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캐나다 회원 양우람입니다.

테.드는 여전히 분주~ 하군요^^;

 

르망 24시간 VIP 관람을 주 목적으로 하는 프랑스 부부동반 여행을 다녀와서..

이제서야 좀 숨을 돌리게 되어,, 간단히 보고 올립니다~^^

 

정말 많은 경험과 이야깃거리를 가져왔지만,, 한꺼번에 다 풀어놓을 수가 없고,

차차 테드와 블로그등 웹상에 정리해서 다음에 가실 분들께 도움이 되고싶습니다.

일단은 일부 사진과 동영상 위주로.. 현장의 분위기를 느껴보실 수 있게 이 글을 적어봅니다.

동영상은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1080HD, 스테레오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

 

수요일, 안내소에서 저를 반긴 문구입니다. (작년엔 이렇질 않았습니다. 일본의 힘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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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경주차들의 테스트 주행 소리를 들으며 캠핑장에 자리를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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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춥고 배고팠던 경험으로, 이제 르망에서 뭐가 필요한 지 아는 저와 와이프는.. 미리 장을 봐와서는..

알자쓰 지방의 리즐링을 모듬 해물 김치 라면에 곁들이는 만행을 저지르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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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엔 파노라믹 선루프와 식탁이 제공되더군요. 이 정도면 프랑스 미슐랭 3스타 식당 안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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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은 피트워크와 퍼레이드가 있는 날,

도요타 팀은 저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의 관심 대상이었습니다. 과연 아우디를 견제해줄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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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승을 차지한 아우디 R18 e-tron quattro 1번 차량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었고요, 

 

다음 날 있을 경주를 위해 완벽을 기하는 피트의 모습도 감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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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써킷에선 예선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바로 옆 빌리지에선 레이스카의 엔진 사운드와 어우러지는..

밴드의 시원한 연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오후엔 잠깐 시간을 내어, 샤르트 써킷 내부의 유명한 카트 써킷인 Alain Prost 에서 추억에 남을 카팅을~ 

 

 

스트릿 번아웃은 여전하더군요. 

 

...르망의 유명한 Mad Friday 날.. 퍼레이드장에서 미쳐도 보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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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기념품도 득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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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나그리던, 게임에나 나오던 역사 속의 차들도 볼 수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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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차들이 눈 앞에서 질주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70세된 D.Bell 이 포르쉐 962를 타고 지나가는 장면...ㅜㅠ) 

 

 

제가 부상으로 받은 VIP 티켓은, 일반 입장권과 패덕 건물에 접근할 수 있는 입장권, 패덕 건물의 피트 바로 윗 방 초대권,

그리고 써킷 메인 출입구 건물 상층부의 샤르트 써킷 위원회 라운지(겸 야외 스탠드) 초대권이었습니다.

라운지 한 쪽 벽엔 제가 찍은 사진도 떡하니 걸려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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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샤르트 라운지 바깥 난간에서의 광경입니다. 저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경주를 보고있노라니..

이게 꿈인지 생신지;;+_+;;;

 

 

또 다른 VIP 라운지인 LOGE 116 에서는 바로 아래의 #25 LMP2 차량의 피트인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옆집엔 #50/#70 콜벳과 제가 좋아하는 #88/#77 펠버마이어 포르쉐 팀이 있었습니다.  

 

 

생전 처음 타보는 날틀도 타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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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온 천지를 울려대는 V6 TDI, 하이브리드, 이탈리아-미국-영국-일본의 V8, 포르쉐의 H6 엔진들이 만들어내는 메인 스트레이트에서의 장엄한 오케스트라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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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새벽 시간에는 이곳저곳 자리를 옮겨가며 드라이버들의 열정과 팀의 노력에 저도 함께하는 기분으로...

 

 

드디어, 제가 르망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인.. 새벽 관전입니다.

유명한 포르쉐 코너인데요, 이곳이 캠핑장 바로 옆이라, 새벽 4시까지 이곳에서 보냈습니다.

 

 

추위에 떨며, 때론 화장실까지 참아가며(피곤해서 화장실 가기도 귀찮아집니다.. 어지간하면 참게됨..)..

관전을 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내 눈 바로 앞을 뜨겁게 질주하는 드라이버들과 머쉰들을 보고있노라면...

뭔가.. 그 자리를 떠나면 안될 것 같은.. 그리고 집중력과 내구성의 한계를 이겨내고있는 그들 앞에서, 내가 피곤하고 불편한 것을 내세울 수 없는...

그런 심리 상태가 옵니다. F1이나 다른 모터스포츠에선 느끼기 힘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지요.

  

 

 영상을 보면 관전하는 다른 사람들도 뭔가에 홀린 듯이.. 멍하게 그 기분을 즐기고 있다는...

