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xus-GS_450h_2006(1).jpg
Lexus-GS_450h_2006(2).jpg

아래의 1.은 2007년의 먼 옛날에 월간지 카라이프의 온라인 커뮤너티에 쓴 글입니다.
지금 읽어보니 유치졸렬한 대목에 낮이 뜨거워지는데 그래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닌것은 하이브리드의 점진적인 도약 정도이군요.

개인적으로 토요타차(Lexus) 를 4대를 구입해서 타본 경험에서 토요타에 상당한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만든 차는 언뜻 별 특색이 없어 보이지만 시간의 흐름속에서, 인간의 생활속에서 강점을 발휘합니다.
통계상 가장 낮은 차량트러블과 더불어 장기간의 주행에도 품질에 별 차이가 없는 점은 때로 경외스러울 정도입니다.
토요타차량의 이런 특성은 특별한 소수가 아닌 다수의 대중을 위한, 신뢰성에 바탕을 둔 범용성을 제공하며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 두터운 지지층을 갖고 있습니다.
튀는 것을 협오하며 대중속에서 묻혀 살아가는 가운데, 각자의 천직에 치밀함과 정성을 다하는 일본인의 국민성과 부합하는 특징들이고 저력이기도 합니다.
흔히들 토요타/렉서스차들이 사람을 끌어 당기는 유니크한 매력이 없다고들 합니다만,,,
무결점에 가까운 품질과 내구성이 근간이 되는 무채색의 개성이 실상 그들의 매력이자 개성입니다.

그럼에도 국내정서상 역사적인 반일감정과 더불어 독일차로 경도된 국내 수입차시장의 현실이 어느 사이에 일본차들에게는 큰 벽이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독일차를 필두로 한 유럽차의 보급이 지금보다 더 확대되어, 그 허와 실에 대한 국내소비자의 인식이 정립될 때 일본차는 저력을 발휘하리라고 봅니다.

이미 그런 움직임들이 조금씩 관찰되고 있으며 이는 국내소비자들을 위하여 좋은 일입니다.
자동차란 문명의 이기가 주는 혜택은 펀드라이빙 이외에도 많은 구성요소들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스트레스 없는 품질과 신뢰성이 우선적 본질이란 인식이 확산될 때, 그 점을 충실히 충족시키는 메이커가 재평가 받을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보여집니다. 

------------------------------------------------------------------------------------------



1. 2006년의 시점에서의 렉서스를 바라보며,

렉서스란 차에 대해 말들이 많습니다.
전통적으로 유럽차를 선호하시는 분들은 흔히들 그 운동성능을 폄하하곤 하죠.
그 반대로 유럽차를 타다가 렉서스로 옮겨 타시는 분들은 편하고 잔고장이 없어서 좋다고들 하시고 말입니다.

렉서스는 사실 그 아이덴터티가 모호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출발은 메르세데스를 철처히 벤치마크하며 시작되었고 최근에 이르러서 L-Finesse로 대변되는 독자적인 길을 추구한 것이 맞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렉서스의 특징을 두가지로 봅니다.
첫번째는 흔히 Lexus Reliability 로 대변되는 무결점에 가까운 품질 그 자체이며,
둘째는 하이브리드를 통하여 개솔린 엔진 기반의 파워트레인의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입니다.

먼저 첫번째에 대하여 렉서스는 지난 15년간 많은 것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차 특유의 정교함, 간결함, 편의성에 더하여 무결점에 가까운 품질로 그간 신뢰를 구축해 온게 사실입니다.
독일 3사의 프레미엄브랜드의 차들은 어떻게 보면 과목간의 성적이 들쑥날쑥하면서 특출하고 개성이 강한 학생과 같습니다. 
그에 반하여 렉서스는 평균적으로 고루 우수한 성적을 보여주는 모범생의 이미지라 할까요.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지만 바둑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바둑에는 이기는 바둑과 지지 않는 바둑이 있읍니다.
즉 전문기사가 바둑을 두는 경우 화가가 화풍이 있듯이 그 타입이랄까 승부하는 방식이 있는데(기풍이라고들 합니다.) 이기는 바둑은 적극적이고 도발적인 수법을 동원하여 통쾌하게 이기는 타입입니다.
보는 사람도 즐겁고 그 자신도 즐거운, 스릴과 긴박감이 넘치는 타입입니다. 
이 타입의 바둑을 두는 분들은 100점짜리수와 60점짜리수를 번갈아 가면서 둡니다.
그 반대의 경우가 지지않는 바둑으로 이분들을 차분히 반상을 운영하며 꾸준히 80점이상의 수를 두면서 결정적인 데서 100점짜리 수를 요긴하게 둡니다. 

