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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암..
그당시 생전에 들어 보지도 못했던 생소한 병 때문에 중 2때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 가셨다.
넉넉치 못한 살림에 자식이 6명이나 있었으니...
오죽하였겠는가..
식도가 막혀서 숨을 쉬지 못할때 까지 당신께서는 마지막으로 막걸리 한사발만
잡수고 싶다고 하셨다.
절대로 술은 안된다고 하시던 어머니 께서도 때를 알아 차렸는지..아무 말씀 안하시고
막걸리를 주셨다.
그렇게 아버지 께서는 마지막으로 막걸리 한사발을 들이 킨후 세상을 떠나셨다..
모두들 울음 바다가 되었지만...
나에게는 이상하게 죽음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았던 모양이다..
울음이 나오질 않았다.
왜 사람은 죽을까?..
사람이 죽으면 왜 저렇게 슬프게 울까?
식구들의 서러운 곡 소리에 조금 눈물은 나왔지만 나의 마음에서 진심으로 흘리는 눈물은 아니였다.
아버지 마음은 자식을 낳아서 길러봐야 안다고 했던가..
지금 세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이제사 아버지라는 존재를 조금 알것 같다.
6명 자식을 두고 세상을 하직한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웠던가를...
여러분들도 아버지가 살아계신다면 살아계실때 잘해라...
죽고나서 묘지에 비싼 대리석으로 도배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2월10 일이 서인천에 온지 3주년 이다..
정말 세월이 유수와 같다더니만...빠르다..
차로 말 하자면 400마력 정도 엔진을 가진 차만큼이나 빠르다..
자식의 교육때문에 이사를 여러번 가는 아버지도 주위에 상당히 많은걸로 생각 된다.
하지만 생활여건 때문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분들이 더 많을 것이다.
샾 뒤에 고딩 외아들을 둔 아버지가 있다.
올해 졸업반인 아들은 차에 관심이 많은지 심심하면 샾에 놀러와서 이것 저것을 물어보곤
했다. 조그마한 프레스 공장을 경영하는 아버지는 뉴그랜져 3.0 을 타고 다녔다.
그차가 최고인줄말 알았던 그분은 우리샾에 오는 차들을 몇년동안 지켜 보고는
자기차 가지고는 명함도 내밀지 못하다는걸 깨달았던지...
자꾸 차를 바꿔야 겠다고 혼잣말로 지껄였다.
결국은 휠타이어와 올도색으로 마음은 진정 시켜놨지만...
차를 바꾸고 싶은 충동은 여전 했다.
아들이 면허증을 땄는지... 아방이 한대를 졸업 선물로 친적 한테 물려 받았다고
타고 왔다..
차에 관심이 많았던 아들놈이 떼를 쓰는 모양인지....
" 형님~ 이놈이 차가 높아서 쪽팔리다는데... 높으면 쪽팔리는거유?"
" 아따 저놈이 뭘 알긴 아는구만... 저 나이때 높은차 타고 다니면.. 아버지차 타고 다니는줄 알지...
일단 자세를 낮춰야 칭구들 한테도 내 차다고 자랑해도 믿을 거구만.. 설마 아버지가 차고를 내려서
타지는 않을거 아닌가..."
며칠후...
아들놈이 열심이 인터넷을 뒤졌는지... 퀘스트 쇼바와 휠 타이어를 사가지고 와서 장착을 했다.
물론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이빠이 낮아진 아방이를 보면서 아들놈은 흐믓해 했지만....
" 흐미~ 저렇게 낮아가지고 어디를 넘어 다닐려고 해부냐? 어이구 내가 못살아..."
아버지가 눈쌀을 찌프리면서 한마디 날린다.
그러면서 또 물어본다...
" 저런 쇼바를 넣으면 좋은거요?"
내가 대답했다..
" 아니...이따가 한번 타봐~"
" 그런데 뭔 천병이 나서 저런것을 끼운다요?"
" 자세 내릴려고..."
" 그냥 순정으로는 안내려 오나요?"
" 내린다 해도 댐퍼가 약해서 박쳐..."
" ..........."
할말을 잃었는지... 아무말이 없다.
잠시후..
시운전을 나가는 아들놈에게...
" 야~ 나도 태워주라...퀘스튼가 지랄인가 맛좀 보자..."
부자는 나란히 샾을 떠났다..
한참있다가 들어오는 자세 낮은 아방이에서..
아버지가 먼저 내리더니..
허리를 손으로 만지고 있다....
" 아이구 허리야~~ 이것이 차냐? 어이구... 너나 타고 다녀라.."
" 좋기만 하구만...아버지 고마워요~~"
만족한 아들의 호박이 유별나게 크게 보인다.
아들의 행복이 아버지의 행복이였을까?
하기사...