르망 드라이버들의 얘길 들어보면 르망의 밤 시간이 되면 도로 위에 조명도 없고,

이 세상 속에 오직, 쭉 뻗어있는 컴컴한 고속도로, 자기 자신의 심장 소리와 레이스카의 엔진음, 미약한 헤드라이트 조명, 그리고 330km/h에 이르는 속도계의 숫자만 있게되는 특별한 기분을 느낀다는데요,

저렇게 새벽에 그들의 주행을 보고있노라면.. 나 자신도 그 기분을 공유하게 되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듭니다.

 

... 그렇게 르망의 밤이 지나고,

다음 날 아침.. 이제 익숙해진 레이스카들의 굉음을 들으며 잠에서 깹니다.

 

보르도의 로제 와인이 푸라면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도 확인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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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도 시킬 겸, 관람차에 오릅니다.

작년, 황혼 무렵에 이 관람차에서 찍은 사진 덕에 이렇게 올해에 르망에서 호사를 즐기고 있는...

 

 

VIP라운지 중 한 곳에선 미인과 함께 사진을 찍게되는 영광을...+_+(레이싱걸 아니고, 미스 르망 24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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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에선 김치찌개, 라면으로, VIP 라운지에선 쿠키와 커피, 샴페인, 맥주로 연명했습니다.. 비교체험 극과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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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장면도 목격했구요, (콜벳과 막판 꼬리를 무는 배틀을 하며 1위로 올라온 67번 Matmut 911 RSR이 24시간을 2분여 남기고 타이어 펑쳐로 피트인 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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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순간을 그들과 함께했습니다. (하이브리드의 내구레이스 최초 우승, 아우디 1,2,3,5위로 11번째 르망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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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동영상은, 와이프와 함께 샤르트 라운지에서 중계를 보면서, 또 중계의 장면을 실제로 눈으로 함께 보면서 극적인 장면에서 저희가 느꼈던 감정을 남겨보고자 편집한 영상입니다.

레이스 종료를 3시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아우디의 두 차량이 연이어 배리어를 들이받아 파손되는 아찔한 상황에서

 손에 땀을 쥐게했던 그 순간들입니다...

 

 

동영상이 지루하진 않으셨나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보고 뽐뿌를 받으셨다면.. 혹시 유럽 여행을 해보려 계획하신다면.. 꼭 르망 24시간을 경험해보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올리는.. 뽐뿌성 글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번에 VIP로 관전을 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호사스럽고 편했던 부분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했다는 것" 그 자체였습니다.

오히려 VIP 룸에 있던 상당수는 말끔한 수트 차림에, 걸어서 써킷 이곳 저곳을 수풀을 헤치며 다니지는 절대 않을 듯한..

그런 사람들이었는데요, 과연 그들이 르망을 제대로 즐기는 것인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같은 견지에서, 르망은 VIP 석이나 그랜드 스탠드 좌석이 없어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모터스포츠입니다.

오히려 가만히 앉아서 샴페인이나 마시며 있는 것보단, 배낭을 둘러매고 써킷 곳곳을 다녀보며 그곳에 그들과 함께있는 것이..

르망의 분위기를 공유하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캠핑을 하며 친해져보고, 도움도 받아보는 것. 그것이 더 르망다운 것 아닐까 싶습니다. 명장면을 놓칠까봐 서두를 필요도 없습니다. 놓치면 어떻습니까..  르망엔 경주 자체 말고도 가치있는 것들이 많거든요.

 

사실 다소 생소한 "내구레이스"라는 분야는.. 잘못 접근한다면 지루하고 시시한.. 제대로 볼 수도 없는 경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지만, 그것은 접근의 차이입니다. F1의 화려함을 기대하신다면 분명 실망하실 것이고, 게다가 고생까지 하게되면 후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며칠의 시간을 두고 머무르시면서 그곳의 분위기에 동화되어 보신다면, 모터스포츠에서 느낄 수 있는 최대한의 인간애와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피트의 실수로 뒷바퀴가 빠져나간 콜벳이 그대로 한 바퀴를 돌아서 피트인을 해내는 장면,

타이어가 불을 뿜으며 타고있는 차를 어떻게든 피트까지 끌어오는 페라리의 드라이버...

드라이버가 차에 비치되어있는 공구를 이용해 차를 어떻게든 움직이게 해보려는 장면... 이것이 내구레이스입니다.

 

또 경주 대부분 동안 내내 트러블로 피트에 들어가있었지만, 종료 직전 피트에서 나와, 거북이처럼 한 바퀴를 돌아서 "완주"에 성공한 Dome S102.5 의 모습은..

마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걸어서라도 완주를 해내는 마라토너의 모습을 연상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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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구레이스라는.. 한국에선 아직도 생소하기만한 분야가 내년엔, 내 후년엔 더욱 친숙하게 되어서

언젠가 한국 메이커나 드라이버가 샤르트 써킷에 오를 수 있게되길 바래봅니다...

 

작년에 이어, 고생해가며 "관전 내구레이스"를 함께해 준 와이프에게 감사를.....^^;