죽이고 ECU가 변속기로부터 신호를 받지 않는 것으로 경고등을 띄우지 않게 코딩을 해주는 정도가 EMS쪽에서 손을 봐야할 부분이고 나머지는 모두 기계적인 조립입니다.
변속기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프로펠러 샤프트 역시 교체해야하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수동으로 스왑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부품을 제대로 세트로 구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 만들어 놨는데 뭐가 안맞고 뭐가 틀리고 하면 국내 조달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시간을 엄청 소모하기 때문입니다.
이 차는 전체적으로 매우 잘 만들어져서 아주 기본 좋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몇가지 이슈가 있어서 안내를 드렸지만 전체적인 주행 능력은 모두 발휘하면서 탈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F10 M5의 DCT는 아주 좋은 변속기입니다.
내구성이나 성능 모두 훌륭하고, 정확하며, 매우 부드럽습니다.
엔진이 가진 엄청난 성능을 고려하면 DCT에서 수동이 과연 필요하겠느냐는 질문은 항상 매니어들끼리 치고받는 소재거리이기도 합니다.
수동차량의 신차 출시는 급속도로 줄어들고 실제로 고성능 차량에서 수동변속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 시피하기 때문에 수동변속기가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팔아야하는 입장에서 수동변속기를 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수동변속기를 잘 다루는 입장에서 보면 수동변속기를 능가하는 운전재미란 없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빠르고 정확한 자동변속기는 운전을 쉽게 하고 트랙에서 더 빠릅니다.
하지만 직접 조작할 때의 재미는 없지요.
패밀리 SUV도 수동이지만 생각보다 즐겁게 운전할 수 있는 그런 차였습니다.
F10 M5 수동.
저도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게 탔습니다.
DCT는 좋은 변속기이지만 세팅이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습니다.
스위치로 변속속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2,3단계에서는 높은 회전수에서 시프트 업하면 파워시프팅을 합니다.
파워시프팅이란 클러치에 무리를 줘서 높은 회전수에서 엔진의 힘을 바퀴쪽으로 강제전달해서 앞으로 튀어나가게 하는 동작입니다.
수도없이 언급했지만 이 동작은 클러치는 물론 엔진을 망가트리는 아주 나쁜 동작입니다.
가속패달을 살짝 놨다 밟으면 이 느낌없이 부드럽게 클러치가 붙는데, 스포츠 주행할 때 마다 아주 거슬리고 1단계에 두면 파워시프팅을 안하지만 다운시프트가 또 바보가 되어버립니다. 기어를 내릴 때 너무 느리게 변속이 되지요.
수동은 이런저런 짜증나는 메이커 특유의 세팅에 불만을 가질 필요 없이 그냥 내가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달립니다.
2단에서 가속할 때 뒤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어도 LSD와 상당히 그립이 좋은 295사이즈 타이어가 그냥 무시하고 가속해도 될 것 같은 자신감을 줍니다.
4륜 구동에서 느낄 수 없는 심장 쫄깃해지는 순간을 강력한 터보 후륜 구동 수퍼 세단은 쉽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변속기의 치합이나 들어가고 나가는 느낌이 BMW 수동 특유의 손맛을 그대로 전달해 줍니다.
1M을 운전하고 있는 느낌을 줄 정도로 손맛은 최고입니다.
세라믹 브레이크가 너무 예민하긴 하지만 브레이크는 차고 넘치면 넘칠수록 좋은 물건이라 상관없습니다.
17만 킬로가 넘은 차대로도 엔진 변속기 쌩쌩하면 신나게 달릴 수 있고 오래타도 질리지 않는 느낌으로 소장할 수 있으니 독일차가 차대는 참 튼튼하다는 생각을 새삼합니다.
아마 국내에는 또다른 F10 M5 수동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국보급 희소성이고, 변속기 망가질 걱정이 없는데다가 클러치를 완벽하게 다룬다면 20만킬로를 사용해도 변속기쪽은 수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무미건조해지는 신차 시장에 타보고 싶은 차들이 별로 없는 요즘 간만에 아주 화끈하고 즐거운 주행이었습니다.
-testkwon-

그사이 적산거리도 많이 늘은거보니 교체받은 엔진도 양품인 것 같네요. 정말 신선하고 멋집니다.
그나저나 30주년은 차선 이탈방지부터 다양한 기능이 더 들어가네요. 옵션 차이는 처음 알았습니다.
이걸 실행하신 분이 국내에 계신다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합니다.
마지막 후륜에 수동이라... 권대표님 덕분에 희소성 높은 차량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