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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기전 중미산 마루턱..

 

해가 많이 길어져, 5시면 이미 훤하다.

4시에 눈을 떠 뒤척이다.. 거실에서 영화를 보다 잠든 아들과 아내가 행여 깰까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혼자만의 시간..

녀석과.. 거침없이 다가오는 와인딩, 내 정신이 하나되는 시간..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고..

간간히 계곡에 울려퍼지는 타이어의 스퀼사운드만이,

내 존재를 반겨주는 새벽 드라이빙..

 

잡다한 상념을 날려버리고, 스스로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

 

왕복 200 키로를 달려와 한산한 아침 세차장으로 가,

녀석의 마스크에 늘어붙어 죽어간 벌레들을 깨끗이 닦아주고..

선선한 아침 공기에 왁싱의 유혹이..

스트레칭 겸 왁스를 돌려바르고, 싹싹 문질러 닦아주니,

지난번 보다 한결 녀석이 블링블링해졌다.

 

독야청청.. 내 인생처럼..ㅋ

 

 

 

 

집에 돌아오니,

내가 새벽에 나간줄도 모르는 아내가 주방을 드나들며 맛있는 동태찜을 요리하고 있었다.

방금 일어난 아들녀석은 부시시한 모습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있고..

 

" 잠꾸러기 울아들이 휴일인데 어케 이시간에 일어난겨?"

" 엄마 생일인데 일찍 일어나야지..참내" 오만상을 찌푸린 녀석.

 

심통이 난듯한 아내가, 투덜이듯 아침상을 차리는 동안

난.. 동네 베이커리에서, 아침에 내어놓은 신선한 치즈케익 사온걸.. 

슬그머니 꺼내어 아침 상머리에 놓고,

초를 꽂아 불을 붙였다.

아들녀석과 눈빛을 맞춰 " 해피버스 데이 투유~♬" 를 불러줌.

 

지생일 잊은 줄 알았던 아내의 눈가엔..

금방 그렁한 눈물이 함박만큼 맺혀진다.

 

 

"왜울어? 감동한겨? ㅋㅋ"

 

 

 

 

" 꽥~~~~ "  ㅎㅎ

 

 

 

 

 

 

깜장독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