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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차가 없는 뚜벅이이지만.. (그나마 가지고있던 바이크도 정리하고 이제 바퀴달린건 자전거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ㅠㅠ)
노승진님의 피아트500과 함께하는 이야기와 의전행사에 관한 이야기를 보면
군대에서 했던 일들이 생각나서 글을 써봅니다.
잠시 군대에서의 보직을 설명하면, 비 전투부대에서 승용차를 모는(고정 운전병은 아니었지만 장거리 운행이 많고, 주말에는 외박 나간 선임 및 후임의 대리운전을 하는) 운전병이었지요.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오후 5시가 되면 배차계 행정병이 신송지(운행 목적지, 사용관, 출발 시간, 출발 장소 등이 적힌 종이)를 제관물함에 올려 놓고갑니다. 물론 짬이 안될때는 제가 직접 가서 확인해야지요 ㅠㅠ
그럼 이제 미리 소대장님께 가서 내일 출발하는 장거리 차량들의 차키를 받아 전투모에 모아서 조심조심 들고가 세차를 시작합니다.운전은 주로 일병3호봉 이상, 세차는 그 이하의 후임들의 몫이지요. 전 제가 몰 차는 직접 했습니다.(이등병때 하도 당해서..)
세차가 끝이나고 6시가 되면 정비대대 앞에 차를 일렬로 주차하고 본네트를 열어놓고 장거리 검차를 위해 주사님을 기다립니다.
주사님이 여러분이라 돌아가면서 하지만(꼼꼼한 분도 계시고, 설렁설렁하는 분도 계시지요 ^^) 라이트(상향등), 깜빡이, 워셔액, 엔진오일, 브레이크오일, 냉각수, 타이어, ovm공구, 공회전시 나는 엔진의 소음을 점검하고 검사지에 사인을 받습니다.
그리고 6시반부터 7시반까지는 주유를 해야할 시간이지요. 주유의 기준은 이렇습니다.
왕복 200키로 미만은 탱크의 절반이상이면 ok, 왕복 200키로 이상은 2/3이상 유지, 외박 장거리(당일 돌아오지 않는)는 항상 풀탱크.
이것을 마치고 나면 다시 저희 중대 주차장에 가지런히 주차를 하고, 요즘같은 날씨에는 트렁크에서 앞유리 커버를 덮어놓습니다. (1800cc이상의 세단은 바디커버) 그리고 중요한건 고참들의 높은 순서대로 몇몇 차들은 처마 밑에 넣어둬야합니다.(이건 사실 악습이었지요 ^^, 내빈 및 행사용 차량을 보관하기 위한 처마였어요)
그리고 내무실 청소도 하고 화장실 청소도 하고 복도 청소도 하고 담당구역 청소도 하고... 청소 청소 청소 후
충분한 휴식(?)을 가지고 내일 아침을 기다립니다.
이때 지도를 펼쳐놓고 내일 갈 곳의 도로를 머리속에 익혀둡니다.
무슨 ic에서 나와 몇번째 신호에서 우회전이라거나, 랜드마크를 기억해서 가는경우가 많습니다(제가 근무할때는 주로 타이어가 가장 싼집 이었음 ㅋㅋㅋ) 이런것들은 고참들에게서 구전으로 전해오는 정보가 최고이지요. 여기 도로는 카메라가 많더라, 여기 도로는 마음껏 쏴도 되더라 등등... 이런것들을 최대한 요약해서 손바닥만한 종이에 잘 적어둡니다.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벽에 출발하는 장거리라 불침번에게 부탁해두어서 일찍 일어나지요.