아들이 기분 좋다고 하는데 싫어할 아버지가 또 어디 있겠는가...
우리샾에 오시는 손님 한분 이야기이다.
차는 투카 2.0이고.. 하이캠을 박아서 7200 알피엠까지 올릴수 있다고 한다.
물론 운전도 수준급이다.
얼마나 차를 아끼는지 칼같이 제때에 오일을 교환하고 남달리 차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얼마전...
전화가 왔다.
" 사장님~ 차가 이상하게 아이들이 떨어요...시동도 가끔 꺼지기도 하고..."
" 올것이 왔구만... 빨리 타고 와~"
차를 진단해 보니 해드를 까봐야 할것 같은 상황이 여서 어쩔수 없이
해드를 까보았다..
역시나 예상 한대로 피스턴 하나가 깨져서 흡기 밸브까지 휘어져 있었다..
" 또 지랄하고 다녔구만... 쩐좀 깨지겠군..."
혼잣말로 내가 말했더니
옆에서 인상을 쓰고 있던 오너..
" 난몰라... 어쩌면 좋아 아부지에게 뭐라고 말하지? 우리 아부지는 왜 차가 고장이 나
는건지도 모르시는 분인데... 어떡카지?"
" 아버지는 차를 대략 얼마정도 타고 바꾸시나?"
" 5년 이상 타신적이 없어요..."
" 그러니까... 차가 왜 고장이 나는줄 이해를 못하시지..."
" 어쨋든 아버지에게 뭐라고 말해야 알아 들을까요?"
" 사실대로 말해..."
" 피스턴이 뭔지 모르는데요?"
" 방법이 없잖아...알아서 해~"
한참을 친구들과 전화로 의논을 하더니만...
" 고쳐 주세요... "
" 어떻게 말했는데?"
" 사실대로 말했죠..."
차를 다 고치고 결제를 마친후...
물어보았다..
" 나이가 몇이야?"
" 24살"
" 지금까지 몇대째야?"
짐작에 약 3대정도 바꿨을 것을 생각하고 물어봤더니...
" 8대요..."
" 뭐? 8대?.....흐이그...호박이야... 정말 대단한 아버지를 두셨구나...8대라..."
" 어떻게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네요...안녕히 계세요..."
아무렇치 않다는듯 대답을 하고는 횡하니 떠나갔습니다...
아버지....
진정 당신은 대한민국의 아버지 입니다...
그런 아버지 한분 계셨으면 하는 생각이 갑자기 밀려 옵니다...
-장가이버-
2007.08.06 00:01:00 (*.0.0.1)
항상 우리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데 이글을 읽고나니 다시한번 아빠가 멋지게 느껴지는군요~! 제가 아들이엇더면 윗분처럼 되었을겁니다;
2007.08.06 00:01:00 (*.0.0.1)
양부모님 건강히 살아계신건 복이죠. 감사하고 살고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휴대폰이 좋아져서 대학 동문회 동문일들이 메세지로 날라 오는데 부모님 부고가 많은게...... 뭐 많은건 못해드리고 닭살나는 이벤트도 체질이 아닌지라
2007.08.06 00:01:00 (*.0.0.1)
전 1-2년에 한번 종합검진 받게 해 드리곤 있습니다만.....일단 저도 건강하고 하는일 탈 없게 부모님 안심시켜드리는것도 효도겠지요 ?? 안전운전도 효도의 한 방법일겁니다 ^^
2007.08.06 00:01:00 (*.0.0.1)
오~ 새로운 연금술인가요??? 아방이가 어케 RS4로 변신한다죠?? 3단 변신 합체한거두 아니공... ㅎㅎㅎ 노하우 전수 좀... >.<(냠냠냠)
2007.08.06 00:01:00 (*.0.0.1)
제 아버지는 저렇게 차를 몇 대씩 바꿔주진 않으시지만, 제가 가장 아끼는 애마 튜닝/튠업 작업도 손수 손 더럽혀가면서 도와주시고; 뭔가 이상하다고 말씀드리면 회사에 계신 전문인들을 불러다 토의해서 리포트까지 보내주신답니다. 정말 대단하신 아버지예요^^:
2007.08.06 00:01:00 (*.0.0.1)
면허 따기도 전에 절 무작정 운전석에 앉혀서 북적대는 시내로 몰아세우신 것도, 몇 년이 지나 운전 많이 좋아졌다고 만족해하시던 것도 생각나네요^^: 지금은 멀리 떨어져있지만; 그래도 건강히 살아계시니 전 행복한놈입니다. 에구~
2007.08.06 00:01:00 (*.0.0.1)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어릴적 겁없이 차를 몰고 나갔다가 아버님께 걸렸으나 뒷통수 한대 맞고 수능끝나고 바로 면허시험장 약도를 주셨으며 면허를 따니 키를 돌려주셨던 저희 아버지.. ^^ 부모님이 건강히 살아계시다는 건 정말 축복받은 일 입니다.