그럼 그 결과는 어떨까요? 
현실세계는 지지 않는 바둑의 승리입니다.
우리나라의 이창호국수 같은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할수 있습니다, 
전자의 이기는 바둑에 비하여 인기는 뜨겁지 않지만 현실은 어디까지나 차갑고 냉혹합니다.
바로 그런 차갑고 solid 한 이미지로 렉서스는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는 자동차의 현실세계인 중고차시장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미국시장에서 렉서스, 도요타, 혼다의 차량들은 감가가 매우 적고 차가 현금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일본차들은 현금으로 구매하는 비율도 매우 높읍니다. 그만큼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하겠습니다.
그에 반하여 독일 3사의 차량들은 거의 리스로 구매하는 편이라 할수 있습니다.
차자체는 훌륭하지만 보증기간이 지난 후에 각종 잔고장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또 그만큼 구입가대비 중고차의 감가가 상당히 큰편입니다.
특히, 볼보, 사브등은 미국내에서도 거의 참혹한 수준의 중고가가 형성되고 한국내에서도 볼보, 사브는 중고차딜러가 매입자체를 기피하는 비참한 수준입니다.
이점에서도 렉서스는 종합적인 강점이 있습니다.

어차피 메르세데스, 비머, 아우디, 렉서스, 재규어등의 양산브랜드의 차량을 소유하고 운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점은,
1) 유지비가 얼마나 드는가(연비포함) ? 
2) 잔고장은 없는가 ?
3) 중고가는 어떠한가 ?
들에 신경을 쓸수 밖에 없습니다.

양산차를 운행하면서 공도에서 시속 200km 에서 급코너링 한다든지, 풀브레이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할수 있습니다, 
그러한 행위자체가 정상적인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그리고 아우토반이 존재하지 않는 미국이나 한국적 현실에서 그런 상황에부딪힐 가능성은 극히 적다 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렉서스의 GS나 IS같은 차들이 코너링능력이나 브레이크 능력이 그렇게 떨어지는 차는 아닙니다.

GS430의 오너인 저도 드물지만 시속 200km/h 로 급코너 진입시 스텝트로닉 기어쉬프트를 수동으로 전환하여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여 안전하게 코너를 돌아나갑니다. 브레이크도 4-piston brake 라 제동력도 훌륭한 편입니다.
코너링이 차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한 요소임은 맞지만 그러면 가격적으로 훨씬 비싼 메르세데스 E-Class가 저렴한 Golf GTI 보다 더 코너링이 훌륭할까요?
실제로는 Golf GTI가 고속선회능력이나 차체강성이 E-Class 나 구형 Volvo S80 이나 GS430 보다 훨씬 낫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Golf GTI가 더 좋은 차라고는 생각치는 않습니다.

결국 차란 용도에 따라서 사용하는 사람의 감성에 따라 선택되는 물건이므로 코너링 하나만 가지고 차를 평가하는 건 균형이 잘 잡힌 사고가 아닐 겁니다.
이러한 양산차브랜드의 차량 구입시 무엇보다도 위의 1)2)3) 이 우선적 고려요소가 될수밖에 없습니다. 
즉, 차량의 여러가지 요소가 종합적인 밸런스가 잘 잡힌 차, 결점이 적고 스트레스 없는 차가 우선이라는 게 저의 의견입니다.
포르쉐나 벤틀리이상의 차라면 어느 정도의 결점에는 눈감아 줄수 있겠지만 말이죠.

이러한 무결점에 가까운 품질과 그에 대한 신뢰성은 결코 단시간에 쉽게 획득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렉서스는 단시간에 이루어 내었습니다.

그리고 흔히들 말하는 운전재미에 대하여 저는 양산차는 거의 대동소이하다고 생각합니다.
양산차를 운전하면서 극한의 토탈밸런스, 한계상황, 스파르탄주행을 말하는 건 다소 어불성설이 아닐까요?
저라면 어떠한 양산브랜드의 차에서도 그런 무모한 짓은 무엇보다도 내가족과 나자신을 위해 삼가하겠습니다.
양산차를 타면서 써스펜션이나 각종 튜닝을 하며 공도에서 스포츠주행을 즐긴다는 건 어리석지 않을까요?
하지만 제가 혼자서 포르쉐나 밴틀리급의 차량을 타게 되면 그런 용기를 내어 볼수 있을 겁니다.