일어나서 깔끔하게 면도도 하고 1리터 남짓한 물병에 녹차도 한잔 타놓고, 지갑에 비상금도 챙겨두고(간식은 사먹어야지요 ㅋㅋ)
물을 한번 적신 극세사천을 하나 준비해 둡니다.
준비가 끝나면 당직사관에게 보고 후 차량으로 이동합니다.
어제 장거리 검차를 받았지만, 결벽증은 아니어도 꼼꼼한 성격이라 차량을 다시 확인합니다.
일단 어제 덮어 두었던 커버를 벗겨서 트렁크에 잘 접어 넣고, 시동을 켜서 예열을 시키는 동안 차에서 내려 한바퀴 돌면서 타이어도 확인해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또 사용관을 위해 박하사탕 몇개를 뒷자리에 놓아둡니다. 조수석 시트도 적당히 맞춰놓구요(부관이 따라간다면 앞자리를 마련해 놓지만, 사용관과 저 단둘이 가게 되면 조수석은 앞으로 당겨놓고 헤드레스트는 빼놓습니다) 출발전 어제 써두었던 메모지를 사용관의 시야 밖에 잘 붙여놓습니다 ^^(걸리면 이놈 초보구만. 하고 생각할것 같거든요)
이제 출발장소로 이동해서 사용관과 함께하는 장거리가 시작됩니다.
이때부터 운전병의 센스가 좋아하 합니다. 사용관이 적당한 과속을 좋아하는지, 라디오를 좋아하는지, 휴게소를 들어갈 시점은 어느정도가 적당할지 등..
아까 준비해둔 사탕이 긍적적인 효과를 불러왔습니다ㅋㅋ 칭찬을 들으니 운전이 더 잘되네요~
휴게소에서는 최대한 화장실과 가까운 쪽의 주차자리를 잘 잡아야합니다. 이게 안되면 사용관과 같이 화장실에 갔다가 먼자 나와서 후다닥 뛰어가 차를 앞에 대기하는 센스를...
목적지에 도착하면 오는동안 느꼈던 차량의 상태를 대충 파악해보고, 혹시 못이 박히지 않았나 타이어를 확인해봅니다. 쓰레기도 버리고, 매트도 한번 털어놓고, 유리창도 한번 닦아주고.
확인이 끝났으면 이제 무한 대기의 시간입니다. 사용관이 나올 건물입구가 잘 보이은 곳에 주차해두고, 라디오를 틀어놓고 소설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잠깐 낮잠의 시간도 가지구요. 이때 x도 싸두어야합니다. 장거리 운전중에 화장실을 갈 수 없는 입장이라...(폭풍ㅅㅅ라면 더욱 난감하겠지요 ㅠㅠ)
일정이 끝나면 다시 부대로 향합니다. 방법은 왔던것과 동일합니다.
다시 집(ㅠㅠ)으로 도착하면 세차장에 들려 물을 뿌려주면서 헤드라이트에 붙은 벌레들을 걸레로 닦아주고(하루가 지나면 말라 붙어서 엄청 안떨어지죠) 다시 매트를 털고 쓰레기를 버린후 주차를 하고 내무실로 향합니다.
빨리 소대장님(일과후에는 당직사관)께 보고하고 따뜻한 물이 끊기기 전에 샤워를 합니다.
따뜻한 물에 몸을 씻으면 오늘 하루 고생했던 허리와 무릎, 어깨가 다 풀리는 상쾌한 기분입니다.
사용관에게 칭찬을 받거나 용돈(만원단위)을 받으면 더더욱 상쾌합니다.
이제 내무실에 올라가 동기나 친한 고참, 후임들과 오늘 하루를 공유하며 여유로운 나날을 보내는건 아니고..
다시 세차와 장거리 검차, 주유, 청소를 해야지요 ㅋㅋㅋㅋ
이상 편하게 군생활한 운전병의 하루 일과입니다.
잘보셨는지요~
보너스로 보여드리는 아침점호의 모습입니다. 검정 세단은 사진에 나와있지 않네요 ^^
테드에도 시기는 다르지만 저와 같은곳에 있었던 '아저씨'분들이 몇분 계셨었습니다.
이름은 몰라도 얼굴을 보면 알것 같은데..
세상은 참 좁은것 같아요 ^^