2007.08.06 00:01:00 (*.0.0.1)
저 처음 면허증을 집에 업고 왔을때ㅋ 바로 키 던져 주시면서 연수 시켜주시던게 생각 나네요. 물론 손잡이를 부러질듯이 잡고서... 물론 표정 관리는 안되고ㅎㅎㅎ 이제는 옆에 앉으셔서 주무시기도 하시지만 절대 잘한다고 칭찬 안하시데요.^^
2007.08.06 00:01:00 (*.0.0.1)
아버지가 큰 마음 먹고 사셨던 중형차 쏘나타. 89년에 스카이실버의 반짝이는 2.0 수동을 뽑았는데.. 그해부터 만 2년이 안되어 지붕 만 빼도 몽땅 도색을 했었던 아픈 기억이 있죠. 물론 제가 온 사방을 다 긁어 먹은.. ^^;;
2007.08.06 00:01:00 (*.0.0.1)
그 때 아버지 표정이 참 살벌했었죠. ^^;;; 그래도 암말 안하셨는데, 티뷰론 스페셜에서 포니를 거쳐 시리즈 랜드로버로 향하는 제 행각에는 정말 아무말도 안하시더군요. ㅡㅡ;;; 그런 아버지십니다. ㅋㅋ
2007.08.06 00:01:00 (*.0.0.1)
차에 대해서 맨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아버지로부터였고.. 지금도 차에 대해서 많이 의논드립니다.. 사실 저보다 많이 아시고 잘 아시기에.. 제가 못 느끼는 미묘한 변화까지도 감지하시는 걸 보면서 항상 경외감을 갖는다는.. ^^
2007.08.06 00:01:00 (*.0.0.1)
대학 자동차공학도 시절 피아트132를 몰고다닌 아버지셨지만 어쩜 그렇게 달라지셨는지 지금 제 카라이프에는 절대 지원사격없이 확고부동하십니다. 차는 이동수단에 불과하다는 말씀에 스스로 호박이 여러번 깨질뻔 했지만
2007.08.06 00:02:00 (*.0.0.1)
글쎼요... 따님이라고 안 그럴진 모르는거겠죠?^^;;; 작년에 시집간 친구는 티뷰론 스페셜->IS200.. 운전은 더 살벌해지고있답니다..
2007.08.06 00:00:00 (*.0.0.1)
그래도 딸은 큰사고쳐서 한방씩 먹는일은 없겠죠. 그래서 딸 낳고 안심중... 그리구, 아부지 죄송해유~ 열심히 벌어서 벤츠로 바꿔드릴께요.
2007.08.06 00:09:00 (*.0.0.1)
저는 베이스 성격 판박이라서, 친자확인 소송은 안해도 되겠습니다..^^ 어릴때는 사달라는 것 잘 사주는 아버지가 멋지지만, 크면서는 하시는 분야에서 '프라이드'를 가지고 계신 아버지가 멋진 아버지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장 사장님은 정말 멋진 아버지중 한분이시겠지
2007.08.06 00:09:00 (*.0.0.1)
요... 그리고, 자식들 공부는... 열심히 멋지게 사는 부모님을 보고 자라는게 제일 큰 공부인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2007.08.06 00:09:00 (*.0.0.1)
강희님~ 옛날 사람들은 왜 그런지 요즘처럼 아버지하고 친하지가 않았어요..아버지와 함께 걸었던 기억도 없어서 참 서운 했습니다..그당시 아버지 들은 왜 그리 매정 했었는지...
2007.08.06 00:15:00 (*.0.0.1)
저도 반성 중입니다...^^ 저는 연배가 한참 아래인데도, 아버지와는 무뚝뚝한 기억 (또는 야단맞은 기억..^^;;;) 밖에 없어서.. 요즘 노력중입니다. 장박사님 말씀 들으니까... 더 잘해야지..하는 결심이 섭니다. 멋진 자제분들 보시고, 기운내세요!^^
2007.08.06 00:22:00 (*.0.0.1)
칼칼칼칼...이 글을 읽으니 브리사 - 마크파이브 - 맵시나 - 르망 - 각그랜저로 이어지던 저희 아버지 모터라이프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군요.
2007.08.06 00:22:00 (*.0.0.1)
르망 처음 나왔을 때 저를 데리고 부평 공장까지 가서 에어컨 달린 모델로는 전라도에서 1호차를 직접 끌고 집으로 오시면서 바로 당시로서는 무시무시한 속도 140Km/h를 찍고 경찰도 못따라온다고 좋아하시던 것이 생각 나네요. 그피를 물려받아 지금 제가 이러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