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저는 로터스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나름대로 국산차와 수입차를 많이 봐 왔음에도 불구하고 로터스를 접할 기회는 무척이나 드물었고, 간혹 길 가다가 봤을 때는 "단순한 스포츠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죠. 더군다나 국내에는 로터스의 명성이나 정보는 전혀 없었고, 로터스라는 차종을 "겉은 대충 만든, 서킷에서만 날라다니는 차"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2007년 초, 로터스가 국내에 런칭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레이 쪽에서는 이미 들여오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돈도 안 벌리는 한국 시장에 왠만해서는 들어올 리가 없다.'라고 생각하고 별 기대를 안 했습니다. 그래도 런칭 때는 한 번 가서 차나 봐야지 하고 있었지요. 2007년 초에 들은 바로는 국내에 런칭하는 시기는 2007년 3월이고, 현재 모든 준비가 다 되어 있다는 사실에 3월에는 강남에서 간혹 로터스가 보이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수개월이 흘렀고, 런칭을 한다던 로터스의 소식은 감감했고, 심지어 자동차 관련 잡지에서도 로터스와 관련한 기사를 내보내면서, 한국에 들어올 리가 없었던 차였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번 주에 테드의 글을 훑어보던 중, 로터스 론칭 초대에 대한 글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론칭 안 한다며? 뭐야 이거....." 하면서 차에 관심이 있는 친구와 함께 열심히 이야기를 했지요. 그리고 사실 확인을 위해 여러 명의 지인 분들께 전화도 돌려보고 했는데, 정말 사실이더군요. 의외였습니다.

그런 생각을 꾸준히 하고 있던 어제, 로터스 런칭 행사에 갔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가려고 보니 러시이워가 시작되어 꼬리에 꼬리를, 또 다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아름답지도 않은(?) 자동차의 행렬이 어이를 상실하게 하여 열심히 걸어갔습니다. (도산대로 미니 매장에서부터) 로터스 론칭 행사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른 시간에도 불구, 보기 힘든 차들이 많이 다니더군요. (Ex : S2000) 걸어 가다가 늦으면 안 들여보낼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후닥닥 택시를 타서 런칭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무슨 말이 안 나오더군요. 위에 전시되어 있던 차량을 찍기 위해 위에서 있었는데 주차 때문에도 그렇고 원래 막히던 길이라서 상황이 안 좋더군요.

우여곡절(?)을 겪은 후, 클럽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들여보내 주는데 저는 학생이라서 그런지 되게 까다롭더군요. 무슨, 가방 안에 들어있는 물건을 보자고 하질 않나..... 아무튼 이상한 일 다 당하고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밑으로 내려가니까 차는 없었고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은 각종 음료들을 마시고 계시더군요. 장소 구별 안하고 담배 피시는 분들도 유난히 많았습니다. (흡연실이 따로 있었던 것 같은데 꼭 흡연실에서 안 피고 그 안에서 피더라구요. 그거 때문에 옷에 담배 냄새 다 배어서 집에서 혼났답니다. -_-;;) 정작 차가 없으니, 괜히 왔나 라고 생각도 들고 '그냥 위에 있는 차 찍고 가야겠다'라고 마음 먹고 올라가서 사진 찍고 목을 축이기 위해 내려갔었습니다. 내려갔더니 런칭쇼를 시작했더군요. (원래 그냥 자유롭게 음료나 마시고 사람들끼리 대화하다가 끝나는 건 줄 알았습니다)  아쉽지만 론칭쇼의 맨 처음에 있지 못해서, 자신을 23세의 젊은 청년이라고 말하셨던 엔지니어링 담당자 분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이세창 씨가 나오셔서 사회를 보시더군요. 재밌다기 보다는 그냥 무난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로터스의 영상이 틀어졌습니다. 앞에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스피커가 귀를 무척이나 고통스럽게 해 주더군요. 아무튼 영상이 끝나자 엑시지 R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습니다. 화이트 색상의 아주 깔끔했던 예쁜 녀석이었습니다. 이 전까지 마음 먹었던 "로터스는 못 생겼어."가 "로터스도 꽃미남 대열에 합류해야겠는걸."이라고 바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로터스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로터스 엑시지 R이 내려오고, 이명목 님의 간단한 이야기를 들은 후, 또 다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엑시지 R이 내려왔을 때 타고 왔었던 그 곳이 또 다시 내려오는 것이었고 그 곳에는 엘리제, 엘리제 S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예상 외로 차가 많으니 박수를 치더군요. 물론 저도 생각했던 것보다 차량이 많아서 박수를 쳤습니다. 이후에는 경품 추첨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의류 교환 상품권을 받으셨던 분은 너무 좋아하시더군요.

이렇게 런칭쇼가 끝났습니다. 끝나자마자 저는 나가지 않고 거기에 있던 엑시지 R, 엘리제 형제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올라오지 말라고 일렀던 그 곳에 배 좀 불러보이는 분(여기서는 임산부라는 표현이 아닌..... 사장님 같아 보이는 분을 말합니다)이 올라가셔서 차 문을 확(!!!) 열어제끼더군요. 그 이후로, 사람들이 그 곳에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차를 여러 사람이 만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는 차 안에 앉아서 온갖 쇼를 다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렇지 않는 것 같은데, 유독 왜 한국은 차에 앉으려고 하고, 차를 이 곳 저 곳 만져보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좋은 차가 있으면 눈으로 즐기기만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죠. 아무튼 제가 보기에는 무척 안 좋아보였습니다. 차량 광택 내는 분은 얼마나 열 받을까요. 그렇게 다 묻으면 다 닦아야 되고,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인 것 같았습니다.

런칭쇼에 다녀온 후, 로터스의 차량에 호감을 가지긴 했지만 그것보다도 지킬 것은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것 같습니다. 추후에 트랙 데이 때도 참석했으면 좋겠군요. ㅎㅎ

* 사진은 조만간에 앨범 란에 엄청나게 방대한 양(?)을 올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