아.. 무지하게 부럽습니다 ^^;
저는 논산군번임에도 주특기없는 오리지날 산악 보병이었던지라...
평균 해발 1000m입니다. -_-;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근무했던 곳과 같은 소대)
지나가는 부식차나 60트럭만 봐도 어떻게 한번 타보려고... 안간힘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0- ㅋ
당시 행군이나 훈련시 60 트럭이나 2 1/2 톤 트럭 운전병들은
지금 slr 이나 베이론 오너들 보다도 부러웠습니다 -_- ㅋ

계룡대 공군 3중대셨군요. 저는 1중대 06년 10월 군번이었는데 혹시 마주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군무원들이 하는 장거리 검차라는게 가라검사가 많았던거같네요.
저는 01육 1100번 차량탔었고, 말년에 장성차량 대치근무도 참 많이했었네요;

공군약복 보니 반갑네요. ㅋ
저는 공군답게(?) 항상 라인에서 항공기 옆에서 근무했습니다.
덕분에 군생활중에 운전은 딱히 관계가 없었네요. ㅠㅠ

어딜가나 제대로 멋지게 일을 해내는 사람이 있습니다..ㅋㅋ
가끔씩 뵙는 군 관계자들 이야기로는,
요즘 운전병 중에는... 눈치가 뭔지 모르는 분들도 꽤 있다고 하시더군요.
(게다가 귀도 안좋은 경우가 많다고..ㅋㅋ)


A-602 46310 입니다~ 청주, 서울에 있었습니다.
(주력 차량은 아니오나) 옛날 사진이 있네요. ^^
저는 전투복, 약복 꺼내 입은 적도 몇 번 없고 저 차도 공본에서 임시로 데려온 듯..
부대장 개인차량으로도 계룡대, 엄사(특히 골프장) 정말 뻔질나게 돌아다녔구요.
28개월.. 저는 병장 11호봉 출신입니다. ㅋㅋㅋㅋ
죽어라 광내고, 밤새 얻어 터지고, 클럽하우스에서 대기탄 것 빼면 남는 것도 없군요.
그래도 최고의 기억은 에쿠스로 국방장관 모시고 잠시 운행한 것 정도 되겠네요. 공군참모총장도 한 번~
매우 공감하며 추천 하나 드렸습니다.
PS. 바나나맛 우유 빈껍데기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실제로 사우나 다녀오던 길, 뒤에서 던져서 브레이크 패달에 끼어 죽을 뻔 봤습니다. ^^

저는 군생활을 산정상에서 해서 그런지... 저희 부대원들은... 군차량이라도 엔진소리가 들리면
"와~~~ 차다~~ !!" 하고 한참을 바라보던 기억... ^_^

베이스에서 후레쉬카 몰았는데 같은 수송대대원이지만 파견나간 각 비행대대를 위해서 이전투구 하곤 했었죠.
대표적인 예로 전 비행대대가 모이는 자리에선 항상 조종사들이 타기 쉬운 자리를 쟁취하기 위해 여러가지 암수(?)를 쓴다던가..
특히나 제가 처음 후레쉬카 받을때 구성 인원이 6기수 위의 최선임 한명과 제일 밑인 저 그리고 그 중간이 공교롭게도 전부 4기수 위의 동기들이었는데 그들 사이의 암투가 재미 있었죠. 은근슬쩍 '길막' 한다거나 이야기 하면서 정신없게 만든 사이에 차륜지를 몰래 받쳐(후레쉬카들은 조종사의 그림자만 보이면 냅다 달려가야하기 때문에 비행대대로 복귀한 후가 아니면 차륜지를 잘 쓰지 않았습니다.) 출발을 방해 한다던가...
저 역시 최선임과의 한 팀이란 '빽'으로 콤비에 따로 대기하다가 자리 선점 한다던가 가장 고물차+신병 이란 핑계로 가장 먼저 나서다가 일부러 시동 커뜨려 최선임을 가장 먼저 보내게 한다던가 등의 암수를 뿌렸죠.ㅋㅋ
공군 약복을 보니 반갑네요...저는 운전병은 아니었고...91전대의 감독관 및 검사관 노릇을 하느라 장거리 출장이 잦았었지요. 경환님 말씀하신 사용관 중 말단 계급에 해당되었겠네요. 보직 덕분에 19비를 기점으로 전국의 기지들은 거의 대부분, 수도권쪽 방공포대는 거의 다 가봤지요.출장시엔 말단인 계급도 계급이었지만 제가 앞에서 밖을 내다보는 것을 좋아라해서 항상 앞자리 조수석에 앉았는데, 운전병 입장에선 바로 옆에 앉아가는 저를 싫어했을수도 있겠군요. 저희 운전병은 사탕 안주던데...서비스가 좋으셨네요...^^ 대신 장거리 운전에 피곤해서 혹시나 졸까봐 제가 먹을것을 잔뜩 사다가 계속 먹이고 말걸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사진속 오른쪽 어깨에 부대마크가 안보이는데 이제 더이상 안붙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