둘째로, 하이브리드입니다.
전 이것이야 말로 렉서스가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화석연료로 구동되는 기존의 차량들이 서서히 퇴장하는 전환기입니다.
그런 시점에서 각종 대체연료가 시도되지만 하이브리드는 매우 현실적인 대안이라 보입니다.
BMW가 수소연료자동차를 그리고 GM이 에탄올을 이용한 차량을 시도 하고 있지만 그중 도요타의 하이브리드가 가장 현실적응성이 뛰어나지 않은가 합니다.
수소연료나 에탄올차를 대량 양산해 낸다면 그것을 뒷받침할 충전소를 당장 대량으로 건설해야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또 추가적으로 엄청난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궁극적인 대체에너지가 되지도 못하고 말입니다. 
BMW 의 수소연료차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 환경파괴가 심각하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현재의 시점에서 두가지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하나는 도요타가 추구하는 개솔린하이브리드, 그리고 유럽에서 개발중인 디젤하이브리드입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 도요타가 가장 많은 특허와 기술을 보유중이고 현실적으로 개솔린엔진기반의 차량 및 주유소가 많은 지라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 보여집니다. 
이미 메르세데스벤츠도 차세대 E-Class 에는 도요타와 협력하여 개솔린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할 거라고 합니다.
따라서 앞으로 결정적인 대체연료의 개발 및 실용화단계가 완료될 때까지는 하이브리드가 좋든 싫든 현실이 될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렉서스, 아니 도요타의 이러한 과감한 투자와 기술선도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런 점에서 BMW도 가장 진취적으로 각종 신장비를 투입하여 업계를 이끌고 있지만 렉서스의 하이브리드가 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올 올바른 방향으로 보이는 군요. 
아니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요타답게 차근차근 준비한다고 할까요,,,

개인적으로 GS450h 의  문제점은 증가된 차량의 무게와 그로 인한 코너링시 횡G값의 압박입니다.
하지만 철두철미하고 약기까지 한 도요타가 그에 대해 무방비로 대처하지는 않겠죠?
차가 출시되고 나서 충분히 시승해 보면 정확히 파악이 될겁니다.

끝으로 에드먼즈 닷컴의 GS450h Review 에서 이런글이 있더군요,
“최근에 리뷰를 위해 드라이브한 차들 중 자기 돈을 들여 사고 싶은 몇 안되는 차중의 하나다.”



2. 2014년의 시점에서의 렉서스를 바라 보며,

위 1.의 졸필은 2007/3월에 카라이프 게시판에 올린 글인데  지금보니 정말 미숙한 부분이 너무나 많이 보이는 군요.

각설하고, 2006년 당시만 해도 하이브리드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고 자동차전문가들도 회의적인 견해가 대부분이었읍니다.
저 같은 경우 2006년 1월에 당시 세계최초의 개솔린하이브리드 SUV인 RX400h 를 구입해서 운행중인지라 하이브리드의 장점이 이해가 되더군요.
이때만 해도 렉서스가 한참 잘 나가던 때이었는데 이후 급발진 및 브레이크제어불능 사고건으로 이미지실추가 된 점 안타깝습니다.

그 사건의 배후에는 미국내 불경기로 침체된 사회분위기 및 국수주의적 경향과 정치적 의도도 다분히 있었던 것으로 이해합니다.
물론 차량자체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문제없는 브랜드는 없는데 너무나 크게 이슈화가 되고 말았죠.
저 자신은 일본이란 국가를 싫어하고 과거를 반성하지 않는 뻔뻔한 태도를 증오하지만, 일본인 개개인의 성실함과 충실한 직업관을 알기에 하자발생률이 전무후무할 정도로 낮은 렉서스가 재기하였으면 합니다.

렉서스가 그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자체로 독일 3사에 미친 영향은 일반인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심대합니다.
개솔린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특허도 대부분 도요타소유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 달리 테슬라를 비롯한 후발주자의 경쟁력이 막강한데, 날로 경쟁이 더 심화되고 있습니다.
경쟁은 또 다른 상위레밸에서의 경쟁을 부르고, 결국은 발전이 가속화되는 것이 기술의 세계이니 자동차산업도 마찬가지이겠죠.

그런 점에서 항상 꾸준한 길을 걸어온 렉서스의 분발과 예전과 같은 선전을 기대합니다.

자동차구입을 위한 경제적 여유가 아주 많은 소수의 사람들에게는 번뜩이는 개성을 가진 특별한 차, 예로 페라리, 람보, 포르쉐들이 구입 우선순위이겠지만, 저같이 항상 예산이 한정된 보통사람들에게는 큰 결점이 없는 렉서스가 장기적 보유의 관점에서 더 매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분이 그러더군요, "인생은 전체가 승부이다" 라고,,,
한 사람의 인생의 특정 페이지만 보고 그 삶의 전체 모습을 알수 없다는 점에서 저는 렉서스의 전체 평점을 높게 평가합니다.
그 무채색의 개성이 저에게는 매력적이고 저평가되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 출처: StarFairyBaby 의 블로그에서 (http://blog.naver.com/manumoon/220093383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