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하고 즐겁게 테드에 들락거리는 30대 중후반의 유령회원입니다. 드림카는 있지만
현실은 아직 드림에 도달하려고 진행중인 평범한 가장입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날씨도 참 맑고해서 두살된 아들을 태우고 가끔가는 손세차장에서
나들이를 위한 꽃단장을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말끔하게 정리된 차에
어린 아들과 함께 있어서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룸미러에 시야를 자극하는
차량이 빠르게 가까워저 옴을 느낍니다. 낮은 자세와 아주진한 썬팅, 얼핏 보이는 광폭의
타이어, 그리고 배기소리가 룸미러와 우측 백미러 사이로 분주하게 이동하는 것으로보아
얌전한 운전은 아닌것이 확실합니다. 한 2-300m앞의 사거리에서는 좌회전을 해야하기에
저는 1차선에 얌전하게 가고있습니다.
그런제 이친구가 갑자기 제 뒤에 바짝 붙어서 어설픈 배기소리로 방방거립니다.
제 룸미러에 뒷차의 전면유리가 가득차 있으니 거의 정차수준으로 붙어있었을겁니다.
어린 아들도 타고있어서 신경쓰지 않으려 합니다만, 신경을 써도 어떻게 해줄 방법도
없습니다. 복잡한 사거리에 좌회전 차선에서 주행중이고 제 우측옆차선에도 차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운전자는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서 제 좌측으로 튀어나옵니다. 전방에 마침
차량이 오고있었는데도 추월을 시도하더군요. 참으로 짧은 시간동안에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반대편 차선의 차량의 하이빔을 받으며 제 차량을 스치듯이 지나서 역시
스치듯이 앞으로 파고들어와서는 옆차선의 네 대쯤 앞에 정차합니다. 어차피 4거리에 신호
대기 타이밍었거든요. 급하게 브레이크를 잡아서 아이는 울고, 사방의 차들이 그 차에데
경적을 울려댑니다. 썬팅은 무척 진해서 전혀 보이지가 않습니다. 좌회전을 포기하고
그 차의 네대쯤 뒤에 차를 세우고 뛰어나갔습니다. 상황을 봐서인지 차선을 바꾸려하니
뒷차들이 그대로 양보해 주더군요. 뛰어가서 유리창에 노크를 하고 한 소리 하려했습니다만
창을 내리지 않더군요. 저도 물러설것 같지 않음을 느꼈는지 휠스핀내더니 적색신호에서
큰 사거리를 직진해서 사라져 버립니다. 역시 예상못한 차들의 급브레이크 소리가 들립니다.

다시 차로 돌아와서 흐름에 맞추어 직진을 했습니다. 다음블럭의 4거리에 또 신호에 막혀
서 있더군요. 생각같아선 끄집어내서 한 대 쥐어박고 싶습니다만, 애가 보고 있어서 그냥
참습니다. 백미러로 저를 확인했는지 사거리 근처의 좌회전 차선에 다가서니 갑자기
신호무시로 직진해서 사라지더군요. -.-

집에와서보니 그냥 혼자서 놀라고, 혼자 열받고 말걸...하는 생각이 듭니다. 괜히 유리창
두드렸다가 신호위반해서 도망가는 통에 다른 사람들까지 놀라게 한 꼴이 되었습니다.-.-

문 열렸으면 좋게 이야기만 하지는 않았을것 같습니다만, 내 아이가 놀라서 우는 것을보니
울컥하더군요. 제가 외형이 좀 하자인지라...-.- 지레 겁먹어서 도망간것 같기도하고..
여하튼 모처럼만의 맑은 일요일이 뒤숭숭해졌습니다.
저도 똑같은 사람 되지 않도록 조심해서 운전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