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126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S클래스입니다.

예전에 지인이 캐나다에서 상태좋은 89년형 300SEL을 가지고 계셔서 자주 몰았었는데, 요즘 고급차와는 분명 다른 클래식하고 묵직한 느낌에 감탄했었지요.

특히 승차감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이번에 시승해본 560SEL W126의 최고봉으로 V8 5.6리터로 279마력을 발휘합니다.

17년된 차로 생각이 안될 정도로 외관이 좋았고, 샴페인 색상은 노신사가 베이지색톤의 세미 정장으로 멋을 낸듯한 느낌을 가져옵니다.

 


W126부터만해도 실내공간이 상당히 넓고 특히 뒷좌석은 정말 편안합니다.

약간 높은 시트포지션에 견고한 시트는 지금 기준으로 보아도 인체공학적이고 편안합니다.

 

 

이때 당시의 벤츠의 완성도는 당시 다른 나라에서 만든 고급세단으로 발톱끝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감히 흉내도 못내는 완성도였지요.

 


30만 킬로를 넘긴 엔진은 여전히 부드럽게 작동하였고, 지금도 순정 휠 타이어를 장착하면 250km/h를 달릴 수 있다고 합니다.

 

 

구형 벤츠들은 특징이 2단으로 출발하기 때문에 출발이 상당히 무겁습니다.

출발할 때 킥다운 스위치를 밟으면 1단으로 출발할 수 있지만 시승차는 킥다운 스위치가 작동을 안하는 상태였습니다.

 


직선구간에서 180km/h까지 올려보았는데, 100km/h가 넘으면 속도계의 바늘이 한결 가볍게 쭉 뻗어 올라갑니다.

 

 

완만한 램프를 140km/h로 달리면서도 불안하거나 롤링이 심하지 않습니다.

제동력도 요즘 독일차만큼 넘치는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명확하고 강력하며, 제동밸런스도 기대 이상으로 좋습니다.

 

 

제동을 해도 뒤가 뜨거나 가벼워지는 느낌이 없습니다.

변속충격이 좀 있지만 나이가 있고, 이제 변속기를 한번 오버홀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오너 말로는 연비가 생각보다 아주 좋다고 했고, 뒷타이어가 285mm라 현재는 최고속이 240km/h밖에 안나온다고 했습니다.

 

 

W126은 도어 닫을 때 메탈릭한 음색을 내기 때문에 감성적인면에서 구형 독일차에 심취해있는 분들이 아주 좋아할만한 차라고 생각합니다.

날씬하고 선이 강력한 뒷모습을 볼 때면 왠지 히틀러가 생각이 날 정도로 다부진 자세는 위풍당당합니다.

 

 

구형 8기통 벤츠는 과거 BMW와 겨루던 고속빨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귀한 표본자료라고 생각합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