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날씨도 좋고 해서 배진우님과 김은철님을 갤로퍼에 모시고(?)

영남권의 대표적인 오프로드인 '사자평'으로 향했습니다.

배진우님께서 한 번 가보셨다길래 저는 별다른 지리공부를 하지 않고 나섰습니다.

지난 금요일 수리한 빵빵한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고 고속도로에 올렸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첫번째 휴게소인 양산휴게소에서 음료수 한 캔씩 마시고...

다시 언양으로 출발~~

양산휴게소는 오르막 중간에 있는 휴게소입니다.

제 갤로퍼는 N/A라서 전에 언급했다시피 73마력에 15kg/m라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토크를 자랑합니다.

오르막중간에서 갓길 가속차로로 힘차게 가속을 해서 본선으로 진입해야만하는 상황인데...

가속차로에는 느리디 느린 탱크로리인지 덤프트럭인지가

기어가고 있고.....후방을 확인 후 한차선 먼저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각단 3,000rpm을 쓰면서 나름 힘차게 속도를 붙여나가는데....속도가 70km/h

이상 안올라갑니다. 시프트다운 하기도 애매하고 해서 그냥 밀고 올라갑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내리막에서는 시원하게 100km/h까지

탄력받아 내뻗습니다. 하지만 힘이 워낙에 없는 차여서 그런지 기어비가 디젤차

치고는 엄청 타이트한 편입니다. 5단 100km/h에서 3,000rpm정도 나오는데

성구형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2,500rpm이상 올리면 기름 퍼먹어~'

그래서 2500rpm정도를 유지하며  80~90km/h 정도로 항속합니다.

드디어 서울산 IC로 빠져서 언양 시내로 진입합니다.

사자평이라는 곳을 저에게 소개해주셨던 배진우님께서 길을 모르신답니다.T_T

배진우님이 지인분께 전화하여 길을 물어보고 그 결과 작천정쪽에서 올라간다고 합니다.

작천정 쪽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헤메본 결과 막다른길 밖에 안나옵니다.

차선책으로 제가 6~7년전에 승용차로 지나간다고 엄청 고생했던 배냇골 들어가는

비포장 도로쪽으로 향하기로 합니다. 석남사를 지나서 얼음골쪽으로 올라가는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속도는 40km/h가 한계입니다.

뒷쪽에선 검정 카스타 한대가 바짝 껌붙어서 위협합니다.

참으로 치욕적인(?) 상황이었습니다. T_T

그래도 나름 와인딩이라 저는 속도를 줄이지 않고 갤로퍼의 뛰어난(?) 코너링으로

백미러에서 떨구어버립니다. 하지만 조금 있다가 다시 따라붙는 카스타.....

몇 번을 반복하다가 넓은 직선로가 나와서 오른쪽으로 비상등을 켜고 비켜주었습니다.

유유히 추월해 나가는 카!스!타!

하지만 이내 코너에서는 제가 카스타 똥침놓고 직선에선 하염없이 멀어지고....

몇 번 반복하다가 배냇골쪽으로 빠집니다. 경사가 더 심해집니다.

갤로퍼로는 시속 20km/h밖에 낼 수 없습니다. 2단 변속하면 오히려 속도가 떨어집니다.

부득이하게 1단으로 밀고올라갑니다.

뒤에 따라오는 연금색 카니발에게 미안해지는 순간입니다. 길이 좁아서 어떻게 양보 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T_T

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입니다. 하지만.....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오프로드가 아니라

잘 닦인 신작로입니다. 제길......아스팔트가 깔끔하게 깔려있는 것이었습니다.T_T

허탈한 기분으로 양쪽에 엄청나게 들어선 펜션구경을 하며 설렁설렁 갑니다.

밀양댐쪽으로 핸들을 돌렸습니다.

밀양댐도 나름대로 와인딩 하기 좋은 길입니다.

도로자체가 생긴 지 4~5년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차량통행이 적어서 도로상태가

좋습니다.

갤로퍼로 와인딩을 시작합니다.

부끄럽게도 아직 갤로퍼의 높은 차고가 부담스러워 전복될까봐 빠른속도로는

달리지 못합니다.

Dynapro HL이라는 타이어도 울 줄을 모릅니다.

하지만 차고가 높고, 롤이 심해서 체감속도는 엄청납니다.

특히 실내에 있는 트리플미터를 보고는 일행들이 경악을 합니다.

한참 횡G를 받았을때는 40도까지 기울어졌다고 하더군요...ㅋㅋ

와인딩이 끝나고 밀양쪽으로 뚫린 고속화도로로 삼랑진쪽으로 향합니다.

가는길에 계곡가에 약간의 돌밭(?)이 있었는데, 오프로드 초심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험난하게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패스~

밀양시내를 거쳐서 삼랑진으로 가는 와인딩이 다시 시작됩니다.

지겹도록 와인딩을 타고 원동이라는 동네에서 EF쏘나타 한대를 추월했더니

열받았는지 자존심 상했는지 뒤에 바짝 붙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 심보 참 희안합니다. 느리게 가다가 추월이라도 당할라 치면

바로 악셀 온입니다.

와인딩에서 떨구어주고 앞에 강적이 나타납니다.

오르막에서 사료를 싣고가는 5톤가량의 탱크로리 등장입니다.....

하지만....그 차는 놀라운 토크와 가속력, 그리고 차선물고가기 전법으로 점점

멀어져가고.....T_T

하여튼 어제는 오프로드 타러갔다가 온로드 와인딩만 실컷~ 즐기고 왔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배진우님이 소개한 철마쪽 약간의 오프로드

(..라기 보단 일반적인 농로)를 체험했다는 것입니다.

내일은 지리공부 열심히 하여 사자평 등반을 시도해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