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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재학중인 쌍둥이(오준, 오탁)가 레이싱 카트를 시작했습니다.
렌탈 레이싱 카트를 탄 것이 4회, 자기 카트로 주행을 시작한 지는 이제 두번밖에 되지 않았지만 몸으로 레이싱의 세계에 대해 진하게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저희 파주스피드파크 팀에 가장 어린 친구가 유치원생, 그다음으로 초등학교 1,5,6학년 생 그리고 준이탁이, 그 위로 고등학교 3학년 챔피언급 선배가 포진하고 있습니다.

한창 장난치고 개구장이일 나이이지만 트랙에서는 정말 의젓하고 열정이 대단합니다.

개인적으로 레이싱카트는 격투기 다음으로 격렬한 스포츠가 아닐까 합니다.
15마력으로 8~9회 정도를 하루종일 타게 되는데, 운동을 좀 한다는 사람도 어느정도의 랩을 낼 수 있다는 조건에서 3회 이상을 주행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근력,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레이싱카트를 빠르게 모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첫번째, 두번째 8회, 9회를 주행한 후 집에 왔는데, 아이들 몸에 상처와 멍등 만신창이였습니다.
후시딘을 발라주면서 익숙해지면 이런 상처가 생기지 않을 거니까 카트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만들어라라고 했습니다.

위의 사진은 영하 5도의 오전에 카트를 타기전 트랙워크를 하는 모습이고 이 트랙에서 2번째로 빠른 선배에게 코스 레슨을 받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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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친구가 트랙의 코너별 공략 라인을 설명해주는 모습인데, 아이들의 Track talk를 옆에서 듣고 있으면 정말 진지하고 탐구하고 변화를 통해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확실히 보입니다.
브레이킹 포인트 라인 그리고 간결한 스티어링 조작 등 타인의 주법을 분석하는 능력이 아이들의 레벨이 아닙니다.

모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이곳에 자신들의 어린시절을 불사르고 있으니 서로 통하는 고리가 빠르게 튼튼해지는 느낌입니다.

그 목표는 빠른 드라이버가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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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의 날씨에 레이싱 카트를 10분 정도 타고 오면 손가락이 구부러지지 않을 정도로 춥습니다.
챔피언들의 겨울 주행 레슨에 의하면 손아귀에 힘을 더 줘야하고 카트는 스티어링휠을 밀면서 올리는 힘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손아귀 힘이 좋아지고 활용도가 높이지면 추위에도 좀 더 강해진다고 합니다.

위 사진의 꼬마아이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는 9마력짜리 마이크로 카트 탑니다.
준이 탁이에게는 대 선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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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카트를 타던 첫날 하루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원래 준이탁이가 사용하는 로탁스 엔진은 실제 23마력을 낼 수 있는 엔진인데 15마력으로 줄여서 탑니다.

그런데 체험을 위해 첫 자기카트 주행 때 23마력으로 탔었는데, 아이들이 타고 들어와서 
"아빠 정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요"
"제어가 너무 어렵고 팔이 부러질 것 같아요"

그래도 2번째 3번째 비약적으로 조정능력이 향상되고 3타임을 타고나서 15마력으로 줄여서 타니 차를 다루는 감각이 좀 여유가 생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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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이가 7kg정도 몸무게가 무거운데 현재 둘간의 격차는 오탁이가 0.2초 정도 빠르니 핸디캡 웨이트를 고려하면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향상 속도는 비슷한 상황입니다.
쌍둥이이지만 둘간의 성격이 많이 달라 그 성격이 트랙에서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아빠로서 지켜보는 것도 재미와 기대 그리고 걱정 이런 감정들이 교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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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고 또 한번의 트랙워크를 가집니다.
아이들은 정말 순수합니다. 트랙에서는 공부, 학원, 숙제, 엄마의 잔소리 이런거 다 잊고 어떻게 하면 빠르게 달릴 수 있을까?만 생각합니다.

트랙에서는 자기보다 빠른 드라이버에 대한 존중심을 보여야한다는 것을 스스로 배웁니다.
2살 어린 친구이지만 선배대접을 확실히 하면서 하나하나 배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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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해의 고도가 가장 높을 때를 기준 15마력으로 베스트 랩(45초대)을 찍었고, 그 이후 차츰 베랩이 안나왔는데, 다른 친구들도 비슷하더군요. 해가 넘어가면서 노면 온도가 변하니까 랩타입에 바로 반영이 되는 것입니다.
정말 카트는 예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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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마지막 주행, 9회째 주행인데, 준이 탁이가 25층 아파트를 4분대에 주파할 정도의 체력과 턱걸이를 20개씩 할 수 있는 근력을 갖췄기 때문에 많은 회수를 처음부터 탈 수 있었다고 봅니다.
참고로 준이 탁이는 일주일에 최소 3회 25층 계단 올라가기(두개단씩), 턱걸이 20~50회를 매일 시킵니다.
악력계 각 1개씩 있어 틈나는데로 가장 강한 강도로 하루 100회 이상 합니다.

주 1회 계단 오르기는 저도 같이 하는데, 저도 25층까지 4분 초반을 끊을 수 있는 체력을 아직 유지중입니다.
주 3회 새벽 테니스를 치기 때문에 전 계단은 주 1회만 아이들과 같이 하는 것이지요.
계단 오르기 과정은 3남자의 또다른 레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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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어린 친구들이 캬브레타 방식의 2사이클 엔진을 트랙에서 다루는 모습에서 귀여움이란 없습니다.
진지함과 열정 이 두단어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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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열심히 하는 초등학교 1학년 친구가 타는 모습 그리고 레이스를 실제로 하는 모습을 보고 준이탁이가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너희들 봤지? 이거 절대 공부보다 쉽지 않아"

아이들이 좀 하기 싫어도 부모가 시키면 할 수 없이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피아노나 농구, 축구 이런거 부모가 시키면 그냥 놀러간다는 느낌으로 가서 열심히 또는 건성건성 하고 오는 것이지요.

그런데 레이싱 카트는 본인이 미친듯이 좋아하지 않으면 절대로 못합니다.
부모가 두들겨패도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할 수 없는 것이 레이싱카트입니다.
타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속도에 대한 두려움과 맘대로 잘 안된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재미를 기대하는 것을 완전히 무력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이제 시작이니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는 모릅니다만 아이들의 의지와 욕심 그리고 탐구하는 모습을 보면 사춘기 중학생의 약간은 반항적이고 자기 주장을 강력하게 펼치려고하는 야성이 조금 수그러지고 그 에너지를 어떻게 하면 빠른 드라이버들에게 배워 주행기술을 익힐지 연구하는 쪽으로 전환되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레이싱 카트가 가장 고마운 이유는 부자간의 진지한 대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이 부모 자식간에 끼어들면 이런 아나로그적인 대화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레이싱 카트의 캬브레타 엔진 겨울에 초크밸브를 열어야 시동이 걸립니다.
정말 이렇게 원시적인 형태의 엔진이 아직도 레이싱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한번 주행하고 올 때마다 체인에 기름을 쳐야하고 기름통을 적정량 채워야하며, 주행을 마치고 나면 캬브레타를 분해해 남아있는 잔유를 기름통에 붓고 다시 조립해야 합니다.
스텔라의 카브레타를 만져본 이후 몇십년만에 캬브레타를 분해하면서 흥분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트랙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test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